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희망 메시지...'힐링' 통했다
[리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희망 메시지...'힐링' 통했다
  • 이지은 기자
  • 승인 2020.0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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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도 분노도 괴로움도 다 사라질 거야."

수많은 라이선스 공연이 관객을 끌어당기고 있는 연초. 한국 창작 뮤지컬의 흥행 신화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또 한 번 관객을 찾아 마음을 울리고 있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슬프면 눈물을 흘리고 재미를 느낄 때 웃음을 짓는 정서적 표현을 하게 되는데, 잘 짜인 스토리텔링과 재치 있는 대사는 숨죽여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했다.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북한 사투리를 사용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질감 없이 훌륭했다. 또한 순차적으로 각 인물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연출은 보는 이의 집중도를 끌어올린다. 가히 배우들의 호연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처럼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관객은 눈시울을 젖혔다. 

티 없이 맑고 순수한 연기를 자아내는 순호의 모습을 이번 시즌 처음 합류한 정욱진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하루하루 악몽을 꾸며 고통스러워하는 가슴 아픈 모습부터 모든 이를 속이기 위한 연기까지. 극 중 유일하게 무언가를 고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순호가 무전기를 고쳐달라는 영범의 부탁을 들었을 때 "무전기네?"라며 원래의 순호를 드러냈던 눈빛은 소름이 돋았을 정도다.

동화 같은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건네는 위로는 순호가 여신님이 있다고 믿는 그 순간, 빛을 발한다. 극 중 홍일점으로 여신 역의 한보라의 목소리가 극장 안으로 울려 퍼졌을 때 느껴진 설렘은 드라마틱하다. 지치고 힘들었을 이들과 현 시대 사람들에게도 희망과 꿈을 전한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남한군이 북한군을 호송해 가던 중 기상 악화로 배가 뒤집혀 다 함께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 2011년 CJ아지트 CREATIVE MINDS(크레이티브 마인즈) 선정작을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다.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에서 시작했던 극은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공연장의 규모를 키웠고 2015년 약 700석 규모의 중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이번 시즌까지도 이어나가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안 거쳐 간 배우가 없을 정도다. 현재 드라마 '검사내전'에 출연 중인 전성우를 비롯해 군인의 신분으로 뮤지컬 '귀환'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는 이재균,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출연 중인 정원영 등 다수의 배우가 주인공 류순호 역할을 거쳤다. 아이돌 슈퍼주니어 려욱, 비투비 서은광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펜타곤 진호가 열연 중이다.

무엇보다 작품의 아름다운 넘버는 서정적인 가사와 어우러져 훌륭한 하모니를 선사한다. 전쟁이라는 배경에 이렇게까지 잘 어울리는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가사 없이 흐르던 넘버만으로도 뭉클한 마음을 안겼다. 

눈물 어린, 따뜻한 이야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오는 3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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