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호선세입자' 강민정·김성준, "사람냄새 나는 배우 되고파"
[인터뷰] '2호선세입자' 강민정·김성준, "사람냄새 나는 배우 되고파"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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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을 통해 성공한 웹툰의 공연문화계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연극 <2호선 세입자>는 동명 원작의 작품을 그대로 무대 위로 가져온 창작연극이다. 앞서 <옥탑방고양이>, <트루웨스트>, <나쁜자석>, <라카지> 등 다양한 작품의 제작을 맡아온 제작사 레드앤블루가 양지모 연출과 손 잡은 작품으로, 바쁘고 각박한 현대 사회를 배경으로, 각자의 사연을 지닌 채 2호선 열차에 숨어사는 세입자들과 그들을 쫓아내야만 하는 계약직 역무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명 웹툰은 정은경, 여원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들었으며, 원작 <2호선세입자>는 로맨틱 휴먼 드라마라는 따뜻한 소재로 평점 9.9점을 달성한 바 있다.

3월 15일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 연극 <2호선세입자>에 주인공 이호선과 성내 역을 맡은 두 배우 강민정과 김성준을 만나 이번 연극에 참여하게된 계기에서부터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Q. 반갑다.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하자면

강민정(이하 '강')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2호선 세입자>에서 성내 역할을 맡고 있는 배우 강민정이라고 합니다.

김성준(이하 '김') : 안녕하세요. 저는 시청역을 맡고 있는 김성준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Q. 이번 작품은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김 : 사실 저희는 회사에서 먼저 연락을 받았어요. 우리한테 어울리는 배역이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연락을 받고 대본을 받아서 보게 됐죠. 대본을 보니까 '재밌겠다'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 작품을 하겠다고 말한 것 같아요.

강 : 저도 회사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사실 공연이 올라가기 전에 낭독 글처럼 올리기도 했던 작품이었거든요. 그때부터 참여했던 게 지금 공연까지 온 것 같아요.

Q. 맡은 배역에 만족하고 있나.

김, 강 : 당연하죠, 네. 만족하고 있습니다.(웃음)

Q. 연극 <2호선 세입자> 어떤 작품일까

김 : 우리 작품은 일단 지하철에 사람들이 몰래 숨어 산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거든요. 약간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죠. 그런데 그 안에 있는 내용이나 인물들의 이야기, 사연은 현실적이기도 하고 주변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우리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판타지가 섞여있긴 하지만 모든 관객분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웃고 울수 있는 연극인 것 같습니다.

Q. 맡은 배역에 대해 소개하자면

김 : 제가 맡은 배역의 이름은 이호선이에요. 그런데 이제 현실에서 지하철이라는 특별한 공간에 가서는 '시청'이 되죠. 제가 맡은 이호선은 정직원이 되고 싶어 하는 청년이에요. 인턴으로 입사해서 정직원이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죠. 그런 그에게 정직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와요. 지하철에 사람들이 살고 있던 거죠. 처음엔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노력하는데 차츰 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이해하게 돼요.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가면을 쓰지 않고 다가가 그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인 것 같아요.

강 : 저는 성내라는 이름의 배역을 맡았어요. 사실 지금 성내역이 잠실나루역으로 바뀌었거든요. 그런데도 제가 맡은 성내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 살고 있죠. 성내역일 당시에 남자친구를 사고로 잃게 돼서 지하철에서 떠나지 못하고 세 들어서 살고 있는 친구입니다.

Q.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무대 위로 옮기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강 :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맡은 배역의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중점을 두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러한 경험을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으니까 표현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게 해야 된다는 게 저에게 부담감이 됐었고, 어려웠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Q. 이호선이라는 배역은 현실에서의 이호선과 열차 속 시청, 다른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떤 역에 감정이입이 더 많이 되나

김 : 제 개인적으로는 이호선일때가 조금 더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웃음) 아무래도 저 또한 인생을 살아오면서 꿈을 꾸고, 무언갈 이루고, 실패도 경험하고, 아파했던 만큼 이호선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더 잘 다가갈 수 있었거든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기분도 알고,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이호선에 조금 더 공감이 갔던 것 같아요.

