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시데레우스' 나하나, "두려움 속에서 찾은 父情"
[인터뷰①] '시데레우스' 나하나, "두려움 속에서 찾은 父情"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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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고 고뇌하는 주인공 갈릴레오와 그녀의 딸 마리아 역을 맡은 배우 나하나
작품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는 나하나 배우와의 인터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뮤지컬, 꼭 공연장에 찾아와서 봐주시길 바랍니다"

국내 창작뮤지컬 <시데레우스>가 4월 17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의 수학자이자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편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다. 상상의 끝에서 진실을 좇아가는 두 학자가 그 시대 금기 시 되었던 지동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며 그 당시 이루어진 지동설 연구의 위험과 모두가 사실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

‘별이 전하는 소식, 별의 전령’이라는 뜻의 갈릴레오가 저술한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책의 제목을 본뜬 뮤지컬 <시데레우스>는 담겨있는 뜻처럼 마치 우주 속에 있는 듯한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유명한 천문학자이자 젊은 수학자 ‘케플러’의 편지를 받고 위험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비운의 천재 ‘갈릴레오’ 역의 고영빈, 정민, 박민성이 캐스팅 됐다. 독일 출신의 젊은 수학자 ‘케플러’ 역의 신성민, 정욱진, 신주협이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갈릴레오의 딸이자 수녀로 강인함을 지닌 ‘마리아’ 역의 김보정과 나하나가 함께하고 있다.

갈릴레오의 딸이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종교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수녀 '마리아' 역을 맡은 배우 나하나와 뮤지컬 <시데레우스>의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바라본 갈릴레이, 케플러에 대한 생각을 엿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딘가 처연하면서도 성숙미가 느껴지는 마리아의 이야기.

Q. 반갑다. 거의 반년 만에 돌아왔다.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배우 나하나 라고 합니다. 사실 작품 활동이 뜸했던건, 학교를 다녀야 했었어요. 교수님이 안 돌아오면 잘라버린다고 하셔서 급하게 복학해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니는데 정말 공연 생각이 너무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어디 오디션이 있나 찾아보고 있었어요.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우연히 랑에서 하는 유튜브에 출연했다가 캐스팅이 됐어요. 유정 작곡가님이 참여하신다고 해서 흔쾌히 승낙했죠. 사실 유정 작곡가님이랑은 학교에서도 리딩 작업을 많이 했었거든요. 어떻게 곡을 쓰는지 아니까 출연하게 됐어요.

Q. <시데레우스> 어떤 작품일까

A. 저는 요즘 매일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지금의 저로서는 어떤 무언가를 굉장히 사랑할 때 나올 수 있는 낭만적인 작품인 것 같아요. 별을 사랑했던 두 남자의 아름다운 이야기거든요. 저희 연출님 말을 빌려서 별을 쫓는 사람들이 있는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맡은 배역에 관해서 소개를 해보자면

A. 제가 맡은 역할은 마리아라는 인물은 갈릴레오 옆에서 갈릴레오가 쫓던 낭만의 피해자였다가 결국에는 가장 큰 조력자이자 지지자가 되는 인물이에요. 어떻게 보면 그 시대를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고, 종교 상을 상징하고 있기도 해요. 마리아의 신념과 가치관은 극이 시작한 뒤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극중에서 갈릴레오의 최고의 업적은 마리아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헀었어요. 갈릴레이가 어린 마리아가 즐거워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자신이 발견한 세상을 자신의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처럼 느껴졌었거든요. 그래서 망원경을 만들고 이걸 마리아가 보게 만듦으로써, 마리아를 변화시키죠.

Q. 실제로 갈릴레오에겐 두 명의 딸과 한 명의 아들이 있었다. 그의 딸들은 수녀원에 들어가서 끝까지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A. 맞아요. 갈릴레이와 두 딸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못 만났죠. 편지만 주고받았어요. 진짜 갈릴레오의 가정사는 정말 복잡해요. 그의 딸들은 사생아였고, 결국 수녀원에 들어가 평생을 살아야 했어요. 이들은 아버지를 원망했을 것 같은데도 서로 편지도 주고받았다고 할 정도로 아버지와 딸이라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이 분명히 있었던 사이였죠. 실존 인물들은 그저 편지만 주고받지만, 우리 작품에선 마리아가 마지막에 다시 아버지를 만나요.

Q. 적지않은 편지가 오갔다. 이들의 편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었을까 

A. 실제 이야기랑 작품 속 이야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작품 속에선 갈릴레오와 마리아의 사이가 나쁘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마리아는 효녀였고, 아버지를 존경하죠. 아버지가 우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도 되게 자랑스러워했던 딸이었죠. 그런데 아버지가 위험에 놓이고 사회적으로 오해를 받은 상황에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원망스러워해요.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가 보낸 편지를 '편지를 태워달라'는 내용을 보고선 마리아의 삶이 완전히 변하거든요.

