[리뷰] 연극 '이퀄' 인간의 존재 이유, 흥미롭게 보여줬다
[리뷰] 연극 '이퀄' 인간의 존재 이유, 흥미롭게 보여줬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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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이퀄>은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다. 두 남자의 일주일을 담은 이야기는 공연마다 결말이 다르다.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추리하는 과정이 재밌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야 돼'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극 '이퀄' 공연장면 / 사진ⓒ스탠바이 컴퍼니
연극 '이퀄' 공연장면 / 사진ⓒ스탠바이컴퍼니

작품은 18세기 초 유럽의 시골 마을에 니콜라와 테오 두 친구를 등장시킨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나약했던 니콜라는 어른이 되자 극심한 폐병을 앓고 테오는 그런 그를 고치기 위해 의사가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시대의 의학으로는 니콜라를 고칠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그의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때 테오의 입을 통해 언급되는 이야기의 주된 소재 연금술로 니콜라의 병을 고치겠다는 게 화두다.

공연의 첫 장, 캐스트 보드에 나와 있는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이후 반복적으로 서로의 역할이 바뀐다. 1장에 테오였던 배우는 니콜라를, 니콜라였던 배우는 테오를 연기하는 걸 바라보는 관객은 마지막을 암시할 수 있지 않을까? 연극의 제목이 <이퀄>인 이유기도 하다.

이렇듯 작품의 배우들은 캐릭터마다 다른 목소리와 행동으로 관객을 납득시켜야 한다.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테오 역의 지호림은 "테오와 니콜라를 상반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연극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간을 나눠 장면을 전환한다. 이는 무대 전방에 알 수 없는 문자를 시각화해 보여주는데, 본지가 이 글자가 요일임을 알게 된 건 작품의 홍보 방송을 통해서다.

연극 '이퀄' 공연장면 중 배우 조성윤(위쪽), 지호림 / 사진ⓒ스탠바이 컴퍼니
연극 '이퀄' 공연장면 중 니콜라(조성윤 분)(위쪽), 테오(지호림 분) / 사진ⓒ스탠바이컴퍼니

그렇게 장면이 바뀔 때마다 암전되는 공연장은 동시에 음악에 휩싸인다. 그리고 들리는 배우의 내레이션은 극을 전개하는 데 있어 힘을 싣는다. 이야기는 중간중간 인간이 나약한 존재임을 말하고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니콜라와 테오가 같은 존재임을 부각하며 나 자신이 왜 이 세상에 있는지 '신은 인간을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으로 극에 더욱 빠져들게 만들었다. 
 
극의 말미 밝혀지는 테오의 존재. 연금술을 통해 만들어낸 '호문클루스'(인공 생명)로 서로가 진짜 인간 테오라고 외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관객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장면마다 "너는 정말 완벽해"라는 대사를 심어놨다. 또 테오가 일하는 병원의 수간호사는 그들의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매개체 역할로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돕는다.

공연은 두 배우의 역량으로 공연장의 열기를 가득 채워냈다. 2인극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티키타카의 면모를 보여줬다. 오로지 서로가 주고받는 대사만으로 1시간 30분의 공연을 이끈만큼 배우들의 호연은 돋보였다.

니콜라 역에는 조성윤, 최정헌, 이수웅이 테오 역에 김지휘, 안태준, 지호림 총 6명의 배우가 공연을 이끌었다. 연극 <이퀄>은 오는 11월 22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이틀 전 제작사 스탠바이 컴퍼니 측은 공연의 조기폐막을 알렸다. 오늘(25일)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마지막으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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