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의 온상 네이버카페 '중고나라' 그리고 '모여라 사기의 숲'
사이버 범죄의 온상 네이버카페 '중고나라' 그리고 '모여라 사기의 숲'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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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보급이 증가하면서 현금 거래량보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스마트 거래와 카드 거래의 사용량이 증가했다. 국민들의 소비 형태의 변화에 따라 사기 범죄도 인텔리 하게 변했다. 보이스피싱과 보험 사기는 줄어들었고, 스마트폰을 활용, 이용해 사이버 사기, 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온라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피해자들도 증가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4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 332건, 허위로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 사기 검거 건수도 754건이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이외에도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에서 지인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메신저 피싱의 경우 3957건이었으며, 피해액은 104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수치였다.

보이스 피싱과 관련해 정부와 금융당국, 수사기관이 예방 홍보를 하고 있는 반면, 메신저 피싱 등의 경우 많이 알려지지 않다 보니 쉽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해당 범죄들의 경우 신고를 해도 쉽게 잡지 못할뿐더러 피해 금액 또한 되돌려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올해 10월 31일까지 서민경제 침해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해당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았다.

'피싱' 사기의 온상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대한민국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검색엔진은 네이버다. 네이버 쇼핑의 연간 거래액은 20조원을 넘긴지 오래다. 네이버가 국내 검색 엔진을 장악한 이후 네이버 쇼핑과 네이버페이의 사용량 또한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인터넷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버가 축적한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에 대해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의지도 밝혀왔다.

한성숙 대표가 말했던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적 역할을 무엇일까. 최근 네이버가 서비스하고 있는 카페 '중고나라'에서 수십 건의 사이버 사기, 피싱 범죄가 발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발맞춘 사기꾼들이 기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카페에서 발생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전국에 분포돼 있고 피해 규모도 크다는 것이다. 마땅한 규제 근거가 없고 카페가 개설된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손을 놓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찰들 또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경찰에 전국적으로 신고 접수되는 온라인 직거래 사기의 절반 이상이 중고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옥션처럼 법인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에서도 피상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나라는 피해를 입어도 보호를 받을 길이 전혀 없어 사기가 기승이다. 일각에선 중고나라 사기에 투입되는 경찰 사이버 수사 인력도 적지 않기 때문에 다른 곳에 투입돼야 할 공권력이 낭비되는 측면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네이버가 중고나라 회원들의 계속되는 피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네이버 측은 중고나라를 통한 사기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직거래시 에스크로 서비스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연간 400억원에 육박하는 비용부담 때문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 사기치기 딱 좋은때? 사이버 범죄 증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3월과 4월, 줄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던 시민들 / 사진 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3월과 4월, 줄서서 마스크를 구매하던 시민들 / 사진 뉴시스

국민들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가입했다고 알려진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는 범죄의 온상이 됐다. 전체 회원이 1800만 명가량에 달하는 국내 최대 중고거래 마켓인 만큼 이용자도 많고 피해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앞서 지난 3월과 4월엔 '싼값의 마스크를 판매한다'라는 글이 우후죽순으로 게재됐다. 대다수는 돈만 받아 가로채는 유형의 사기였으며 수많은 피해자를 생산했다.

당시 대전 둔산 경찰서 사이버범죄 수사팀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허위로 마스크 판매 글을 올린 뒤, 대금을 보낸 피해자 50여 명으로부터 4000만 원을 편취한 2명을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들어 기승하고 있는 사기법은 '중고나라'를 베낀 피싱 사이트를 제작한 후 평균적으로 거래되는 가격보다 저렴한 값의 게시글을 게재한 뒤 소비자에게 해당 피싱 사이트를 전달해 거래를 해 판매 대금을 갈취하는 사기법이다. 실제 사이트와 비슷하게 만들고, 거래되는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해 빠른 거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자들은 해당 사이트를 통해 판매 대금을 가로채는 한편,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탈취해 2차 피해도 입힐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가장 큰 이슈는 '닌텐도'의 신작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외출 제한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콘솔 게임업계가 잠시나마 높은 판매고를 경신했다. 닌텐도의 경우 어린이날을 전후로 닌텐도 스위치의 국내 재고가 바닥이 났을 정도로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실제 사이트와 똑같이 만들어 사이버범죄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판매자는 어린아이를 프로필로 담고 있다.

모여라 '범죄의 숲'

그 탓일까 범죄자들도 해당 제품에 눈을 돌렸다. 닌텐도 스위치의 인기만큼 아이를 둔 가정이나 게임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찾기 나섰다. 이들은 SNS(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을 통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을 만나게 됐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를 통해 판매하고 있던 일부 판매자들은 연락처를 기재하지 않은 채, 카카오톡 아이디만 올려두고 있었다. 이들은 평균 거래값보다 저렴하게 해당 제품을 판매했고, 평균 거래값 보다 저렴한 판매 대금에 혹한 아이를 둔 부모들이나 스트레스를 풀고자 사려고 했던 일반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범죄자들은 카카오톡 아이디와 배경화면을 아이들의 얼굴이 있는 사진으로 만든 채 사기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판매글에는 직거래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와있지만 실제로 해당 지역에 대해 물어봤을 때 피해자들이 사는 곳과 먼 곳을 말해 택배 혹은 안전거래를 유도했다. 이후 네이버 카페와 유사한 사이트를 만들어 판매 대금을 거래할 수 있게 했다. 실제 사이트와 유사하기 때문에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해당 사이트의 요구에 따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거래를 신청했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핸드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사이트와 유사한 사기 사이트가 맞는지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판매자가 올린 링크에 따라 결제를 진행했다. 판매 대금을 보냈다면 게임은 끝났다. 더이상 찾을길이 없다. 보낸 이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톡에 즉시 연락을 했지만, 관할 경찰서 혹은 사이버수사대에 의뢰하라는 답변을 받았다. 네이버페이의 경우 "2차 피해방지하고자 판매자측 정보 기재하여답변 부탁드립니다. 내부적으로 피싱접수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고객정보(피해자) 아이디, 이름, 연락처, 피해사항(피해액 등)을 비롯해 피싱사이트 URL, 접속경로/경위, 그리고 신고대상자(판매자/가해자), 아이디 (or 카톡아이디), 이름, 연락처, 은행/계좌정보"를 게재해 메일로 보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접속한 사이트가 실제 판매 사이트가 맞는지 인터넷 주소를 거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돈을 보내기 전에 경찰이 운영하는 '사이버 캅' 앱을 통해 판매자의 전화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해 사기로 신고된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해보는 게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17년 주춤했던 사이버범죄 2018년부터 기승

한편, 사이버 범죄는 지난 2014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4년 발생한 사이버범죄 건수는 총 11만 109건이었으며, 검거 건수는 7만 1950건이었다. 검거율은 약 65퍼센트였다. 2015년에는 총 14만 4679건의 사이버범죄가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만 4570건이 증가했으며, 이중 10만 4888건이 검거됐다. 검거율은 72퍼센트였다.

2016년에는 15만 3075건의 사이버범죄가 발생했고 이중 12만 7758건이 검거됐다. 2017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사이버 범죄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총 13만 1734건의 사이버범죄가 발생했고 이중 10만 7489건이 적발됐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다시 사이버범죄가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1만 7870건 상승한 14만 9604건의 범죄가 발생했으며 이중 11만 2133건이 검거됐으면 6만 138명의 범죄자들이 발생했다.

2019년에는 그동안 발생했던 사기 범죄 증가 수치가 월등히 높았다. 총 18만 499건의 사이버범죄가 발생했으며, 사이버수사대는 이중 13만 2559건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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