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설] 직장의 신-제13화 놀란 선배의 나체
[기업소설] 직장의 신-제13화 놀란 선배의 나체
  • 이상우
  • 승인 2019.0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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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지 앞에 서있는 남자는 뜻밖에도 여영진이였다. 박민수와 입사 동기로 입사하자마자 연수를 핑계로 미국 유학을 가서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남자였다. 행동이 빨라 동기생들을 앞질러 승진, 유학을 따내 별명이 번개였다.
조민지는 얼마 전 박민지와 함께 치맥 홀에서 술 한 잔을 함께한 일이 있었다. 그 때 조민지가 느낀 것은 깔끔하고 눈치가 빠른 남자였다는 것이다.
인물도 동기생 중에는 가장 출중했다. 키가 크고 얼굴이 준수해서 여자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았다.
“여영진 선배.”
조민지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반가워했다.
“여긴 박민수 단골집인데 혼자 왔어요?”
조민지는 박민수라는 밀에 눈이 번쩍 뜨였다. 그러나 곧 자기가 박민수라는 이름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표정을 감추었다.
“박 선배 얘기는 빼고 우리끼리 한잔해요.”
“우리끼리?”
여영진이 잠깐 주춤하는듯했으나 곧 활짝 웃었다.
“콜. 여기 말고 내가 좋은 곳을 알고 있는데 그리로 가요.”
여영진이 조민수의 소매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주차장으로 갔다.
“타요.”
여영진이 자동차 문을 열어주었다. 서양 남자들이 여자에게 하는 매너였다. 조민지는 운전석 옆자리에 타면서 자리가 엄청 넓고 아늑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게 고급차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차네요. 이 차 이름이 뭐에요?”
“내가 미국 유학 때 쓰던 것을 가져 왔는데, 기름만 엄청 들고 별로예요. 그래도 족보는 링컨 콘티넨탈입니다.”
자동차는 스키를 타듯 미끄러지며 밤길을 달렸다.
조민지는 여영진이 안내하는 대로 강남의 어느 23층 빌딩 옥상으로 갔다. 조민지는 홀에 들어서자 눈이 둥그레졌다. 사방의 벽과 천장에까지 비친 조명이 눈을 부시게 했다. 지구 북쪽 극지에서 보는 오로라 같은 환상적인 분위기가 흘렀다. 강렬한 조명이 비치는 조그만 무대에서는 60년대 풍의 재즈가 연주되고 있었다.
“여 박사님 오셨군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여느 카페와는 달리 나비넥타이를 맨 고풍스러운 검정색 유니폼의 웨이터가 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구석자리로 안내했다.
“여기 자주 오시나 봐요. 분위기가 특별하네요.”
“내가 공부하던 클리블랜드 교외에 있던 카페와 분위기가 꼭 같아요. 우연히 친구들과 왔다가 발견했지요. 특별한 손님만 모시고 오는 장소입니다.”
“제가 특별한 손님인가요? 영광입니다.”
여영진이 계속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했다. 말할 때마다 보이는 희고 잔잔한 아랫니가 예뻤다. 작고 얇은 입술도 여자처럼 붉은 색깔이 선명했다. 귀공자 같다고나 할까.
“술은 뭘로 할까요. 여기 좋은 와인이 있는데...”
“그냥 맥주로 해요. 저는 치맥이 제일 좋던걸요.”
“아, 치맥 나도 좋아합니다.”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치어스를 외치며 맥주잔을 부딪쳤다. 재즈 음악이 워낙 정열적으로 흐느끼는 바람에 그들의 치어스는 옆자리까지 들리지는 않았다.
아마도 다섯 잔 정도를 잔을 바꿔가며 마신 뒤에 조민지가 궁금하던 것을 물었다.
“여 선배, 사귀는 사람 있어요?”
“없어요. 아니 아는 여자는 많지만 사귀는 것 같은 서툰 짓은 안 해요.”
“서툰 짓이라뇨?”
“아, 실언, 실언.”
조민지는 박민수 때문에 우울하던 기분이 어느새 싹 가셨다. 술기운이 전신을 휘감기 시작했다 기분이 점점 좋아졌다. 시간이 더 흐르자 천천히 움직이는 롤러코스트를 탄 것 같았다. 맥주 몇 병을 마셨는지 숫자를 잊어버릴 때쯤이었다.
“나가서 춤 출가요?”
여영진이 조민지의 손을 잡았다. 따듯했다. 아니 촉촉했다.
“저 춤 못 춰요.”
그러나 조민지는 손을 뿌리치지는 않았다.
“그럼 우리 다른 장소로 옮겨요.”
여영진이 잡은 조민지의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갔다.
“차타요.”
여영진이 링컨 컨티넨탈 문을 열었다.
“음주 운전 하시려고요?”
“나는 술 마시면 운전을 더 잘 한답니다.”
비틀거리던 조민지는 폭신한 시트에 안자마자 깜박 정신을 잃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조민지가 정신을 처린 곳은 낯선 실내였다.
‘여기가 어디야? 분명 우리 집은 아닌데...’
조민지가 일어나려고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맥주에 그렇게 취하기는 일생 처음이었다. 사방을 둘러보았다. 깨끗하고 기분 좋은 침대 시트와 부드러운 베개가 만져졌다. 하얀 벽에는 남자의 바지가 걸려있었다. 침대 옆의 가죽 소파에는 남자의 셔츠와 팬티, 셔츠 등이 흩어져 있었다.
‘아니 여기가?’
그제야 그 곳이 여영진의 오피스텔이라는 것을 알았다. 조민지는 먼저 자기 몸을 살펴보았다. 겉옷이 벗겨지고 팬티와 브래지어만 걸쳐 있었다.
깜작 놀라 아랫배를 만져 보았다. 더 밑으로 손이 내려갔다. 까칠한 음모가 만져졌다. 더 밑으로 손이 내려갔다. 그러나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 같았다.
사방을 다시 둘러보았다.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렸다. 여영진이 샤워를 한다고 생각했다. 조민지는 지금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일어나려고해도 몸이 말을 안 들었다.
‘천하의 조민지가 이 무슨 망신이야!’
그때였다. 욕실 문이 덜컥 열리고 벌거벗은 남자가 불쑥 나왔다. 여영진 선배였다.
벌거벗은 그의 탄탄한 몸 한 가운데는 남성의 심벌이 우람하게 우뚝 서있었다.
발기된 상태라서 엄청나게 커 보였다.
“윽!”
조민지가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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