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아진·정우연 "뮤지컬 '차미',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
[인터뷰] 이아진·정우연 "뮤지컬 '차미',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20.0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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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차미에 캐스팅된 뮤지컬 배우 이아진과 정우연
'아역부터 뮤지컬 배우가 되기까지, '차미' 역의 뮤지컬 배우 이아진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필모그래피 채우고 있는 배우 정우연

뮤지컬 <명동 로망스>로 주목받은 조민형 작가 겸 작사가와 최슬기 작곡가가 지난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한 뮤지컬 <차미>가 4년 동안의 개발 과정을 거쳐 정식 무대로 돌아왔다.

앞서 두 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통해 2020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뮤지컬 <차미>는 소셜 미디어 속에서만큼은 현실과 다른 모습을 꿈꾸며, 사람들의 관심과 '좋아요'를 받던 차미호가 어느 날 소셜미디어 속 자기 자신인 차미(Cha_Me)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극심한 경쟁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지쳐가는 현대인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본지는 평범한 취업 준비생 차미호 역을 맡은 이아진 배우와 차미호가 꾸며낸 소셜미디어 속 완벽한 존재인 차미 역을 맡은 배우 정우연을 만나 이번 작품에 대해서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달할 수 있는 힐링 코미디 작품이라고 말하던 그들의 이야기 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점점 차가워 지는 인간관계와 얼어붙고 있는 관객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 



사진 이지은 기자
사진 이지은 기자

 

Q. 반갑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이아진 : 안녕하세요. 저는 이아진이라고 합니다. <차미>라는 작품에서 차미호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우연 : 반갑습니다. 정우연이라고 합니다. 92년생 29살, 물고기자리입니다. 별자리를 좋아합니다.

이아진 : 저는 황소자리입니다. 저도 별자리에 관심이 많아요.

정우연 : 정말 신기하게도 우리 팀에 물고기자리가 많아서 연습하면서 생일이 많이 챙겼었네요.(웃음)


Q. 연습 기간이나 공연 기간 중 배우들의 생일이 겹치기 쉽지 않다고 들었는데 신기하다.


이아진 : 되게 신기했어요. 하루걸러 사람들이 다 생일이었거든요. 띄엄띄엄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래서 연습하러 가서 이 사람을 축하해 주고 끝내고 집에 돌아가서 다음날 다시 모이면 또 다른 사람의 생일을 축하해 주고 그랬었습니다.

정우연 : 가서 "너 오늘 생일이야? 나 내일 생일인데?" 이랬죠.


Q. 보통 생일을 알면 한 번에 같이 하지 않나.


이아진 : 왜냐하면 전혀 몰랐던 상태였었거든요. 스태프나 감독님들부터 배우들까지요.

정우연 : 네, 맞아요. 그래서 월 말에 한 번에 생일파티를 할까 이런 생각을 안 했어요. 누구 생일이래 이렇게 듣고 나면 "그럼 해야지!"하고 챙겼던 거라서 어떻게 하다 보니 매일매일 챙기게 된...

이아진 : 저희 컴퍼니 매니저님이 아주 잘 챙겨주셔서 항상 맛있는 케이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Q. 두 배우 모두 올해 첫 작품을 <차미>로 선택했다.


이아진 : 네, 저는 이번 작품 올라가기 전에 트라이 아웃 공연을 먼저 봤었거든요. 사실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았었어요. 재밌어서. 그때 이런 형식의 공연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개그 코드도 제 스타일이어서, 작가님을 붙잡고 "너무 재밌어요 작가님"말하면서 느낌표를 띄웠던 그런 공연인데, 오디션 공지가 뜨더라고요. "차미호를 찾는다"라고요. 막상 오디션에 참가하려고 했을 때 사실 고민이 들기는 했었어요. 제가 너무 재미있게 봤었던 작품이지만, 제가 그만큼을 표현해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시작도 안 해보고 걱정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랑 그래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오디션을 준비해서 봤었고, 감사하게도 캐스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정우연 : 저는 사실 이 뮤지컬 오디션에 앞서서 처음 오디션 공고가 나왔을 때 아진 배우가 말했던 것처럼 차미호라는 역할만 공개되어 있었거든요. 차미호란 배역에 인물 소개랑 설명을 봤을 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닌 것 같아서 사실 오디션에 크게 생각을 하지 않았었어요. 그런데 프로덕션이 꾸려지는 과정에서 '차미'라는 역할을 구한다는 공지가 뜨더라고요. 그 역할은 제가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때부터 바로 오디션을 준비해서 지금까지 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Q. 공개된 캐릭터 상에 대해서는 평범한 대학생 차미호, 그리고 그녀와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SNS 속 인물 미호라고 알려져 있는데, 각자 배역에 대해서 조금 더 소개를 부탁한다.