자신을 바라보지 않던 아버지에 화가 나고 분노했지만 결국에는 아버지를 용서하는 마리아에요. 실제 이야기랑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래서 마지막에 아버지를 만나는 씬을 제일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장면이 마리아가 가지고 있는 드라마를 가장 잘 표현해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장면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생각하는 게 있어요.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작별 인사를 하러 간다는 생각으로 들어가요. 표현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마지막 장면에 임하고 있어요. 마리아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감금되고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갈릴레오라는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가 끝까지 연구했을 것이고 결국 별을 쫓고, 별의 소식을 전하는 일을 했을 것이라는걸요.

Q. 이들은 이후에 어떻게 살아갔을까?

A. 우리 공연을 보면 미래를 상징하는 것처럼, 마리아가 나와서 '당신을 책을 읽어야 한다. 나는 당신을 믿는다. 당신은 진실을 말했다는 걸 안다'라고 말하거든요. 사실 연습을 할 땐 이 대사들을 하면서 눈물이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공연을 하면 할수록 이 부분이 너무 슬프다고 느껴지고 있더라고요. 마리아가 "결국 사람들은 당신의 진실을 알 거예요"라고 이야기할 때 정말 눈물이 많이 나오는데 참으려고 해요. 사실 마지막 엔딩 때 울면 안 되거든요. 그런데 정말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려서 피해주지 않기 위해서 정말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극 중의 마리아는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순수함을 지지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그가 했던 연구들이 언젠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받아들여지기를, 나처럼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있기를 기대하고 기대하면서 노년을 보냈을 것 같아요. 케플러도 결국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해서 대단한 업적을 달성하는 것처럼, 이들 모두 자기가 본 별들을 따라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웃음)

 

Q. 프레스콜 당시 마리아가 표현하는 감정들에 비해서 실제 공연에선 더 많은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하고, 받는 모습이었다.

A. 사실 프레스콜 같은 경우에는 장면과 장면들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표현할 수 있는 감정들을 다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보여줄 수 있는 감정선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죠. 공연을 시작하고 마지막을 향해 가는 호흡이 없다 보니 지금과는 다르게 딱딱한 부분들이 보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이 공연을 보러 오시면 제가 고뇌하고, 기도하고, 두려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전부 보실수 있거든요.

마리아의 감정은 사실 작품이 시작하면서 부터 고조되요. 마리아가 처음 편지를 읽기 전에 기도하면서 "주님, 제가 이걸 봐도 되겠습니까. 두렵습니다"라고 말해요. 그런데 두려워 하면서도 결국 편지를 읽거든요. 아버지가 태워달라고 부탁했던 편지를요. 그 편지를 읽었을 때부터 마리아가 가지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 살리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부분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원망하는 마음도 분명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나는 수녀인데 아버지 때문에 종교재판에 참석해야 되고, 교황청이 명령한 아버지에 대한 뒷조사를 해야 되고, 세상 속에 숨겨진 진실을 직시해야 되잖아요. 결국에는 모든 게 다 해소가 되면서 아버지를 용서하지만, 분명히 속으로는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 같아요.

Q. 극 중에서 케플러는 갈릴레오에게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인물로 그려졌다. 마리아는 케플러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A. 사실 작품 안에서 마리아에게 케플러라는 사람은, 잡아야 하는 한줄기 지푸라기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마지막 내게 남아있는 지푸라기요. 저는 케플러 때문에 아버지가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극 중에서 마리아는 케플러를 찾아가서 평소 그녀가 하는 행동과 말이 아닌 모습을 보여주죠. 마리아는 처음 만난 그에게 '고발하겠다', '제발 한 마디만 말해달라'라고 말해요. 마리아는 케플러와 갈릴레오가 종교재판에 대해서 얼마큼 위험한 건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마리아 자신만이 종교재판과 화형에 대해서 정말 자세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서 케플러에게 강하게 이야기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케플러에게 미안하지만, 그에게 말을 해달라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해요. 너를 원망하는 마음은 없으니 아버지를 살리자, 그러기 위해선 너가 했던 모든 말들이 책 속에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말해야 한다. 말해달라고 케플러에게 말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케플러는 알고 있었을 것 같아요. 모든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마리아의 부탁을 떠나서 갈릴레오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믿어왔던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해요.

Q. 극 중에서 넘버나 대사 중에서 시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어떤 것 같나

A. 시적인 부분이 있었나요? 사실 저희는 과학적으로 이야기한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시적인 부분들이 있다고 말해주시니까 다행인 기분이에요. 사실 저는 '안경처럼 매끄럽지 않아, 굴곡져 있어. 4개의 별이 주위를 돈다' 이런 가사나 대사들이 관객분들이 듣기에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연출님 말을 빌리자면 '낭만'이 있는 두 인물이 과학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사실 이들이 말하고 있는 별들에 대한 이야기가 어떤 면에서는 한 편의 시, 그리고 문장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Q.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얼룩'이라고 말했는데, 왜 이 넘버를 가장 좋아하나

A. 솔직하게 말하자면 부를 때 재밌어서 좋아해요. 부를 때 재밌는 넘버고 노래 안에서 보여지는 드라마도 매우 많은 변화가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넘버입니다. 이 넘버에서 마리아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하고, 표출하는데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아버지는 듣지 못하고 있어요. 그 앞에서 마리아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하나님에게 외치듯 기도하죠. 정말 어렵지만 정말 재밌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Q. <시데레우스>란 작품에서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장면이 있다면?

