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성의 문화산책] '미투' 배우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로 컴백
[박철성의 문화산책] '미투' 배우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로 컴백
  • 박철성 대기자<리서치센터 국장ㆍ칼럼니스트>
  • 승인 2020.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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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배우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로 무대컴백! 연출ㆍ윤색ㆍ출연 1인 3역 소화...
◈2월 7일 개막 연극 『여신강림』, 전석 매진예감!
◈“나보다 더 힘든 이에게 『다시 설 곳은 지금 이곳』 속삭이겠다.”
작품 『여신강림』포스터. 『미투』 배우 이승비의 컴백무대다. 연극계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 『여신강림』포스터. 『미투』 배우 이승비의 컴백무대다. 연극계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미투』운동에 앞장섰던 배우 이승비. 그녀가 극단 『나비꿈』 대표로 무대에 돌아왔다. 많은 팬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승비는 2018년 2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미투)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과거 연극연출가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사실을 밝혔다.

"벌써 오래전 일. 묵인하고 있다는 게 죄스러워 간단히 있었던 사실만 올린다."라고 시작되었던 당시 그녀의 페이스북 글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때, 이승비는 “신경 안정제를 먹고 산다. 이 무시무시한 일들이 더는 내 후배들에게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남긴다.”면서 “그제(2018년 2월 17일)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손을 떨며 간절하게 제 맘과 의지를 전한다.”라고 덧붙여 많은 안타까움을 샀다.

이제 이승비가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2월 7일~15일, 삼청동 라플란드에서 선보이는 연극 『여신강림』은 그녀가 그간의 아픔을 딛고 연극계에 컴백하는 첫 작품. 이 작품에서 연출과 윤색ㆍ출연까지 1인 3역을 해낸다. 연극계에 화제 몰이를 예고했다.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

취재진이 연습무대를 찾았다.

무대에서 내려와 숨을 몰아쉬던 그녀는 “미투 전후 심한 우울증이 왔다. 너무도 힘들었다.”면서 “지난가을, 응급실로 실려가 죽다 살아나니 세상살이 참 힘들고 지친다는 거 너무나도 뼈저렸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세상에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고통의 시간을 털어놨다.

또 이승비는 “이젠 삶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의지가 새살 돋듯 생겼다.”면서 “이제는 나보다 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다시 설 곳은 지금 이곳’이라고 용기 내 속삭일 것”이라고 그동안 잃었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작품 『여신강림』은 여신(女神)과 강림(降臨)의 의미다. 신이 하늘에서 내려온다는 얘기다.

작품 『여신강림』에는 한반도 각지의 신화 속에 존재하는 아름답고 강력한 여신들이 등장한다.

제주도 창세 여신 『설문대 할망』ㆍ동해안 별신굿의 『바리데기 공주』ㆍ제주도의 서사무가 속 『삼승할망』ㆍ함경도에서 유래된 민담 일월 놀이 푸념의 『궁산이 아내』가 무대에 등장, 스토리가 전개된다.

『설문대 할망』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제주도 창세신화 속 인물.

극 중 주인공이자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
극 중 주인공이자 극단 나비꿈 대표 이승비.

극 중 주인공인 이승비는 “설문대할망은 본래 옥황상제의 아리따운 딸이었다고 전해온다”면서 “그런데 맞붙어 있던 새 세상의 하늘과 땅을 열어 본 죄로 땅으로 쫓겨난 설문대공주가 바다 한가운데 아름다운 섬을 발견했다고. 그때부터 흙을 나르며 자신의 터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제주도라는 신화”라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설문대할망의 덩치가 어찌나 거구였던지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다리가 제주시 앞 관탈섬에 걸쳐질 정도였다고 전해온다.”면서 “빨래를 할 때면 한라산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오른쪽 다리는 서귀포 앞바다 ‘지귀섬’을 딛고 왼 다리는 ‘관탈섬’에 디딘 채 우도를 빨래판 삼아 빨래를 하곤 했다고 전해진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바리데기 공주 역할의 배우이자 극작가 김혜성
극 중 바리데기 공주 역할의 배우이자 극작가 김혜성

