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한국 경제, 특단의 대책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
[이원두 경제비평] "한국 경제, 특단의 대책 없이는 살아남기 어렵다"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걱정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섰다. 수출주도형 우리경제 기관차 앞에 빨간 불이, 그것도 두개나 켜졌다.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 수출이 올 1월중에만 무려 29%나 감소했고 주력 시장인 대중국 수출 역시 22%나 줄어들었다. 중국 경제성장이 1%포인트 줄면 우리경제 성장도 0.5%포인트 떨어질 정도로 비중이 높다.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와 수출 시장의 비중이 27%나 되는 중국시장의 저조는 바로 우리경제에 대한 직격탄이 된다. 정부가 서둘러 산업부 장관 주재로 각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관민 합동수출전략회의를 연 배경이다.

작년 경제성장률을 본다면 수치상으로는  당초 목표를 달성한 것이기 때문에 결코 비관적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3%에서 하향 조정한 목표치 2‧7%성장을 달성한 원동력이 민간부문이 견인한 것이 아니라 재정을 집중 투여해서 이룬 것이어서 건강한 성장이라고 보기에는 민망한 구석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런 유형의 성장도 기대하기가 녹록하지 않다. 미중간의 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의 성장률 하강, 영국의 블렉시트 연착륙 여부 등 외부적 여건은 결코 우호적인 것이 못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울 세계 경제성장률을 3‧7%에서 국제통화기금이 전망한 대로 3‧5%로 내린 이유다. 민간 연구소 관계자에 따라서는 우리경제성장률을 정부(2‧8%)와 한국은행(2‧6%)과 달리 2‧5%까지 낮추어 전망하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국내 여건도 해외요인 못지않다. 시각에 따라서는 더욱 더 부정적이다. 최저임금 탄력 근로제 등으로 규모가 영세한 기업일수록 타격이 심하다. 새해 들어 정부는 ‘혁신성장’으로 구호를 바꾸고 정부관계자가 빈번하게 기업현장을 찾고 있는 등 일단 분위기는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곧바로 기업 활성화나 환경 개선과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안고 있다. 이는 정부가 주창하는 ‘혁신성장’의 핵심, 다시 말하면 정부가 말하는 혁신의 실체가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원인이 있다.

반도체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30조원을 투자한 평택 공장은 송전선 갈등으로 인해 지금 당장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공사기간은 당초 계획보다 6년이나 늦어지고 있다. LG화학의 나주 R&D센터나 신세계의 하남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 역시 지역주민의 반발로 지연되거나 취소되었다, 대기업 공장이나 시설 증설에 지역주민이 반발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나오면 조금 손해 보더라도 수용하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도리다. 그러나 우리나의 경우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나 밀양 송전탑, 성주 사드 기지 문제 등에서 불수 있듯이 지역주민을 뒤에서 들쑤시고 있는 강성 그룹의 존재가 문제다. 이들은 문제를 확산시키는 것만이 목적일 뿐 국가 경제나 사회 전반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는 세력이다. 여기세 강성노조가 상황에 따라 무임승차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평택과 나주 등지의 주민갈등이 반드시 외부세력과 연계되었다는 것은 아닐지라도 우리 경제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정부의 그랜드 디자인대로 복지를 실행 할 수 있으려면 우선 뒤에서 분란을 들쑤시는 보이지 않는 손부터 경계해야 한다. 분규 요인이나 이해가 상반하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강성세력을 잠재우려면 우선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부터 대담하게 풀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현 상황에서는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대통령과 장관이 기업의 애로를 듣자고 현장 방문, 타운 미팅을 갖는 데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 경영의 올가미가 될 수 있는 상법개정에 힘을 쏟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한쪽에서는 임금피크 제를 친 노동 방향으로 바꿀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딘가가 잘 못 되어 있다는 뜻이다.

경제는 구호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힘‧―기술과 자본 그리고 노동력의 품질에 따라 좌우된다. 지금 우리는 과연 기술과 자본 노동력 품질 향상에 얼마만큼의 관심과 투자를 하고 있는가? 올 경제를 이에 대한 해답을 지금 준비하고 있음을 모든 경제 주체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