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제 경제칼럼] 핵심부품의 공급 리스크 대처
[김선제 경제칼럼] 핵심부품의 공급 리스크 대처
  • 김선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 승인 2019.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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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선 제
성결대학교 교수, 경영학박사

  화이트 리스트는 무기개발 등에 사용가능한 전략물자를 수출할 때 관련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목록을 뜻한다.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해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을 제한함으로써 큰 피해가 예상되며, 전자산업의 글로벌 공급체인망에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 리스트 제외가 자동차, 화학 등 다른 산업까지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급망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부품업체까지 포함한 국내 자동차산업은 상당수가 공작기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계통, 초정밀 광학렌즈 등 정보기술(IT) 부품들을 일본 업체들에게서 조달받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부품공급 사슬에 일본의 초정밀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으므로 공급망 리스크는 항상 노출될 수 있다.

  화학산업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자일렌은 대체가 가능하지만,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반도체 못지않은 충격파가 발생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시장에서 배터리의 핵심 원료물질을 공급하는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업체들이 제작하는 배터리의 핵심 화학물질 중 상당수가 일본에서 건너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수출산업인 전자, 자동차, 화학 산업에서 핵심부품의 공급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소재산업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대책을 내났지만 한국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이 50%에 불과하고 단기간에 소재의 국산화도 쉽지 않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본이 경제보복으로 우리나라 수출산업의 핵심부품을 대상으로 한 것은 소재산업의 육성을 소홀히 한 것을 꿰뚫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자, 자동차, 화학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핵심부품을 개발하지 못하고 일본기업에 의존한 대가이다. 기업경영은 외부환경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외부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상황이다. 기업실적은 경제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경제상황은 정치에 영향을 받는다. 미중 간 경제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한 나라의 경제상황은 자국의 정치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정치관계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이 공단폐쇄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것도 기업경영이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은 경우이다.

  글로벌 경영에서 부품을 자국에서만 조달할 수 없다. 원가를 낮추어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을 조달할 때 기술이 좋으면서 구입단가를 낮출 수 있으면 최선이다. 그러나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면 부품확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핵심부품에 대해서는 생산단가가 약간 높더라도 일부는 자국에서 생산하는 부품공급망을 갖추어야 한다. 자원무기화가 유사하다. 산유국에서 석유를 공급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산유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경쟁열위인 쌀의 생산을 포기하면 쌀 수출국들은 낮은 가격으로 수출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열위에 있더라도 자국에서 일부를 생산해야만 공급망 리스크를 축소할 수 있으므로 소재산업의 육성을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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