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사상 첫 0%대 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은은 16일 오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이같이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 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사상 첫 ‘제로(0%대) 금리’ 시대를 맞게 됐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주가와 환율 등 주요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크게 증대되고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했다”며 금리인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은은 정례 금통위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달 정점에 이르고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바 있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현실화되면서 긴급 금리인하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번에 내려간 연 0.75%의 기준금리는 17일부터 운용된다. 한은은 금리인하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0.25%로 인하키로 했다. 또 한은 환매조건부매매(RP) 대상증권에 은행채도 포함한다.
한은은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 인하로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유인을 제고하고, 차입기업의 이자부담 경감, 자금사정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울러 RP매매 대상기관들의 담보여력을 확충해 유동성 공급의 원활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