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모먼트', 인간을 통한 변화→판타지 뮤지컬로 탄생 [현장]
'더모먼트', 인간을 통한 변화→판타지 뮤지컬로 탄생 [현장]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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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통해 인생이 바뀌는 순간의 경험, 뮤지컬 <더모먼트>가 만들어진 이유다. 표상아 연출은 "인생의 전과 후를 나눌 수 있는 순간은 모든 사람에게 있고 한 사람을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전제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더모먼트' 소년 역의 배우 홍승안 / 사진 조나단 기자
뮤지컬 '더모먼트' 소년 역의 배우 홍승안 / 사진 조나단 기자

지난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유니플렉스 2관에서 뮤지컬 <더모먼트>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표상아 작/연출, 김여우리 작곡가, 배우 박시원, 원종환, 유성재, 강정우, 주민진, 유제윤, 김지온, 홍승안, 정대현이 자리했다. 

작품은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산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 공간에 갇힌 세 남자의 얽히고설킨 비밀을 다이나믹하게 풀어낸다. 대학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 9명과 뮤지컬 <블랙슈트>, 연극 <B CLASS>(비 클래스) <메모리인드림> <쉐어하우스>를 제작한 스탠바이컴퍼니의 다섯 번째 창작극이다.

하이라이트 시연이 마친 후 진행된 제작진과 전 배우들이 함께한 간담회에서 작품에 관한 궁금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표상아 연출은 "<더모먼트>는 과학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최첨단 과학적 물리학을 차용하고 있지만, 현대 과학의 원리를 설명하려고 만든 건 아니다"고 운을 뗐다. 

뮤지컬 '더모먼트' 홍승안, 강정우, 원종환(왼쪽부터) / 사진 조나단 기자
뮤지컬 '더모먼트' 홍승안, 강정우, 원종환(왼쪽부터) / 사진 조나단 기자

한 공간에 갇힌 세 남자와 얽힌 한 여자, 천체물리학과 대물리학 이론인 양자역학의 논리적 구조를 갖춘 이야기는 동화적이고 낭만적인 순간으로 완성된다. 연출뿐 아니라 극작을 맡은 표상아가 이번 작품을 쓰면서 가장 신경 쓴 점에 대해 "과학을 증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로서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양자물리학 지식 배경은 잘 몰라도 관객이 잘 따라 갈 수 있도록 글을 쓰는 데 집중했다"고 이야기했다. 

연출적으로는 어떨까. 그는 "처음에는 SF 장르이기 때문에 특별한 영상이나 화려한 판타지 연출을 보여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도 그 방법을 선택하지 않은 건 사실 무대에서 구현해야 하는 미는 따로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는데, 영화가 보여주는 서스펜스가 아닌 무대 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설명이다. 표 연출은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는 걸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과학을 다루고는 있지만 무엇보다 문학과 가까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9명의 배우 중 가장 먼저 질문을 받은 유성재는 창작 뮤지컬이자 초연인 작품에 대한 매력을 들려줬다. 그는 "내용이 어려워 대본을 이해하지 못해서 출연에 고민이 있었다. (원)종환이 형이나 (주)민진이도 그렇고 함께하는 배우가 믿음직스러웠고 뮤지컬에서 많지 않은 새로운 소재에 끌렸다"고 말했다. 이어 "작곡가님의 음악도 좋았기 때문에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더모먼트' 남자 역의 배우 주민진 / 사진 조나단 기자
뮤지컬 '더모먼트' 남자 역의 배우 주민진 / 사진 조나단 기자

6개월 만에 공연 무대에 선 주민진도 말을 보탰다. 그는 "대본이 정말 흥미로웠고 함께하는 배우들과 안 하면 바보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좋은 분들이 많아 감사하게 매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독특한 소재를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김여우리 작곡가는 "캐릭터마다 메인이 되는 논리가 있다. 세 명이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시간을 살고 한 사람이지만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걸 담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작곡가는 여러 번 공연을 보는 마니아를 위해 "메인이 되는 노래를 세 명의 캐릭터가 한 번씩 드러나게 노래하는 리프라이즈가 있지만, 모든 사람이 한 노래를 하는 구성으로 짜인 포인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고 귀띔했다.

이번 작품까지 네 번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대현은 팀의 막내다. 그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노력했지만 <더모먼트>를 통해 느낀 게 많은 그는 매 공연이 특별하다고. "정말 많이 배웠다. 창작극에도 불구하고 형들이 저의 부족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챙겨줘서 감사하고 정말 잘해줘서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감동 어린 말을 전했다.

뮤지컬 '더모먼트' 사내 역의 배우 박시원 / 사진 조나단 기자
뮤지컬 '더모먼트' 사내 역의 배우 박시원 / 사진 조나단 기자

SF, 사랑, 스릴러 등 다양한 소재를 드러내는 작품에 고민이 적지 않았다. 이에 원종환은 "여러 장르를 잘 섞으려 했고 어려운 이야기를 재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평행우주의 <더모먼트>는 같은 인물의 다른 선택을 보여준다. 강정우는 "저랬다면 어땠을지 내 인생을 대입해보면 작품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페어에 따른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거다"고 관람을 권했다.

뮤지컬 <더뮤지컬>은 오는 9월 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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