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웨그에이지' 정선기·정아영·장재웅 "골빈당 가입? 흥만 있으면 OK!"
[인터뷰] '스웨그에이지' 정선기·정아영·장재웅 "골빈당 가입? 흥만 있으면 OK!"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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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의 감초 골빈당의 세 멤버와의 인터뷰
가장 큰 형이자, 재주꾼 역할을 맡은 배우 정선기
골빈당의 실세? 경호원 순수 역을 맡은 정아영
막내이자 순수보다 순수한 호로쇠 역을 맡은 장재웅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는 시조가 국가 이념인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위해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외치는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초연 이후 관객들의 응원에 힘입어 1년도 채 되지 않아 앙코르 공연을 돌아왔다. <스웨그 에이지:외쳐, 조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달 31일부터 내달 12일까지 2주 동안 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작사 PL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19 변화 양상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모든 관객과 참여 스태프 및 배우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공연 중단을 결정했다"라며 "쉬어가는 동안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및 파트너사와 함께 관객들의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 중단으로 인해 폐막일이 이달 26일에서 5월 24일로 연장됐다. 다행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번 인터뷰는 <스웨그 에이지:외쳐, 조선!>에서 진행했던 잔칫날 이벤트 공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배역이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이는 곧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한정된 시간 내에서 보이는 매력들은 한정적이다 보니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잔칫날에서 이들의 숨겨진 매력들을 찾을 수 있었고 그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었다.

길고 긴 시간 끝에 극 중 비밀시조단 '골빈당'의 세 단원 호로쇠 역의 장재웅, 순수 역의 정아영, 기선 역의 정선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외쳐, 조선!>과 '골빈당'의 가입 조건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었다. 일단 인터뷰에 앞서 말하자면 본지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Q. 작년부터 만나고 싶었다. 드디어 만나게 됐다. 일단 본지와 첫 인터뷰인데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장재웅 :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작품에서 호로쇠 역을 맡은 배우 장재웅이라고 합니다. 올해 서른한 살이 됐습니다.

정선기 : 반갑습니다. 올해 서른네 살이 된 배우 정선기라고 합니다. 저는 기선 역을 맡고 있습니다.

정아영 : 스물일곱 살, 순수 역을 맡은 정아영입니다. 안녕하세요.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알게 됐고 참여하게 됐을까. 다들 시작점이 다른 걸로 알고 있다.

장재웅 : 우선 제가 말할게요. 전 예전부터 알고 있던 수빈 피디님께서 오디션을 보러 오겠냐는 연락을 해주셔서 이런 작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오디션을 준비해서 갔었죠. 비공개 오디션을 보고 합격을 해서 작년에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정아영 : 저는 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시작했죠. 원년 멤버에요. 학교 때 함께 했었고, 외부로 나와서 쇼케이스가 잡혔을 때 다시 오디션을 봤어요. 그때부터 계속 함께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정선기 : 저는 회사 대표님께서 서울예대 공연을 보러 갔었는데 너무 좋은 작품이 있다고 말해주셔서 이런 작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었죠. 그렇게 알게 된 작품이고 활동적인, 몸을 쓰는 역할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소개해 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쇼케이스 때는 '박수'라는 역이었어요. 본 공연에서는 '기선'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죠. <노트르담 드 파리> 지방 공연을 하고 있을 때였는데, 주말에는 지방 공연을 하고 평일엔 버스 타고 학교로 가서 아영 배우랑 매일 연습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세 사람은 '골빈당' 창단 멤버나 다름없다. 여러 가입 조건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춤은 기본이라고 하더라. 맞는 걸까.

장재웅, 정아영, 정선기 : 맞습니다.(웃음) 사실이나 마찬가지죠?

정선기 : 다들 각자의 스타일이 있어요. 춤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다들 잘 추고 있죠. 그런데 사실 베이스가 되는 건 흥입니다. 춤은 옵션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모두가 골빈당이 될 수 있습니다.

 

 

 

Q. 한 분은 일단 타고난 걸로 알고 있고, 다른 두 분은 춤을 따로 배웠을까

장재웅 : 저는 원래 춤에 흥미가 많았었어요. 따로 학원은 다니지는 않았었는데 학교랑 작품들을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아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춤을 췄던 적도 있고요. 춤을 완벽하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던 거 같고 정말 좋은 작품들을 만나고 많은 형들과 누나들을 만나면서 흥미를 느끼고 재밌게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던 케이스랄까요?

정아영 : 저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 춤을 많이 따라췄었어요. 지금도 시간이 날 때나 밤마다 춤 영상 보는 걸 가장 좋아합니다.

정선기 : 네, 전 무용이 전공이다 보니... 사실 저는 뮤지컬 배우가 되기보다는 뮤지컬 안무가가 되고 싶었어요. 공연 보는 것도 좋아했고 특히 아크로바틱 같은 장르에 관심이 많았었죠. 제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발전할 수 있었던 건 <점프>라는 작품을 만나고 나서였어요. 2007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1년 동안 공연을 하기도 했죠. <점프>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때 재웅 배우는 트렌디한 춤에 능한 편이고, 아영 배우는 무슨 장르를 던져줘도 다 잘 추는 편입니다.

