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챠트 창시자의 투자비법 국내에도 소개
캔들 챠트 창시자의 투자비법 국내에도 소개
  • 장종수 기자
  • 승인 2005.0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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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마 무네히사 다룬 ‘거래의 신, 혼마’ 출간

캔들챠트와 사카타5법 창시자로 유명

주식투자자라면 대부분 캔들챠트 정도는 알고 있다. 양초모양으로 되어 있어 흔히 양초형 챠트라고도 불리는 이 캔들챠트는 대표적인 기술적 분석 방법이다. 요즘에도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 ‘사께다 전법’으로 알려진 ‘사카타5법’도 전세계 투자자들이 참고하는 투자비법이다.

그렇다면 캔들챠트와 사카타5법의 창시자는 누구일까. 이 두 가지는 놀랍게도 모두 한 사람의 일본인이 고안해 낸 것이다. 바로 일본에서는 거래의 신으로 불리는 혼마 무네히사(本間宗久, 1717-1803)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캔들챠트와 사카타5법은 널리 알려졌으나 정작 혼마와 그의 투자비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동안 국내에는 혼마 무네히사(本間宗久)의 투자비법이 단편적으로만 소개되었으나 최근에는 그의 투자비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 책이 나와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레 미디어가 펴낸 ‘거래의 신, 혼마’가 바로 이 책이다. 혼마는 자신만의 비법을 담은 ‘혼마비전’이라는 투자지침서를 남겼다. 이번에 나온 책에서는 바로 ‘혼마비전’의 원문과 이에 대한 해설이 편저자인 방송작가 이형도씨에 의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혼마 무네히사(本間宗久, 1717~1803)는 도쿠가와 막부 8대 쇼오군인 요시무네(吉宗) 치하, 1717년에 데와에서 태어나 23세에 사카타의 상인 집안인 혼마 가문의 양자가 되었다. 그 후 오사카 도오지마 곡물거래소에서 쌀을 거래했는데 신출귀몰한 상술로 거대한 부를 축적해 혼마 가문을 에도시대 천하제일의 부자 가문으로 만들었다. 일본인들은 그를 ‘상인의 하늘’, ‘거래의 신’이라고 부른다. 그의 명성은 워낙 높아 당시 다음과 같은 노래가 불렸을 정도이다.

사카타는 해가 쨍쨍하고, 도오지마는 흐리고
에도의 쌀창고 앞에는 비가 내리네.
아, 혼마님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번주님만큼은 되고 싶어라.

지금의 야마가타현 사카타 지역을 중심으로 불렸던 이 오래된 속요는 범접 못할 부의 세계에 있던 혼마 무네히사의 위세를 노래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혼마님은 바로 혼마 무네히사다.

혼마는 자신의 투자비법을 모은 ‘혼마비전’을 외부 사람에게 공개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이 글, 아무리 막역한 사이라 할지라도 절대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오직 나 혼자 부자가 되고자 함이 아니다. 이 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쉽게 생각하여 매매를 하므로 실수하게 되고, 때에 따라서는 신상에 해를 끼치고, 원한을 사기 때문에 반드시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무용한 일이므로 비밀로 할 것이다.”

혼마 무네히사가 비밀로 할 것을 간곡히 당부했지만 그의 투자법을 알고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이 금기의 문을 열게 하였다. 이번에 국내에서 출간된 혼마에 대한 책은 방송작가인 편저자 이형도씨가 일본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원본을 구하고 현지에서 직접 이를 번역했다. 여기에 편저자인 이형도씨가 혼마의 투자비법에 대한 해석을 덧붙여 알기 쉽게 펴낸 것이다.

이 혼마비전에는 주식시장에서도 격언으로 잘 알려진 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을 하나 소개한다.

천정에서 사지 말고 바닥에서 팔지 말라. 오직 가장 마음에 둘 일이다. 오를 때도 내릴 때도 천정 바닥을 알지못하므로...

