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 은행장이 대규모 손실 논란이 불거진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판매와 관련해 "분쟁조정 절차에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전국 영업본부장을 소집한 자리에서 "펀드 손실과 관련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을 고객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고객 보호를 위해 법령 등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책임있는 자세로 다각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DLF 사태와 관련해 손 행장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에 연계된 DLF 상품을 팔았으며, 지난 19일 첫 만기를 맞았다. 첫 만기를 맞은 펀드 잔액은 131억원으로 60.1%의 손실이 확정됐다. 만약 한 투자자가 해당 상품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400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오는 24일과 26일에도 각 240억원의 만기가 예정된 상태다.
우리은행은 고객 자산관리(WM)체계를 고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하고 조직, 인력, 프로세스 등 시스템 전반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손 행장은 "개편 방향을 '고객 케어(Care)' 강화로 설정하고 평가제도 전면을 개편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꿀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고객 케어'에 집중하는 조직도 신설할 예정이다. 고객 별로 고객의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 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고객이 전문가와 직접 상담 등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도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손 행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 신뢰 회복에 매진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신뢰라는 것은 거울의 유리와 같아 한번 금이 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며 "고객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진심으로 대하여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
한편, 우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 또한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의 대규모 손실이 확정됐다. 하나은행의 DLF 상품 만기일은 25일로, 현재 예상 손실률은 46.4%다. 하나은행의 상품은 미국과 영국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것으로, 손실률은 20일 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며, 한 투자자가 이 상품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약 5300만 원만 회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