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배우 홍지희 "초연 작품의 좋은점? 내가 첫 얼굴이 된다는 것"
[인터뷰 ①] 배우 홍지희 "초연 작품의 좋은점? 내가 첫 얼굴이 된다는 것"
  • 조나단 기자
  • 승인 2019.0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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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3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2월 10일 마지막 공연을 가지는 뮤지컬 '뱀파이어아더'
창작뮤지컬 '뱀파이어아더'에 출연중인 뮤지컬 배우 홍지희를 만나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작품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본이 조금 수정될 수 있다면, 존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비밀을 감춘 캐릭터는 언제나 매력적이잖아요." 극 중 아더와 존 역할을 맡아 볼 수 있다면 하고싶은 배역에 대한 질문에 배우 홍지희는 이렇게 답했다.

뮤지컬 배우 홍지희는 어느덧 데뷔 9년 차 배우가 됐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시작으로 매년 쉬지 않고 무대 위에 오르고 있는 그녀는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난후 '팔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하고 감사하다는 그를 만났다. 작품 속 이미지와는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던 배우 홍지희를 만났다.

11월 말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3개월을 쉬지 않고 달려온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가 마지막 종착점까지 일주일이 남았다. 창작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는 송곳니도 나지 않고 날지도 못하는 뱀파이어 '아더'의 이야기다. 아더는 집사 '존'과 저택에서 살아오고 있는데, 그리고 어느 날 집으로 침입한 떠돌이 소녀 '엠마'를 만나면서 그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뱀파이어로 변해가는 아더와 아더를 바라보는 엠마와 존이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담겼으며, 뱀파이어 아더 역에 오종혁, 기세중, 이휘종 집사 존 역의 김수용, 윤석원 정민, 떠돌이 소녀 엠마 역에는 유주혜와 홍지희 배우가 맡았다.

 

 

▲ 반갑다. 우선 자기소개를 하자면

- 안녕하세요. 저는 홍지희입니다. 올해로 뮤지컬 데뷔한 지 9년 정도 됐고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배우입니다.

▲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 이번 작품 캐스팅 계기가 있다면

- 우선 캐스팅은 음악감독님이신 양주인 음악감독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셨었어요. 이번 작품을 맡은 김동연 연출님이랑 두 분 다 7년 전 <커피프린스 1호점>이라는 뮤지컬을 초연 때같이 올렸었거든요. 그때 이후로 작품으로 뵌 적이 없었는데 두 분께서 연락을 주셔서 하게 됐습니다. 두 분 모두 제가 신뢰를 하고 있는 분이기도 했고 스케줄도 맞아서 대본을 받아서 보고 참여했어요.

▲ 이번 작품에서 맡은 배역은?

- '엠마'라는 인물은 어린 소녀에요. 대사에도 나오지만, 런던 길거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이는 어리지만 거친 환경에서 고생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세상 물정에 대해서 빠삭하게 알고 있는 아이죠. 제가 개인적으로 해석한 부분에서는 어떤 상황이 들이닥쳤을 때 그걸 비관하기보다는 헤쳐나가려고 하는 씩씩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준비 과정 중 참고했던 작품이나, 오마주한 것이 있나

- 딱히 오마주를 하거나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사실 처음 대본을 받고 캐릭터 해석을 하는 과정이 쉽지가 않았었거든요. 왜냐하면 이 엠마라는 캐릭터가 1시간 35분이라는 시간 안에 모든 걸 보여주기에는 기본적으로 전달해야 진행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다 보니까. 한 넘버로 모든 스토리를 담기 어려워서, 처음 캐릭터 해석을 시작했을 때, 어떤 작품의 캐릭터를 참고하기보다는 제 방식대로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 같아요.

▲ 어떤 방식인가

- 저는 그 캐릭터가 살아온 것처럼 일기를 쓰면서 캐릭터를 잡아가요. 그걸 홍지희라는 사람의 시점으로 보면서 2차적으로 또 생각을 하는거에요. 그런데 제가 본 캐릭터는 너무 한없이 암울해지고, 생각했던 대로 캐릭터를 잡으면 뒤에 가서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많아지겠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나로 접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어린 소녀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렇게 초점을 잡아보고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아 그러고 보니 참고 했던 캐릭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를 만들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게 당차고 똘똘한 캐릭터, 그리고 배경이 영국이잖아요. 그래서 <해리 포터>를 떠올렸던 것 같아요. 거기서 헤르미온느라는 친구가 당차고 똑 부러지거든요. 물론 엠마처럼 거친 환경에서 자라온 아이는 아니지만, 자기 할 말 딱딱하고 그러는 부분들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그런 소녀들의 이미지를 많이 떠올렸던 것 같아요.

▲ 창작 작품은 어렵고 힘들다. 힘들었던 점이 많았을 것 같다.