극 중 바리데기 공주 역할의 배우이자 극작가 김혜성은 “바리데기 공주는 삼 나라의 어비 대왕과 길대 부인의 일곱째 딸”이라면서 “어비 대왕이 길대 부인이 계속 딸만 낳자 일곱째 자식인 바리데기 공주를 버리려고 했다고. 길대 부인이 이름이라도 지어서 보내자고 해서 공주의 이름을 ‘버리버리 버리데기 바리바리 바리데기 바리공주’라고 지었다고 전해온다”라고 작품 속 인물을 설명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바리데기 공주는 바리공덕할멈 내외의 수양딸이 되었으나, 임금과 중전이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약을 구하기 위해 삼신산으로 갔다고. 삼신산에는 키가 하늘에 닿고 눈이 등잔만 하고 얼굴이 쟁반 같은 무장승이 살고 있었는데, 바리데기 공주는 무장승의 요구로 나무도 하고 물도 길어 오면서 갖은 고초를 겪는다고.

그리고 후에는 무장승을 남편으로 맞이하게 되는데, 바리데기 공주는 부모를 살리고 무당이 된다. 그런 바리데기 공주에게 어비 대왕이 “어허, 이 아비가 못다 한 일을 네가 하는구나. 나는 이승을 다스리는데 너는 저승을 다스리는구나. 아니, 이승과 저승의 멋진 다리 노릇을 하는구나. 나는 힘과 재물로 세상을 다스리는데, 너는 사랑과 자비와 윤리 도덕과 효성, 바로 사람됨 그 하나로 이 우주를 감동하게 하는구나.”

작품에 등장하는 삼승할망은 아이를 점지하고 기르는 역할을 하는 신인 삼신할머니의 제주도 방언.

극 중 동해공주로 연기하는 배우 권혁미
극 중 동해공주로 연기하는 배우 권혁미

극 중 동해공주로 연기하는 배우 권혁미는 "동해공주는 동쪽 바다 용왕의 아들과 서쪽 바다 용왕의 딸 사이에 태어났다.“면서 ”동해 공주가 성인이 된 첫 생일을 맞이하여 아버지 허락으로 인간 세상에 나가게 되나 세상의 어지러운 모습을 보고 분개하여 아버지께 고하지만 이를 언짢게 여긴 아버지는 무쇠 석함에 가둬 쫓아낸다. 하지만 3일 만에 어느 부부에게 발견되었고 이후 삼승할망이 되려 노력해보지만 명진공주의 등장으로 수포가 됐고 이를 지켜본 설문대할망의 주관으로 죽은 아이들을 돌보는 여신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궁산이 아내인 명월이로 등장하는 춤꾼 팝핀준호.
극 중 궁산이 아내인 명월이로 등장하는 춤꾼 팝핀준호.

 

극 중 궁산이 아내인 명월이로 등장하는 팝핀준호는 “궁산이 아내는 함경도 신화 속 스토리고 남편이 노름꾼.”라면서 “어린 나이 명월이는 노름빚으로 다른 나라로 팔려 갔고 그곳에서 남편에게 구타당하다 죽음을 맞는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극 중 멀티로 명연기를 펼치는 배우 박기량.
극 중 멀티로 명연기를 펼치는 배우 박기량.

극 중 멀티로 활약하는 배우 박기량은 “바리공주 이야기에선 바리의 서천서역국(인도의 옛 이름)을 알려주는 동수자, 명월이 이야기에선 명월의 남편 궁산이 등 여러 역할을 도맡는다.”면서 “관객들의 무대 집중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극단 『나비꿈』 측은 “여신강림의 해외 공연을 추진 중”이라면서 “뉴욕 공연과 말레이시아ㆍ베트남 해외 투어 일정이 조만간 확정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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