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아진 "롤모델 전미도 선배님, 도화지 같은 모습 닮고파" [인터뷰④]
배우 이아진 "롤모델 전미도 선배님, 도화지 같은 모습 닮고파" [인터뷰④]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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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차미'에서 차미호 역을 맡은 뮤지컬배우 이아진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지금의 난 무대에 있는게 가장 행복해"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유치원 선생님이 되지 않았을까?"

 앞서 진행된 인터뷰와 이어지는 인터뷰입니다.

 

Q. 아역배우로 시작한 걸로 알고있다. 어떻게 배우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을까

 

이아진 : 저는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아버지의 영향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배웠죠.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고 춤추는 게 좋아서 언제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또 다른 때는 배우가 되고 싶어 했었어요. 그런데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죠.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연기로 할 수 있다니! 난 이걸(뮤지컬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부모님한테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어릴 땐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었어요. 아버지는 "네가 커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릴 때는 어린아이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누려라. 틀에 박힌, 약속된 무언가를 하려 하지 말고 마음껏 뛰어놀아라"라고 말씀하셨었죠. 그런데 제가 이겼어요. 당시 어린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부모님을 설득했어요. "난 놀아도 저기서 놀 건데"라면서요. 그렇게 배우로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의 저는, 지금 제 꿈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항상 하는 말인데 무대에 있는 게 굉장히 행복해요. 그리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혹은 공연을 하면서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그걸 이겨내고, 행복한 마음이 들기까지 모든 과정들이 다 좋아요. 종점은 저의 행복함이거든요. 그래서 정말로 제 직업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아요. 지금은 공연을 보러 오시는 관객분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이런 행복한 감정들을 전달하고 싶어요. 그리고 많은 선배님들처럼 관객들에게 제가 힘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제가 딥하게 생각하는 부분일 수도 있는데 저는 제가 지금 제일 행복한 일이 배우라는 직업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건데 내가 지금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일이 생긴다면 그 일에도 도전해볼 것 같다는 거예요. 그만큼 저에게선 행복한 감정, 그 무언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제가 배우라는 직업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일은 찾지 못했어요. 그래서 왜 배우를 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그냥 행복하기 때문에, 행복하고 싶어서 배우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Q.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이아진 : 제가 아직 그걸 못 찾았는데, 그걸 못 찾아서 배우를 하고 있거든요. 제가 사실 잘하는 게 별로 없어서 뭘 하고 있을까요. 손재주도 안 좋고 두발자전거도 못 타거든요. 어렸을 때 오토바이가 타고 싶어서 부모님한테 "저 오토바이가 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그래, 우선 두발자전거부터 타자"고 말해서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만약에 제가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몰랐고 재능이 아예 없었다면 지금 다른 일을 하면서 공연을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요. 공연을 하지 못하더라도 사랑했을 것 같거든요. 굳이 직업을 찾아보자면 저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어서 유치원 선생님이 됐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 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했을 때가 있었거든요. 그때 저는 어린이집에 가서 아침부터 밤까지 맞벌이 부모님들 때문에 유치원에서 기다려야 하는 어린아이들이랑 놀아주고 챙겨줬었어요. 그게 너무 좋아서 한때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고 싶다 생각했었죠. 사실 제가 막내동생이랑 8살 차이가 나요. 정말 어릴 때부터 이름도 제가 지어주고 업어키웠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보면 막내동생이 생각나서 좋았던 것 같아요. 굳이 굳이 찾으면 저는 유치원 선생님이랑 혹은 안됐다면 어린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을 것 같아요.

 

Q. 롤 모델이 있을까?

이아진 : 저는 있어요. 전미도 선배님이요. 정말 사랑해요. 오죽하면 저희 엄마가 제가 공연하면서 만난 사람들 아니고선 정말로 잘 모르시는데,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전미도 배우님 사랑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니까 이번에 <슬기로운 의사 생활>이라는 드라마에서 너의 우상이 나오더라라고 말해주시더라고요. 오, 나의 여신님... 정말 팬이에요. 한 번은 제 공연을 보러 오신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때 너무 긴장해서 대기실에 오셨었는데 말 한마디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었어요. 작품에서 꼭 만나보고 싶어요. 선배님은 정말 도화지 같으시거든요. <스위니 토드>에서 러빗으로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태희로 <닥터지바고>에선 라라로 모든 작품에서 그 캐릭터로 변하시거든요. 고등학교 때 <메피스토>에서 메피스토로 연기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제가 알고 있던 사람이랑 또 다른 사람이 돼있더라고요. 그때 제가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 완벽하게 배역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저도 도화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뭔가 특별한 색깔을 가지고 있기보다는 약간 하얀색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가 노란색을 부으면 노란색이 되는 사람이었으면 좋을 것 같고, 검은색을 부으면 검은색이 될 수 있는 것처럼요. 스펙트럼이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 롤 모델은 전미도 배우님이십니다! 사랑합니다. 선배님 만나고 싶어요. 저의 롤 모델이십니다!


Q. 지금의 나에게 가장 소중한 세 가지는?

이아진 : 우선 지금 가장 소중한 거라면 차미는 빼놓을 수가 없는 거고, 약간 공통된 답이 나올 것 같아요. 맞죠? 차미를 이야기하러 왔는데 차미를 어떻게 뺄 수 있어요? 사실 지금 제 뇌구조를 그려봤을 때 차미가 정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다음으로는 가족이랑 나인 것 같아요. '나'.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나 라는 사람이 가진 색은 무엇이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많이 생각해볼 수 있었죠. 아무래도 제가 맡고 있는 캐릭터가 실제 제 성격이랑 비슷한 지점들이 많다보니까 작품을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 많이 되뇌이게 되더라고요. 사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과거의 제가 했던 행동들이었어요. 그동안의 저는 극중 미호처럼 내가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다수가 편해진다면 그 일을 거절하지 못하고 했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특히 차미를 만나면서부터 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면서 내가 나를 사랑함으로써 내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그들을 더욱더 사랑할 수 있겠다는걸 깨달았죠. "그래, 나도 특별해" "나도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고, 그래서 이 작품 속에서 제가 느꼈던 부분들을 공연을 보러오실 관객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어졌어요. 우리는 우리이기 때문에 특별하고 소중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인터뷰 당시 4월 1일) 만우절에 하고 싶은 거짓말이 있다면?

이아진 : 저 성장판 열렸어요. 아직 크는 중입니다. 이런 거요?(웃음)

정우연 : 클 수 있어.

이아진 : 클 수 있어요? 그거... 만우절 거짓말 아니에요?

 

Q. 마지막 질문이다. 1년 후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아진 : "너 잘하고 있어. 잘 살고 있어"요. 사실 요즘 일기장에 '아, 이아진 잘 살고 있다! 잘하고 있다! 잘 살고 있다!'라고 적거든요. 이게 참 힘들고 어려울 때 적던 말이더라고요. 이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잘 성장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1년 뒤의 나도 잘하고 있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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