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1976할란카운티' 조상웅,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
[인터뷰①] '1976할란카운티' 조상웅,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뮤지컬 배우 조상웅이 뮤지컬 '1976할란카운티'를 통해 돌아왔다.
'할란카운티 탄광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에 참여한 조상웅과의 인터뷰

 

 

 

무술감독과 연출가로 활동한 유병은 연출의 첫 극작품 국내 창작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는 영화 <할란 카운티 USA>(1976·감독 바버라 코플)를 모티브 삼아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각색해 제작한 작품이다.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로 통하는 '할란 카운티 탄광촌'을 바탕으로 1974년 켄터키 지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기를 다룬다.

작품은 1976년 미국 노예제도가 폐지된 지 100여 년이 지난 후, 흑인 라일리의 자유를 위해 함께 뉴욕 북부로 떠나는 다니엘의 여정이 담겼다. 그리고 또 다른 지역 미국 중남부 켄터키 주의 광산 마을 할란 카운티에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광산 노조 광부들이 자유와 권리를 외치고 있지만 회사는 잔혹하기만 하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까. 미국 북부로 떠난 다니엘과 라일리는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는 자유와 자신들의 권리, 새로운 세상을 향한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이다. 극 중 '다니엘' 역을 맡은 배우 조상웅과 뮤지컬 <할란 카운티>의 뒷이야기를 비롯해 그의 삶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Q. 반갑다.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자면

A. 반가워요. 올해 37살이 된, 만으로는 35살인 뮤지컬과 연극을 하고 있는 배우 조상웅이라고 합니다.

Q. 연초 부산 공연을 끝마치고 서울 공연을 시작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A. 맞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이렇게 올라갈 수 있게 돼서 정말 감사하고, 뜻깊은 공연이 된 것 같아요. 마지막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정말 최선을 다해서 공연을 하고 있으니깐 꼭 공연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Q.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A. 이번 작품에서 작가 겸 연출을 맡고 있는 유병은 연출가님이 청년 연출가 지원 사업을 통해 뮤지컬 제작에 투자를 받아서 공연을 올리게 됐는데, 저에게 '다니엘'이란 역할을 맡아볼 수 있겠냐고 연락을 해주셔서 참여하게 됐어요.

 

Q. '다니엘' 배역을 맡았다. 다니엘은 어떤 배역일까

 

A. 할란 카운티에서 다니엘은 켄터키 주에 살고 있는 라일리라는 흑인과 함께 살아온 어린 친구죠. 당시 미국 남부는 노예 제도가 남아있었어요.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라일리라는 흑인 노예와 함께 살아왔죠. 다니엘은 성인이 되고,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이었던 라일리와 함께 노예제도가 없는 미국 북부로 떠나게 돼요. 여행을 떠나는 와중에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고 '할란 카운티'라는 마을까지 가게 되죠. 그곳에서 다니엘은 많은 경험을 하게 돼요.

Q. 다니엘에게 있어서 '라일리'라는 존재는? 친구나 아버지 그 이상의 존재였던 것 같은데

A. 맞아요. 다니엘에게 있어서 라일리라는 사람은 '존재의 의의?' 혹은 '가치'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라일리는 다니엘에게 있어서 가족이면서 아버지, 그리고 친구이자 그(다니엘) 자체거든요. 다니엘에게 있어서 라일리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고 그가 없다면 세상 모든 게 없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죠. 그렇기에 다니엘은 라일리는 또 다른 나로 봤을 거라고 생각해요.

Q.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에서 '선택'이 주는 의미가 많았다

A.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있어요. 내가 하게 되는 선택이 옳고 좋은 선택이었는지, 그 반대였는지 모르지만 모두가 '선택'을 하게 되죠. 다니엘에게 있어서 선택이란 '나와 라일리가 이곳에 남아있을까' 아니면 '이곳을 떠나 노예제도가 없는 그곳에서 행복하게 살까' 였어요. 그리고 그는 선택하죠. 이곳을 떠나는걸요. 그것부터가 가장 큰 선택이었고, 다니엘의 인생을 뒤엎게 되는 사건들을 만들게 되죠.