정우연 : 우선 차미는 인간이 아닙니다. 사람이 아니죠. 그런데 사실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사람이 아니니까... 그게 살짝(웃음) 처음 대본을 받고 나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저희는 사람이니까 사람처럼 연기를 해왔는데, 사실 이 사람처럼 연기를 해왔다는 것도 웃기는 표현이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이 차미라는 역할이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차미도 사람이거든요. 물론 차미는 차미호로 인해서 탄생하게 된 인물이지만요. 그래서 차미는 차미호가 가지지 못했지만 가지고 싶어 하는 것들로 뭉쳐져서 빚어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아진 : 차미호라는 인물은 그냥 평범한 이 시대의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입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인물이죠. 물론 조금 소심하고 SNS라는 세상 속에서 누군가를 동경하고 그렇게 되고 싶어하고 부러워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장점보다는 단점만 부각돼 보이는 사람인데, 김고대라는 친구를 통해서 진정한 ‘차미호’의 모습을 다시 만나게 돼요. 미호가 고대를 만나면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되죠. 내가 남을 배려하는 면이 있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한 층 성장하게 돼요. 그리고 어느 순간 판타지 세계 속에서 ‘차미’와 ‘차미호’ 사이에서 결정을 하는 순간이 오게되죠. 그 과정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게 되는 인물인데, 저는 엄청 공감을 많이 했었어요. 공연을 관람하시는 관객분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거라고 봐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SNS를 하고 있고, 저 또한 행복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제 SNS를 되돌아봤을 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 마음 상태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진다는 거예요. 내가 기분이 좋을 때는 "아, 이 사람도 잘 지내는구나?"라고 생각이 드는 반면, 제 마음이 안 좋거나 힘들 때는 "나는 이렇게 힘든데 이 사람은 이렇게 좋은 걸 하는구나", "나만 못 누리고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이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삶의 주인공은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잖아요. 차미호는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을 동경하는데, 많은 사건들을 겪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나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됐고, 마지막으로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변하죠. 공연을 보면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고 많은 생각이 들 수 있는 작품일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Q. 현대인에게 있어서 핸드폰과 SNS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태가 아닐까 싶다. 두 배우 모두 SNS를 많이 사용하고 있을까.


이아진 : 저희 둘 다 인스타그램은 하고 있고, 사실 이걸 하면서 인간관계가 늘어나기보다는 얕게 쌓인다는 느낌이 들어서 안 해봐야겠다고 생각해봤던 적은 있었어요. 그런데 이미 모두가 활용하고 있는데 제가 안 하면 오히려 저만 모르는 이야기가 오고 간다던가 그런 상황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제 일상을 공유하거나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 중에서 대표적이다 보니 계속 사용하게 된 것 같아요. 앞서 말해주셨듯이 지금은 정말 뗄레야 뗄 수 없는 상태죠. 역기능을 생각했을 때 안 좋은 점이 많겠지만, 그만큼 순기능도 많기 때문에 저는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정우연 : 저도 동감해요. 저는 사실 역기능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사실 많은 사람들을 다 만날 수가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누가 어떻게 살고 있고, 누군가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좋은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이지은 기자
사진 이지은 기자

 

Q. 두 사람의 실제 성격과 가장 가까운 배역은?


정우연 : 우리 아진 배우님은 '슈퍼 인싸'라서 차미랑 가깝습니다.(웃음)

이아진 : 아니에요. 진짜 아니에요. 너무 억울합니다! 연습실에서부터 다들 자꾸 저보고 인싸라고 하셨었어요. 그런데 진짜 저는 집에만 있는 사람이거든요.

정우연 : 온갖 유행어와 잡다한 기술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아진 : 저는 정말 인싸가 아닌 게, 아니 왜 이런 걸 말하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정말 집에만 틀어박혀서 동영상을 보거나 책 같은 걸 읽어서 아는 거지 정말 인싸는 아니거든요. 너무 억울해요. 정말 인싸면 말도 안 할 텐데, 일주일 동안 집이랑 연습실밖에 간 곳이 없거든요.

정우연 : 집에서 장기를 많이 연습하는 것 같습니다.

이아진 : 이게 저랑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너도 진짜 집에서 할 게 없구나?"라고 알아보는데, 반대적인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너는 정말로 인싸구나!"라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이게 인싸면 내가 아는 인싸의 정의와는 상당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우연 배우님은 차미호인가요? 차미인가요?