- 저는 장단점이 다 있는 것 같아요. 꼭 초연이라고 해서 더 힘들다. 재연, 삼연이라 해서 덜 힘들기보다는 초연 작품을 함으로써 있는 장점이 분명 있고, 단점이라기보단 힘든 부분이 있죠. 사실 초연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어요. 더 어렸을 때 초연 작품을 많이 만났죠. 그래서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어요. 사실 어떤 작품을 해도 쉬운 건 아니잖아요.(웃음) 그래도 손꼽아보자면 이번 작품에서 아쉬웠던 점은 시간이 부족했던 점인 거 같아요. 이게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었어요. 지금도 모든 배우들이 최선을 다해 공연을 하고 있지만 연습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어요. 그래도 모두들 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지금 결과물을 생각했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초연은 당연히 힘들지만 이 캐릭터를 관객분들한테 인사시키는 첫 얼굴이 되기도 하니까. 이런 장점도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 <뱀파이어 아더>에서 이 장면, 이 곡이 좋았다

- 저는 여러 작품을 맡아오면서 '딱 이거다'라는 넘버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날 기분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좋아하는, 좋았던 곡이 달랐었거든요. 저는 아더랑 엠마가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지만 서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이게 아이러니하지만, 정말 다른 환경이지만 혼자서 커왔던 점이 하나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둘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친해지는 장면이 'ABCDEF'라는 넘버를 부르는 장면에서 둘 사이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이어서 아더가 엠마에게 그림도구들을 선물해주고, 그림을 그려주는 엠마가 아더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이 장면이 저희 작품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 같아요. 그래서 앞서 말한 넘버와 이어지는 장면을 많이 좋아하고 있어요.

▲ 첫 공연, 프리뷰 때 보고 최근에 다시 봤다. 디테일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다.

- 저나 다른 배우들 스태프분들 모두 공연에 대한 생각이 나 고민들을 놓지 않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어떤 장면에서 '이렇게 해야지' 또 다른 장면에서 '저렇게 해야지'라고 계산하기보다는 공연을 하면서 저절로 생기는 것들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프리뷰 때는 조명이나 테크적인 부분들에 신경을 많이 써서 그런 부분들에서 문제도 생기고 어색했는데, 지금은 드라마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구나', '이런 표정 이런 말 한마디를 더 할 수 있겠구나'라는 걸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러닝타임이나 극에 큰 해가 끼치지 않는 선에서 캐릭터의 이야기를 조금 더 만들었던 것 같아요.

▲ 기억에 남는 실수 혹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 보셨을지 모르겠는데, 일단 제 공연은 아니었고, 제 실수도 아닌데, 저희 총 첫 공연을 했을 때 '아더'의 관이 떨어졌었어요. 첫 공이니까 배우들이 모두 다 모여서 모니터 중이었는데, 관이 떨어지니까 서로 부여잡고 어떡하지 공연을 중단해야 되나 오만가지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이 지났는데 지금까지 제일 인상 깊게 남는 것 같아요.

▲ 극 중 아더는 대사나 넘버에서 엠마를 이성으로 생각하는 넘버가 있다. 엠마는 그런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엠마가 생각하는 아더는?

- 저는 사실 엠마와 아더와의 관계가 '남녀 이성 간의 사랑이다', '프렌드십, 완전한 우정이다'라고 선을 그어서 규정하고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저도 처음에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고 연출님, 다른 배우분들이랑 상의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연출님이 "이러한 행동들이 둘의 멜로로 보이기보다는 아더의 성장기가 가장 큰 이야기다. 존과 함께 살아왔던 아더가 뱀파이어가 아닌 것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졌으면 좋겠다"라고 하셔서 모두가 동의했었거든요. 그래서 둘의 멜로가 찐하게 보이기보단 애매모호한 사랑과 우정 그사이 어느 부분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 엔딩, 어떻게 생각하나

- 저는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하고 있어요. 저는 100%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초연 작품이다 보니까 대본이 많이 수정됐었거든요. 에필로그가 있는 대본도 있었고, 이게 버전이 많았었어요. 제가 처음 받은 대본은 에필로그가 있는 대본이었어요. 지금은 다른 대본이지만 처음 봤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어서, 저는 그 에필로그를 생각하면서 공연을 하고 있어요.

▲ 두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 현실적으로 당연히 힘들었겠지만, 저희 작품 자체가 현실적이지는 않잖아요. 생활력 강한 엠마가 아더를 키우면서 쉽지 않겠지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왜냐면 둘이 어린 나이에 너무 응당해야 하는 경험들을 못하고 갇혀서 산 아더도 안타깝고, 사람들과 교류도 없이 상처받고 자란 엠마도 안타깝거든요. 그래서 서로 잘 의지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 만약 아더나 존 역할을 맡을 수 있다면, 어떤 배역을 맡아보고 싶나.

- 꼭 지금 대본이어야 돼요? 만약에 조금 더 발전시킬 수 있다면, 존이라는 배역이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캐릭터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바뀌면 좋을 텐데라는 마음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까지 수정할 수 있다면, 존이라는 캐릭터가 배우로서 재밌을 거 같아요. 되게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어쨌든 비밀을 감춘 캐릭터는 매력적이잖아요.

 

 

이어서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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