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 증권업계 전망] ①KB증권, 박정림 마법은 끝났나 
[포스트 코로나19, 증권업계 전망] ①KB증권, 박정림 마법은 끝났나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0.0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ELS·라임 등 1000억 손실에 ‘적자 쇼크’
라임사태 관련 금감원 조사 결과도 주목... 투자자들 KB증권 고소고발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pandemic)이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러한 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은 인류의 삶과 사회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코로나19’ 이후 바뀔 세상에서 증권업계의 각 회사별 전망을 살펴본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박정림 KB증권 사장. (사진=KB증권 제공)

 

박정림 KB증권 사장의 마법은 끝났나. 박정림 사장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 후 승승장구하던 실적에 브레이크가 걸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임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조사도 이뤄지고 있어 향후 책임을 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실적에 빨간불
6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08억원, 당기순손실 147억원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면 ‘어닝 쇼크’다. KB증권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18년 2501억원에서 지난해 3605억원으로 44.1%, 당기순이익은 1897억원에서 2901억원으로 52.9% 늘어났다. 영업수익도 2018년 6조6802억원에서 지난해 8조890억원으로 21.1%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이다.

특히 박정림 사장이 맡고 있는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이 실적 악화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연계증권(ELS) 자체헤지 운용에서 기초자산인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 급락에 따라 약 480억 원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과 관련한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등의 평가손실 400억 원이 생겼고, 위탁중개업무 관련 미수채권 충당금 190억원도 잡혔다. 이를 모두 합치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것이다.

지난 3월말 기준 KB증권의 ELS 발행 잔액은 약 6조원으로 업계 3위다. KB증권은 이 가운데 약 45% 가량을 자체 헤지를 통해 운용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급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KB증권이 ELS운용손실 등 일회성 손실을 1분기에 털어낸 것을 감안하면 2분기에는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S&T 부문은 지난해에도 운용 난조로 KB증권 수익성 하락의 원인이 된 바 있어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금융지주 계열의 다른 경쟁사들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 5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3% 줄어들었고, 당기순이익도 311억원으로 81.9%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8% 줄은 580억원, 당기순이익은 34.1% 감소한 46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영업이익 641억원, 당기순이익 467억원으로 각각 25% 가량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KB증권처럼 적자 전환한 곳은 없었다. 

라임사태 책임 여부
박정림 대표를 겨냥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라임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칼날이 KB증권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달 초부터 금감원이 KB증권에 대한 서면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KB증권이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이를 고객에게 판매했는지 불완전판매 여부 및 내부통제 시스템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펀드는 KB증권이 지난해 초부터 3월까지 KB증권이 판매한 ‘라임 AI스타펀드’ 3종으로 총 472억원 규모다. KB측은 판매 당시 이 펀드들에 대해 “6%대 고정이자수익이 나는 확정이익(Fixed income)을 주요 전략으로 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수익은커녕 투자자들은 투자금 전액을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해당 펀드는 TRS 레버리지 비율을 100%로 설정해 전액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지만 KB증권은 해당 펀드 판매를 통해 1.5%의 선취수수료를 받았다. 1.0%의 운용보수를 받은 라임자산운용보다 더 높은 수수료율이 책정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지난 3월 말 KB증권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2일 취임식에서 박정림 사장은 “고객으로부터 깊이 신뢰받는 KB증권이 될 것”을 주문했다. 과연 KB증권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