 

 

 


Q. 춤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극에서 나오는 춤들은 즉흥일까 아니면 정해진 선에 따라서 춤을 추는 걸까.

정선기 : 일단 처음 오프닝 때 안무감독님께서 "내가 원하는 건, 각자 캐릭터에 맞게 춤을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었어요. 그래서 기본적은 큰 틀을 준비했고, 그다음에 각자의 성격이나 색깔에 맞춰서 변해왔던 것 같아요. 지금은 이 틀안에서 그날의 감정이나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서 변형시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날그날 배우들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즉흥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호로쇠같은 경우에는 종놈 출신이니까 뭔가 조금 더 일그러진 동작들을 많이 하는 편이고, 순수 같은 경우에는 무술을 배웠다는 설정에 맞춰서 뭔가 조금 더 각지고 힘 있는 동작들을 넣고 있죠. 제가 맡은 기선이는 무관 집안의 자제였다 보니 그런 선들을 표현할 수 있는 동작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골빈당'에서 각자 맡은 직책과 서열, 하는 일이 궁금하다. 그리고 '실세'가 있을까?

장재웅 : 아마 극 중에서는 '순수'가 가장 높은 서열에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뭔가 제대로 수틀리면 순수한테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웃음)

정선기 : 골빈당 캐릭터 라인에서는 호로쇠가 제일 어리고, 그다음으로 순수와 기선이 나이가 많습니다. 1막에서는 셋이서 투닥거리는 장면이 많은데, 호로쇠는 분위기 파악 못하고 계속 떠벌리고 다니는 막내동생같고, 기선은 거짓말을 잘 못하는 캐릭터라서 철없는 첫재 형 같죠. 셋 중에서 제일 정신을 차리고 있는 사람은 순수밖에없어요. 순수가 실세나 마찬가지죠. 두 형제들이 순수의 눈치를 봅니다. 2막에서 '운명'이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서 호로쇠가 놀아보자고 대사를 치고, 순수가 나와서 사람들을 제압하고, 기선은 재주넘기를 해요. 그 장면 이후에 셋이서 서로를 바라보는데 우리가 진짜 형제는 아니지만 서로에게서 알 수 없는 끈끈한 느낌이 들어요. 정말 형제 같은 그런 느낌요.

장재웅 : 실제 생활에선 아무래도 선기 배우님이 실세죠. 극 중에서는 순수가 실세고, 저는 아무런 힘도 없는 사람입니다.

정선기 : 우리 재웅이는 따듯함을 맡고 있습니다.

장재웅 : 그랬나요? 따뜻함이요? 감사합니다.(웃음)

 

Q.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다른 두 사람이 기억하는 장재웅 배우의 '따뜻함'에 관한 일화가 있을까

장재웅 : 갑자기 제 진짜 미담을요?

정선기 : 저희가 공연을 하는 게 정말로 힘들거든요. 저희끼리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골빈당이 아니라 골병당이 아닐까라고 할 정도예요. 아영이는 경호원인데 무릎이 아프고, 저는 재주꾼인데 허리가 안 좋죠.(웃음) 모든 배우들이 공연에 앞서서 목과 몸을 푸는데 우리들은 정말 많이 풀어요. 공연이 시작하기 직전까지 몸을 풀죠. 그럴 만큼 많이 준비도 하고 긴장도 하는데, 항상 재웅이가 "우리가 누군지 보여주자"라고 소리치고 응원도 많이 해줘요. 그런 게 정말 알게 모르게 힘이 되거든요. 무대와 현실을 가리지 않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아영 : 재웅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여러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많이 아이디어를 주고받았어요. 그리고 정말 생각을 많이 하더라고요. 셋이 만든 채팅방이 있는데 "잠을 자다가 생각난 게 있다", "이런 건 어때", "이런 부분들 이렇게 하면 좋겠다" 등 시간을 가리지 않고 공연 생각만 하죠. 정말 이 오빠는 자기 직전까지, 자면서도 공연을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재웅 : 액기스가 없는 것 같지만, 좋습니다. 사실 다들 조금 귀찮아하고 버거워하는 게 보이기도 해요. 그래도 제가 힘내서 한마디를 하면 다들 으쌰 으쌰 따라와 주고 있어서 힘이 납니다.

 
Q. 확실히 이번 작품은 모든 배우들의 합이 돋보인다

정선기 : 정말로 좋은 사람들, 배우들, 창작진들이 다 모여있어요.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이겨낼 수 있게 힘을 내줘요. 그런 부분들이 작품 속에서도 잘 보이고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임금이 대사를 하고 서로를 바라볼 때 많이 느껴요. 관객분들도 많은 감정들과 감동을 느끼시는 부분일 텐데 저희 배우들도 마찬가지거든요.

장재웅 : 네, 조금 더해보자면 모든 배우들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끝까지 책임지고 공연에 임하고 있다보니 더 끈끈해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지난 5년 동안 앙상블만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름이 있었던 적이 몇 없어요. 항상 '이름'이라는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모든 배우들이 이름을 가지고 있죠. 이름이라는 게 정말 크게 다가오거든요. 우리는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열정적으로 공연에 임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모두가 정말로 고마운 배우들이고 박수받아 마땅한 배우들인 것 같습니다.

정아영 : 그리고 창작진도 정말 감사한 게, 이번 작품에서 모든 배우들이 다들 주목받을 수 있는 장면들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수밖에 없죠.

정선기 : 네, 공연이 주고 있는 메시지만 봐도 알 수 있죠. 처음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이 작품의 주인공이 단과 진 그리고 골빈당이라고 볼 수 있는데, 작품을 보면 알게 되죠.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백성들이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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