혼마는 쌀 선물 거래에 대해 꼼꼼히 기록을 했다. 이미 일본에서는 16세기부터 쌀 선물거래 시장이 생겨났으며 당시 상인들은 별이나 막대기,고양이 발톱 모양의 챠트를 이용해 가격변동을 표시했다. 혼마는 이를 바탕으로 자료를 모아 표를 만드는데 몰두했다. 마침내 그는 양초형 챠트를 만들어냈다. 캔들은 도오지마 곡물거래소라는 거대한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혼마를 뭍으로 끌어내준 혁명적인 도구가 되었다. 그가 고안한 캔들은 그 자신을 변화시킨 놀라운 발견이었을 뿐만 아니라 불규칙한 주식 거래를 객관화시키고 예측이 가능한 과학의 경지로까지 끌어올린 빛나는 업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고안한 이 양초형 챠트는 그후 주식투자에도 시세를 표시하는데 사용되었다. 오늘날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챠트이다. 지금도 이 챠트는 일본식 양초형 챠트(Japanese Candle Chart)라고 불린다.
국내에는 그가 양초형 챠트를 만들어낸 사람이라는 것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과 같이 ‘사카타 5법’이 그의 분석해낸 투자법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나라의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자주 사용이 된다. 국내에서는 ‘사께다전법’으로 불리고 있으며 마치 사께다라는 사람이 만든 것처럼 알려졌다. 이 투자법도 삼산, 삼천, 삼공, 삼병, 삼법이라는 말로이 많이 쓰이는데 투자자들의 귀에 익숙한 편이다. 양초형 챠트를 분석해 가격의 변동을 읽는 방법이 바로 사카다 5법이다.

삼산(三山)은 시세의 천정권을 파악하는 방법이며 삼천(三川)은 시세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삼병(三兵)은 적삼병과 흑삼병이 있는데 삼천형에서 적삼병은 상승추세, 삼산형에서 흑삼병은 하락추세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추세전환신호로 해석한다. 삼법(三法)은 상승과 하락 등 추세를 나타내는 추세매매법이다. 삼공(三空)은 경기과열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매도 시점을 알 수 있는 것이다.

혼마는 그가 만든 챠트를 이같은 방법으로 분석해 거래에 활용했는데 그는 이를 통해 가격 변동에 대처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이 따라올 수 없는 막대한 이익을 남겼던 것이다. 후에 이는 주식투자에 그대로 적용되어 오늘날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그의 분석법을 투자에 참고하고 있다.

혼마 가문은 단순히 상술로만 이름이 높은 것이 아니다. 혼마 가문은 일본에서는 양심적인 기업인의 상징으로 되어있다. 혼마 가문은 사카타에 대지진과 화재가 났을 때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어 재건이 앞장섰다. 곡식을 풀어 그 지방에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혼마 가문은 베푸는 것이 유리하다는 상인정신을 이어갔다.

이번에 나온 ‘거래의 신, 혼마’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려지거나 부정확하게 전해졌던 혼마의 생애와 그가 개발한 캔들 챠트와 투자법을 명쾌하게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주식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혼마비전을 직접 일본 현지에 있는 한국인학자를 통해 번역하여 그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편저자가 덧붙인 해설 역시 대단히 매끄럽고 구성이 잘 되어 있다. 편저자는 KBS의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여 탄탄한 문장력과 구성력이 돋보인다.

이 책의 편저자 이형도씨는 “ 독자들은 혼마 무네히사에게서 단순히 투자의 기술만을 얻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를 통하여 상도의 드높은 정신을 만나고 투자의 정도에 이르는 길을 제시받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사카타 5법

삼산(三山)
세 개의 산이라는 뜻으로 현대의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하는 헤드앤숄더 패턴(Head&Shoulder pattern)과 유사하다. 다만 차이는 세 개의 산 중 가운데가 유독 높을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가운데 산이 높은 경우가 많다. 시세의 천정권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이다.

삼천(三川)
세 개의 계곡형을 뜻한다. 이는 삼산형태를 뒤집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이다. 현대의 삼중 바닥형, 역헤드앤숄더 패턴과 유사한 형태이다. 시세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삼병(三兵)
삼병은 동일한 캔들이 세 개가 출현하는 것을 말하는데, 삼천형에서 적삼병이 발생하면 통상적으로 상승추세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삼산형에서 흑삼병이 발생하면 하락추세로 전환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지금도 시장에서는 강한 추세전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법(三法)
삼법은 시세의 움직임이 시작되면 시세는 세 가지 형태로 움직인다고 본다. 즉 상승추세에서는 상승-조정-상승, 하락추세에서는 하락-반등-하락이 그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삼법이라고 부른다. 통상 추세매매법으로 해석한다. 즉, 전고점을 돌파하면 매수, 전저점을 돌파하면 매도하고 그 전까지는 관망하며 추세를 기다리는 투자법이다.

삼공(三空)
삼공에서 공은 현대의 갭(Gap)과 비슷한 개념이다. 삼공은 주로 시세의 과열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용한다. 공이 세 개가 발생하면 시세는 과열됐으므로 욕심을 부리지 말고 매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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