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손실 약 1조 2000억 전문가들 "더 늘어날 것"
'라임 사태' 손실 약 1조 2000억 전문가들 "더 늘어날 것"
  • 오혁진
  • 승인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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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신문 정치사회부-오혁진 기자]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현재 자산가치가 1조2000억원 이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되 모펀드 2개에 대한 실사 후 자산 기준가격이 조정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또 다른 모펀드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 실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투자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지난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62개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2조8142억원으로 설정액(4조345억원)보다 1조2203억원이 적다.

순자산과 설정액 격차는 지난 12일 2800억원 수준에서 급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14일 9000억원으로 뛰었고 17일 1조원을 넘은 데 이어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커졌다.

이는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2개 모펀드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산 기준가격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20일 현재 라임자산운용의 혼합자산펀드 순자산은 2조5334억원으로 설정액보다 1조1130억원 적고 나머지 펀드의 순자산은 2808억원으로 설정액보다 1073억원 적었다. 혼합자산펀드에는 환매가 중단된 모펀드들이 포함돼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와 관련해 "환매 중단된 펀드의 투자 구조는 고객이 자(子)펀드에 가입하고 자펀드가 다시 모펀드를 직접 또는 TRS(총수익스와프)를 통해 간접 형태로 투자하는 방식"이라며 "회사 펀드의 전체 설정액과 순자산은 상당 부분 중복 계산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라임 펀드 손실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펀드 자산 기준가격 조정이 계속 진행 중이고, 무역금융펀드 실사 결과가 나오면 투자손실이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은 24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자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라임자산운용 중간 검사결과 발표 당시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약속어음(P-note) 원금(5억달러)은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2개 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 손실과 연동되는 구조로, 이 펀드들에서 투자 손실이 2억달러 이상 나면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IIG 펀드 자산이 동결 조치된 것 등을 고려하면 무역금융펀드는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플루토펀드(719억원)와 무역금융펀드(30억원), P-note(470억원) 등에 1200억원 넘게 투자한 4번째 모펀드인 '크레디트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까지 고려할 경우 투자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증권사들과 맺은 TRS 계약도 투자 손실 계산 시 고려 대상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 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라임자산운용이 4개 모펀드와 관련해 TRS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TRS 계약액(자펀드 포함)을 각각 6005억원, 1567억원, 98억원이라고 소개했다.

KB증권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으나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4개 증권사의 TRS 금액을 모두 합하면 8670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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