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주식 투자’ 신용융자 잔액 10조원 육박
‘빚 내서 주식 투자’ 신용융자 잔액 10조원 육박
  • 양가을 기자
  • 승인 2019.0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위험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5일 기준 9조81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3601억원(3.8%)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30일(9조8477억원) 이후 최대치다.  이달 들어서만(1일~25일) 4106억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회사와 고객 사이의 사전약정에 따라 증권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고객은 일정한 증거금(證據金)이나 그 대용의 증권을 담보로 제공하면 증권회사로부터 대금을 융자받아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투자 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서 차금결제(差金決濟)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 자기 돈 없이도 주식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주가가 내리면 크게 낭패를 볼 수 있다.  증권사에 갚아야 할 원금ㆍ이자에 변함이 없다. 주가 손실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고에 빠질 수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이자율이 높다.  28일 기준 평균 연 9.05%(대출 기간 6개월 이상 기준)에 이른다. 같은 담보대출인데도 주택담보대출보다 이자율이 높다.

이처럼 위험한 투자가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주식을 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아 자칫 깡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주가가 빠지면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금을 회수하면서 원금 보전에 나서고, 결국 깡통계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2177.30으로 마감했다. 하루 전보다 0.43포인트(0.02%) 하락하긴 했지만 이달 초 2000선이 무너졌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2100선을 넘어 2200선을 노리는 중이다.

주가가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했지만 신용거래융자가 위험한 투자란 사실은 변함없다. 연 9%대 평균 이자율을 고려한다면 1년 동안 10% 이상 주가가 올라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빚 투자’에 나선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국내 증시 전망은 밝을까. 의견은 분분하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 협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중국의 경제 부양 정책 발표 등이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면서 “(국내 증시의) 개선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당분간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이슈로 인해 중국을 무작정 밀어붙이기 어려운 상황이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의회 예산 합의 불발로 인한 일시 업무 정지)’ 타협 소식도 트럼프 정부가 여러 이슈를 극단으로 치닫게 할 상황이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1월 한국증시는 글로벌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진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월 국내 증시 상승은 국내 요인보다는 세계 위험 자산 선호 영향이 컸다”며 “신흥국 투자 심리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지수 상승세를 뒷받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월 이후는 증시상황을 장담하기 어렵다.  글로벌 경제흐름이 매우 나쁘다는 지적이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 브렉시트 시행, 중국의 경기부양 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 3월부터는 미국 부채 한도 협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시행, 중국 경기 부양책의 강도 등 미봉책으로 (시장을) 달래왔던 이슈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며 “이런 변수들이 어떻게 결론지어지는지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불거질 소지가 다분하다”고 예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