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배우 나하나, "겸손함을 아는 배우가 되고싶어"
[인터뷰②] 배우 나하나, "겸손함을 아는 배우가 되고싶어"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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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모델은 정말 많이 있지만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은 배우는 김선영 선생님과 전미도 선배님"
"겸손은 나를 낮추고 다른 사람이랑 비교해서 깎아내리는 겸손이 아니라, 나의 집중이 다른 대상한테 있는 게 겸손이라고 생각해"
"오늘 일을 미루고, 포기하지 말자" 매일 다짐한다는 뮤지컬 배우 나하나와의 인터뷰

앞서 진행된 [인터뷰①] '시데레우스' 나하나, "두려움 속에서 찾은 父情"에 이어지는 인터뷰 입니다.

Q. 데뷔 4년 차, 올해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A. 맞아요. 사실 올해는 조금 욕심을 부렸어요. 작품을 겹쳐서 들어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처음 <시데레우스>라는 작품을 봤을 때 사실 마리아의 분량이 많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캐릭터들이 다 매력 있고 재밌어 보였어요. 그래서 굉장히 흥미로운 인물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했었거든요. 이런 것처럼 하반기에 들어가는 <테레즈 라캥> 작품도 모든 배역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게 느껴져서 참여했어요. 뭔가 욕심을 부렸나 싶은 생각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 중이에요. 그래서 그런가 연기로 성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 열심히 하는 만큼 더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마리아와 관련해서, 처음 대본상에선 많은 이야기가 없었나 보다.

A. 맞아요. 마리아가 자신에게 놓인 설정은 엄청 드라마틱 한 데 대본상에선 엄청 한정적이었어요. 갈릴레오의 딸인데 수녀가 되고, 자기의 아버지가 이단이 돼서 그를 말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용서하는데, 이게 처음에는 뭔가 어렵게 느껴졌었죠. 그런데 연습 과정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어요. 다행이죠.

Q. 롤모델이 있을까

A. 롤모델은 있는데, 저는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 두 분 있어요. 김선영 선생님이랑 미도 선배님이요. 진짜 너무 좋아해요.

Q. 내가 바라본 두 사람의 매력은?

A. 일단 두 분 모두 연기를 너무 잘하세요. 연기를 잘해서 정말 좋아하고, 두 분 모두 캐릭터가 살아있다고 느껴지는 배우분들이세요. 그래서 공연을 보러 가면, 내가 선영 선생님이랑 미도 선배님 공연을 보고 있었느냐는 생각이 공연이 끝나서야 들더라고요. 공연을 보는 그 순간에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아니라 공연 속 그 배역, 인물 그 자체가 되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 돼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 미도 선배님이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클레어 역할을 하셨었는데, 그 공연을 보면서"와 정말 클레어야, 내가 진짜 클레어를 봤어!"라고 외쳤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그냥 캐릭터가 살아서 나오는 것 같아서 정말 존경스러워요.

 

Q. 가장해 보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이 있을까

A. 정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작품이 하나 있기는 한데, <선데이 인 더 파크 위드 조지>라는 손더하임의 뮤지컬이에요. 제가 이거 보려고 진짜 막 뉴욕에 가서 공연을 봤었거든요. 공연이 들어오지 않아서 사람들을 모아서 저희끼리 연습도 해봤던 작품이에요. 그리고 뮤지컬 <집시>요. 이것도 손 더 하임 작품이네요. 이 두 작품은 정말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한국에 들어왔으면 정말 좋겠고, 아무 역할이라도 꼭 맡아서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레 미제라블>의 판틴이요. 다시 돌아오면 오디션을 열심히 준비해서 꼭 맡아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제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 작품들 중 하나가 <빨래>거든요. 그런데 <빨래>는 한 적이 있어서 그래도 여한이 없어요.

Q. 다섯 손가락이면, 남은 한 작품은?

A. 남은 한 작품은 <맨 오브 라만차>인데, 이 작품도 정말 <레 미제라블>처럼 그냥 참여만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Q. 판틴 목소리랑 잘 어울릴 것 같다.

A. 진짜 정말 많이 불렀어요. 솔로곡이요. 학교 입학할 때도 불렀었거든요.

Q. <빨래>라는 작품 했을 때 울지는 않았나

A. 웬걸요. 저 나영이를 할 때도 정말 마지막 공연 일주일 동안 대성통곡하면서 울었어요. <빨래>라는 작품을 할 때 정말 너무 행복했고 기분 좋았어요. (웃음)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A. 일단 지금의 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작품 안에서 작품 속 인물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하나라는 배우보다 제가 맡은 배역이 저인 것 같이 기억되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전달했으면 하고, 관객분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영향력을 미치고, 생각할 거리를 남게 해주고, 잠깐이라도 환기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특별한 사람도 좋지만 제가 하는 연기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에너지를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짜 특별한 일인 거잖아요. 아직 제가 그럴 역량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언젠가는 제가 지금 말하는 모든 게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려고 더 노력할 거예요.

Q. 2년 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정말 상상이 안 가네요. 서른이라니. 일단 저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겸손해야 된다"라는 말인 것 같아요. 겸손은 나를 낮추고 다른 사람이랑 비교해서 깎아내리는 겸손이 아니라, 나의 집중이 다른 대상한테 있는 게 겸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겸손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사고 없이 공연을 계속하고 있었으면 좋겠고, 항상 다른 타인한테 더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돼 있겠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항상 저 자신에게 다짐하는 게 있거든요. 조금 더 할 수 있을 때 더해야 한다. 오늘 할 일을 미루고, 포기하지 말자는 건데 이걸 잘 지켰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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