A. 일단 '얼룩'이란 넘버가 나오는 장면은 절대 빠져선 안되고요.(웃음) 망원경을 보고 나서 부르는 '돌아갈 수 없어'라는 넘버도 좋아요. 그래도 절대 놓쳐선 안 되는 넘버와 장면은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곡을 부르는 장면인 것 같아요. 이 장면을 갈릴레오랑 케플러가 부르는데 사실 연습할 때 이 장면을 하는 정민 오빠랑 성민 오빠의 모습을 보고, 저 혼자 구석에 가서 엄청 울었거든요. 이 장면이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정말 즐겁게 부르는 장면인데,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정말로 뭔가를 좋아하고 있는 모습에도 감동을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두 사람은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저 혼자 "왜 이게 감동적이지?" "이유를 알 수 없는데 되게 감동적이야"라고 생각하면서 울면서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 장면을 절대 빠져선 안 되는 장면으로 꼽고 싶어요.

Q. 한 달 넘게 공연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실수나 에피소드가 있을까?

A. 제가 망원경을 한 번 부셨던 적이 있어요. 이게 극 중에서 제가 이렇게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하다가 일어서서 걸어 나가는데 제 치마에 딱 걸려서 떨어졌는데 정말 박살이 났어요. 그런데 노래가 남아있어서 하나하나 깨알같이 주워서 책상에 올려놓으면서 노래를 끝냈죠. 그리고 재판장에 갔는데 그때부터 막 손이 떨리면서 '어떻게 하지? 우리 아버지 망원경을 내가 다 부셨어'라는 생각이 난 들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뒤에 마리아가 아버지에 짐을 싸주거든요. 그때 마리아가 '이건 가지고 가시지 않을 건가요?'라고 말하면서 망원경을 들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망원경이 박살 나서 책상 위에 있잖아요. 사실 그때 '망원경 제가 부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그냥 철면피를 깔고 '이건 안 가지고 가세요?'라고 말하면서 부서진 망원경의 잔해를 들었었죠. 공연은 잘 끝냈는데 커튼콜 때 그걸 부여잡고 울었어요. "미안해 망원경아, 미안해~" 하면서요. 너무 죄송하네요. 시데 레우스 팀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Q. 극 중에 망원경을 바라보는 장면들이 많다. 실제로 보이는 망원경인가

A. 아뇨. 안 보여요. 다 막혀있습니다. (웃음)

Q. 최근에 별을 바라본 적이 있을까

A. 저는 별을 정말 엄청나게 좋아해요. 제가 시골 사람이라 별을 엄청나게 보면서 자라왔었거든요. 반딧불이도 정말 많았어요. 사실 정말 시골이어서 반딧불이가 정말 많았어요. 지금은 정말 귀하고 보기 힘들지만 그때는 그냥 벌레나 다름없어서 파리채로 잡기도 했었어요. 사실 요즘에도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가면서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곤 하거든요. 그런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잘 보이진 않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지금 제가 사는 집이 산 쪽이라서 거실에 누워있으면 별이 딱 하나 보이거든요. 그래서 집에 가서 별을 보면서 잠자리에 들곤 하는 것 같아요.

Q. 만약 갈릴레오 혹은 케플러 중에 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A. 케플러를 맡아보고 싶어요. 케플러가 실제 제 성격이랑 잘 맞거든요. 그리고 케플러 넘버들이 다 신나서 좋아요. 괴짜 같은 면, 순수한 면, 통통 튀고 연구도 즐겁게 하는 친구기 때문에 만약 맡을 수 있다면 케플러가 재밌을 것 같아요. 사실 갈릴레오는 조금 어려운 사람인 것 같거든요. 극적인 부분들에서, 물론 케플러가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케플러가 재밌어 보여서 연습할 때 남장하고 케플러 역할을 해볼까도 장난으로 말하곤 했어요.

Q. 아직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은 어떤 공연이다!' 소개하자면?

A. 일단 우리 공연은 알 수 없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이게 어디서 발생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 따뜻해지는 공연이에요. 처음 대본을 받아서 텍스트로만 읽었을 때는 정말 이과적인 감성이 가득해서 그런가? 되게 학문적이고 딱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하면 할수록 정말 저도 모르는 따뜻함이 생기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갈릴레오와 케플러 두 사람이 아무런 이득이나 이익을 바라지 않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하고 싶은 일에 온 힘을 쏟잖아요. 뭔가에 얽매이지 않고, 목표에 집중하는 그들의 열정과 순수함? 이런 부분들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저에게, 그리고 관객들에게 따뜻함으로 다가오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쫓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거든요. 많은 분들이 공연장에 찾아와, 우리가 만들어내는 '따뜻함' 찾아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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