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 초읽기...사촌간 계열분리 '숙제'
금호석유화학 3세 경영 초읽기...사촌간 계열분리 '숙제'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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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전무(좌), 박찬구 회장의 조카이자 고(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우) @금호석유화학.

'형제의 난'을 치렀던 금호가(家)에서 분리경영 10년 만에 금호석유화학(박찬구 회장)에서 3세 경영과 관련 사촌 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IB업계는 21일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42)전무와 고(故)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42)상무가 나란히 후계 구도로 부상하면서 계열 분리 가능성에 무게를 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율 현황에 따르면 박철완 상무(10.00%), 박준경 전무(7.17%), 박찬구 회장(6.69%), 박주형 상무(0.98%)이다.  지분율로만 보면 박철완 상무가 최대주주이다. 박찬구 회장, 박준경 전무보다 크게 앞선다.

업계는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보다 박준경 전무에게 경영권이 승계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 회장이 박 전무를 후계자로 낙점할 경우 박 회장의 지분 6.69%중 일부를 물러주게 되면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박찬구 회장(6.69%)와 박주형(0.98%)상무에 지분은 우호지분이다. 현재 경영권 경쟁에서 박준경 전무가 상무에서 전무로 먼저 승진하면서 한발 앞서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에 차기 경영승계에 대한 의중이 박준경 전무에게 있다. 박준경 전무가 사촌이며 동갑인 박철완 상무보다 한발 먼저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에 한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이는 향후 금호석화의 경영권 승계를 바라보는 잣대가 되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금호가에 전통이던 공동경영 체제를 고려하고 있다. 사촌 간 공동경영  체계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금호그룹을 창업한 창업주 박인천 회장이 작고한 이후, 1984년 장남 박성용 전 회장이 2대 회장에 취임했다. 65세 되던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을 맞아 그룹 경영권을 동생 정구 씨에게 넘겼다. 박정구 3대 회장은 IMF위기를 극복하고 사업 다각화를 한다. 2002년 65세에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3남 박삼구 회장에게 이양됐다. 박성용 명예회장은 금호그룹 대주주 간 경영참여 및 재산관리 합의서를 주선하게 된다.

합의서에는 ▲4형제가 주식을 균등하게 보유한다 ▲임기는 10년, 정년은 65세로 정한다는 등의 지침이 포함돼 있다. 모두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을 막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

박정구 3대 회장은 박성용 회장이 세상을 떠난 2005년 이후 공동경영합의서를 수정한다. 이른바 '65세 룰' '65세 임기' 등 회장 정년 조항이 삭제된다. 이 수정 조항을 둘러싸고 3남 박삼구 회장과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미묘한 시각차를 보인다.

2008년 합의서에 박찬구 회장이 서명하지 않는다. 박찬구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등을 반대하면서 형과 갈등이 본격화된다. 2009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집하여 화학 계열사 분리에 나선다. 1ㆍ2차 형제의 난이 발생한다.

박 회장의 고심이 깊다. 공동경영체제에 불가할 경우, 박철환 상무를 분가시키는 방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시아나항공을 들고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상무는 아시아나항공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2대주주는 금호석유화학(11.02%)이다.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으로 '연내 매각이 불발될 경우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30.7%)에 대해 감자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2조4000억원을 지원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 경영권 인수방안을 검토했다. 당시 산업은행은 박 회장을 비롯한 친족 그룹의 참여를 금지했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과의 M&A가 무산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이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박철완 상무는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를 거쳐 현재 금호석유화학에서 고무해외영업담당을 맡고 있다. 박준경 전무는 고려대를 나와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하여 금호개발상사를 거쳐 현재 금호석유화학에서 수지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박주형 상무는 이화여대를 나와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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