Q. <2호선 세입자>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 있다면?

김 : 저는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제일 마지막 엔딩 장면이에요. 성내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극복해내는 장면이죠. '한 걸음'이라는 말이 나오거든요. 누군가에겐 단순한 한 걸음일 수 있어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큰' 한 걸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이 장면을 할 때마다 저 자신에게도 용기를 주고받는 기분을 느끼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장면은 절대 놓쳐선 안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강 : 일단 우리 공연에 나오는 모든 여섯 명의 배우들이 다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거든요. 모두 다 각각의 매력들이 정말 많이 있기 때문에 공연을 보러 오셔서 그런 매력들을 찾아 나가는 게 또 다른 묘미일 것 같아요. 여기에 이게 무대가 한정된 공간이다 보니까 등장하는 데 있어서 기상천외하게 숨어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도 우리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인 것 같아요.

 

Q. 공연 중 실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을까

김, 강 : 사실 저희가 실수를 잘 안 하는 편이라서 기억에 남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김 : 아, 이건 에피소드가 아니고 장난인데 초반부에 성내가 전철에서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네가 성내 역할 뒤에 있거든요. 거기서 성내가 나가려고 하면 발목을 붙잡아요. 그러면 성내는 공연을 이어나가려고 어떻게든 안간힘을 쓰죠.

강 : 아, 맞아요. 이게 제가 나가야 되는데 발목을 붙잡은 거예요. 그런데 웃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막 발을 차고 나가려고 막 움직였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희가 진짜 실수가 없어서 이런 거 빼고는 뭐가 없는 것 같아요. 저희가 리허설을 정말 엄청나게 많이 했었거든요(웃음)

Q. 원작을 봤던 관객들이 현장을 찾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김 : 원작 웹툰이 연극이라는 장르로 변화하는 데 있어서 준비해야 될 것도 많았고 장면을 수정하거나 없애야 된 느 부분들도 있었다. 그래도 원작에 가깝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 무대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많이 준비를 했기 때문에 만약 원작 웹툰을 봤던 분이라면 공연을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 원작에서 나왔던 부분과 처음 보는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Q. 앞으로 <2호선 세입자>를 보러 올 관객들에게, 우리 공연은 어떤 공연이다 소개하자면?

강 : 우리 공연은 한마디로 하자면 <따뜻한 공연>라고 말하고 싶어요. 공연이 끝나고 암전이되면 역장의 멘트가 나오거든요? 그 멘트를 들어보시면 제가 왜 우리 공연이 <따뜻한 공연>인지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거예요. 힐링하고 싶은 분들은 꼭 와서 공연을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만약 다른 배역을 맡는다면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강 : 저는 사실 연출가님한테도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거든요. 극 중에 '구의'라는 할아버지가 있어요. 이 캐릭터를 할머니로 바꿔서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질문이죠. 부정이 아닌 모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가 좀 더 따뜻하고 세밀하게 풀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구의 할머니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해보고 싶습니다.

김 : 저는 역장처럼 약간 반전도 있고 이중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또 시키면 나쁜 역할도 잘하거든요(웃음)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김 : 제가 생각하고 있는 건 조금 특이할 수도 있는데, 배우로서 인지하는 게 아니라 제가 맡은 배역으로 기억되고 싶거든요. 이게 뭐냐 하면 제가 A라는 배역을 맡았으면 공연을 본 관객분들이 '김성준 배우 잘한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 '어 저 사람이 김성준이었어, A가 김성준이야'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그만큼 배역을 잘 소화하고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그런 배우요.

강 : 저도 김성준 배우랑 어느 정도 비슷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만의 아이덴티티를 꼽아보자면 '사람 냄새'라는 배우가 되고 싶네요. 제가 나오는 공연을 보고 아 저런 사람도 존재할 수 있구나라는 걸, 그래서 그냥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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