Q. 초연 작품이다. '다니엘'이란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을까

A. 처음 제안이 왔을 때 대본을 바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바로 받았고, 읽었죠. 정말 탄탄한 대본에 다니엘이란 인물도 입체적으로 구성이 잘 되어있더라고요. 음악도 바로 받아서 들어봤는데 대본과 정말 잘 어울렸어요.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이었기 때문에 더 좋았던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이건 다 어려운 것 같아요. 초연은 초연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재연도 재연 나름대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죠. 저는 배역을 맡고, 그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부분들에 있어서 하나의 '배역'을 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친한 친구를 만난다고 생각을 하고 접근해나가요. 그렇다 보니 저랑 닮은 적도 많고, 이 배역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부분들을 캐치하기도 하죠. 이런 부분들은 제 개인적인 부분들인데, 이외에도 일단 작가의 의도와 작품에서 주는 메시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어떻게 표현할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고 있어요. 초연, 재연할 것 없이 모든 작품에서 이런 방식으로 캐릭터를 구성해나가고 있고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매 작품에서 매번 공부하고 실패도 하면서 쌓아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Q. 극 중에서 다니엘이 주인 집의 논을 태운다

 

A. 사실 텍스트 상에선 자세하게 어떻게 왜 불을 태웠다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요. 자세하게 설명되지는 않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오해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어떠한 오해가 있었고 어린 다니엘은 그걸 감당할 수 없었던 거죠. 그리고 라일리는 그런 다니엘을 이해했기 때문에 모든 걸 감싸줬던 게 아닐까 싶어요. 어린 나이의 다니엘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라일리는 모든 걸 알고 있었겠죠. 그렇기 때문에 그를 사랑으로 감싸줬었을 것 같아요.

Q. 커튼콜 때 수화에 대해서도 묻는 관객들이 많았다

A. 작품을 보면 아시게 되겠지만, 극 중에서 라일리와 수화로 대화를 해요. 그 부분을 캐치하시면 잘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화로 노래하고 있는 거죠. 사실은 '우리 살아갈 세상, 정의로운 세상'이라고 노래를 하는데, '새로운 세상, 차별이 없는, 억울함 없는' 그 메시지 그대로를 노래해요. 공연 중간중간 라일리와 수화로 대화를 하는데, 마지막까지 이걸 이어가보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커튼콜 때까지 수화로 같이 노래한 것 같아요. 딱히 특별하게 이걸 더 멋있게 표현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Q. 다니엘 역할을 맡은 배우가 세명이다. 나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A. 사실 다 다른 매력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두 분이 다 형님들이신데, 형들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모두가 극 중 '다니엘'을 만들어나가고 연기를 하면서 많은 부분들을 공유했고 만들어 나갔어요. 우리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걸 공유하고 만들었지만 살아왔던 삶에서 시작해서 생각, 연기 등 모든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다 같지만 다른 '다니엘'이 됐죠.

Q. 공연 중에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인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A.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정말로 제가 올라가는 모든 무대가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거든요. 부족함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어딘가엔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런 부분들이 최대한 드러나지 않게 정말 최선을 다해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공연을 잘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특별하게 실수를 한다거나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Q. 내가 생각하는 우리 작품 뮤지컬 <1976 할란 카운티>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장면, 혹은 넘버가 있다면?

 

A. 사실 우리 공연이 처음부터 엔딩까지 모든 넘버들이 다 좋아요. 장면과 장면이 이어지는 노래에서부터 듣고만 있어도 심장박동 수가 절로 뛰게 만드는 노래까지 정말 다양하거든요. 준비과정에서부터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수정하고 만들어왔기 때문에 정말 뺄 수 없는 것 같아요. 노래가 좋아서 관객들이 모든 장면에서 감정을 이입할 수 있죠. 그래도 꼽아보자면 1막 엔딩곡을 가장 좋아해요. '우리 살아갈 세상'이라는 곡이거든요. 마지막에 커튼콜 때도 나오는 곡인데, 이게 모두가 하나 되어서 각자의 이야기를 말하거든요. 우리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가장 정확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곡인 것 같아요. 제가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캣츠> <오페라의 유령> 중에서 세 작품을 했었거든요. 이 작품들 모두 정말 멋진 곡들이 담겨있잖아요. 이 작품들의 넘버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돼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Q. 다니엘을 제외하고 어떤 역할을 맡아보고 싶나

A. 만약 우리 작품이 계속해서 올라간다면 존이라는 역할을 해보고 싶기는 해요. 몇 년이 지난 후에요. 할란 카운티는 잘 될 작품이니까 몇 년 뒤엔 하겠죠?

Q. 왜 존일까

A. 일단, 애절한 사랑을 하고, 사랑과 일 사이에서 갈등하는 캐릭터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존 역할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진중하게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우리 작품은 모두가 다 주인공이면서 앙상블이거든요. 캐릭터들 모두가 다 힘 있고,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다 매력적인 것 같아요.

Q. 아직까지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1967 할란 카운티>를 소개하자면?

A. 모든 뮤지컬이 다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그날 공연을 하는 배우들의 컨디션에 따라 공연에 다가가는 느낌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개인 취향일 수도 있고, 호불호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런 부분들을 떠나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우리 작품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부분들에서부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떻게 살아나가고 후회하고, 기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얻어 갈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들을 찾아보시는 재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음악도 좋고 단체로 부르는 넘버들도 너무 좋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공연을 꼭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