정우연 : 저는... 글쎄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실 그냥 성격적으로 유행이나 이슈에 민감한 스타일이 아니어서요. 진짜 스마트폰을 보면 게임도 하나 없어요. 원체 이런 걸 잘 모르기도 하고 어렵기도 해서요. 가끔 유행어나 줄임말을 전혀 모르는 모습을 바라보면 내가 갑자기 나이가 확 들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음... 굳이 두 배역 중에 비슷한 면을 찾아보자면 아무래도 차미랑 성격적인 부분이 비슷한 것 같기는 해요. 제가 사실 인상으로는 차가워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성격적으로는 되게 다르거든요. 주변에서 되게 차가울 것 같고 말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허당끼 있는 행동들은 제가 다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정말 "우연아, 너는 왜 그런 이미지랑 전혀 다른 행동을 하니?"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이아진 : 사람들이 처음 보면 놀래요. 좋은 부분도 안 좋은 부분들도 있다고 봐요. 공연으로 보자면 저희 차미 역할을 맡고 있는 언니들도 그렇고 미호들도 그렇고, 정말 다들 나 자신을 내려놨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자신합니다. 망가지는 부분들도 많고 코믹적인 요소도 많거든요. 그리고 콘셉트 자체가 일반적인 공연 형식과는 다르기 때문에 꼭 보시길 바랍니다.

정우연 : 정말 자신을 잡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보시면 돼요.

이아진 : 연습을 할 때 선배들이 그러시더라고요. 보통 여자 배우들은 자신이 예뻐 보이지 않는 장면이나, 극 중에 망가지는 거 두려워하지 않냐고요.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더 망가지지 못해서 안달이라고요.(웃음) 정말 모든 배우들이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두려움 없이 작품을 준비했어요. 저희도 이런 형식의 캐릭터를 만나는 게 흔치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런 방법으로 연기를 할 수 있고, 이런 형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캐릭터를 만들고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은 몇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할 수 있는 것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자는 다짐을 가지고 준비했어요. 사실 우리 성격이 차미호다 미호다라고 나눌 수가 없는데 캐릭터상 대립되는 것 같지만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온 친구들이다 보니까 결국엔 이어지게 되거든요. 그래도 저는 지금 차미호 역을 맡고 있는 차미호니까 차미 파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빨리 공연을 보고 싶다.


이아진 : 사실 저희도 빨리 공연을 올려서 관객분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보니 일단 배우로서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 공연으로 보자면 관객분들이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텐데 최대한 그 낯설다는 느낌을 줄여서 결국엔 신선하고 재미있는 충격으로 변하길 바라고 있어요. 이렇게 풀어내는 공연이 있구나라고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우연 : 역시 파워 인싸... 정리를 참 잘하죠?

이아진 : 아니... 이렇게 된다니까요? 저는 그냥 말을 정리한 건데 인싸래요. 인싸가 뭔데!? 매일 이렇습니다.

 

사진 이지은 기자

 

Q. 캐릭터 구성에 중점을 두려고 했던 부분들이 있을까?


이아진 : 차미호라는 캐릭터가 스토리를 배제하고 보자면 소심하고 누군가를 부러워한다고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편견에 사로잡히기 쉬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 만화에서 보이는 대표적인 이미지, 소심하고 자신의 의견을 잘 펼치지 못하는 캐릭터라는 틀, 그런 클리셰적인 면을 벗어내려고 했어요. "왜 소심한 사람들은 다 그렇게 보여야 해?"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시작했죠. 물론 외적으로 보이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따라갈 수 있다고 봤어요. 그런데 작품 속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제가 생각한 부분들을 최대한 챙겨가고 싶었어요. 단순하게 보이는 부분들을 떠나서 작품 속에서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사람의 변화를 뭔가 확확 바뀌는 게 아닌 정말 성장하면서 한 꺼풀 벗어던지게 되는 그런 인물처럼요. 저는 제가 그리고 있는 차미호라는 캐릭터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분들에게 '나 자신의 이야기'로 비춰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누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걸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를 따라 하기보다는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느낀 점들을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 중입니다.

정우연 : 저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를 차용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저희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던 부분이에요. 단순하게 보자면 디즈니 캐릭터들이 있는데, 인간은 아니지만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걸로 초점을 맞춰서 시작했어요. 사실 저는 연기를 할 때 제 안에서 찾지 않는 편이거든요. 맡은 작품, 맡은 배역을 만들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죠. 이번 작품은 조금 특이했어요. 제가 창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게 창조된 게 아니라 저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더라고요. 주민등록증은 없지만 영화나 드라마, 동화나 잡지 등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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