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조성구 古典政談②-天地否] 리더의 덕목은 소통이다.
[영화감독 조성구 古典政談②-天地否] 리더의 덕목은 소통이다.
  • 조성구 영화감독
  • 승인 2019.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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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 표현력이다. 현대의 경영이나 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좌우 된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의 말이다. 현대 경영학을 창시한 학자이다. 경제적 제원을 잘 활용하고 관리하면 인간생활의 향상과 사회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경영관리의 방법을 체계화하여 현대 경영학을 확립했다.

한 인물을 중심으로 거대한 조직이 통합될 수 있었던 시기는 20세기 전반에 이미 끝났다. 그런 시대의 마지막 주자였던 헨리포드 1세 조차도 후기에 1인 지배체제의 함정에 빠져 사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손자인 포드 2세가 경영 승계하고 경영 팀을 구성함으로써 그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잭 월치, 빌 게이츠 등 20세기 후반에 성공한 스타 경영자들조차 1인 체제가 아니라 전문 경영팀을 구성함으로써 조직을 지속하고 있다.

책상의 위치나 크기, 호칭 그 자체가 권위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의 권위를 구성원들이 내면으로부터 얼마나 인정해 주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견이 서로 도전이 아니라 진실로 받아들여지려면, 권위에 대한 상호 존중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피터 드러커는 제왕적 권위 시대가 사라지며, 상호 존중하는 소통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天地否, 天地不交而萬物, 不通也

천지비, 천지불교이만물, 불통야.

하늘과 땅이 막혀 있구나.

하늘과 땅이 서로 소통하지 못하니 만물이 불통이로다!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유교 경전인 ’주역(周易)의 천지비(天地否)‘에서도 소통을 중요시했다. 천지(天地)는 하늘과 땅이다.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 있으나 당연히 안정적이다. 최악의 소통을 나타내는 쾌인 12번째 비쾌(否卦)가 하늘과 땅을 가로막아 하늘과 땅이 통하지 않아 바르게살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되면 조직은 폐색(閉塞)되고 소통은 단절된다. 주역의 비쾌에 대한 설명은 가장 비인간적인 쾌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늘과 땅이 서로 교류하지 못하니 만물이 불통이다. 상하가 교류가 안되고 있으니 하늘 아래 나라가 존재하지 못한다. 소인들만 군주 옆에 득실거리고, 훌륭한 군자들은 밖에 머물러 있다. 결국 군자의 도도 소멸된다.

대한민국의 상황이 천지비와 같다. 2017년 3월 10일 대통령이 탄핵됐다. 헌법재판소는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불통(不通)에서 비롯됐다. 비선 최순실과 문고리3인방에 의해 비쾌(否卦)가 끼인 것이다.

촛불민심의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던 문재인 대통령도 불통(不通)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례신문의 지난 5월 6일자에서 ’문재인 정부 2년 전문가 100인의 평가‘서 “경제 불통이 문제...직언할 사람을 곁에 둬라”고 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평가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으로 △대통령이 경제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시장과의 소통을 늘리고 △부작용이 현실화된 소득주도성장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남은 3년 임기 동안에는 규제 혁파를 통한 혁신성장에 올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가 마비됐다. 야당은 조국 후보자의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는 야당의 요구를 묵살하고 예상대로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 성장을 외쳤지만, 소득격차는 더 심화됐다. 미중패권다툼, 한일관계 등으로 국내 상황이 악화됐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는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단축, 주휴수당 등에 대한 속도조절에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고대 군주들의 리더십도 소통이었다. 소통은 명령해서도 되는 것도 아니고, 강요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오리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리더의 자세에서, 리더를 믿고 따르는 백성들의 자발적 소통에서 나온다. 천지비의 비쾌도 천지가 소통하면 변(變)한다. 주역의 원리에도 변(變)에 원리를 말하고 있다. 상황은 늘 변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낮은 자세로 국민과 소통하면 현재 막혀있는 상황도 변할 수 있을 것이다. 문 정권이 '평등·공정·정의'실현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이것이 이 정권의 존재의 의미이고, 역사적 책무이다.

조성구 영화감독
조성구 영화감독

조성구 (영화감독, 배우, 제작/기획)

감독: 깡패수업2,3, 하몽하몽서울, 배꼽위의 여자, 서울 통화중, 이웃집남자, 오색의전방

대학시절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최현민 감독의 <남녀공학>으로 영화계 입문했다. 그 후 1989년 <이웃집남자>로 감독 데뷔했다.

그 이후 자신의 영화세계를 대표할 만한 <오색의전방(五色醫典房>을 연출했다.  현대의학을 고전적인 해학의 방식으로 풀어낸 사극 코미디이다.

그 이후 <서울 통화중>(1989), <배꼽위의 남자>(1993), <하몽하몽 서울>(1997) 등 성애영화를 주로 연출했다. <깡패수업2>(1999)와 <깡패수업3>(2000)을 연출하면서 멜로와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영화 제작과 기획을 하면서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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