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경제비평] 세계 완성차 업계 덮친 삼각 쓰나미
[이원두 경제비평] 세계 완성차 업계 덮친 삼각 쓰나미
  • 최남일
  • 승인 2018.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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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vs이용, CO²프리, 미중 관세전쟁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미래 차 기술을 앞세워 부진 만회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동남아의 공유차 서비스 업체 그랩과 투자계약을 추진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 이튿날 중국 공략의 새 전략을 발표한 것이다.

비단 현대차뿐이 아니다. 일본의 혼다 역시 미국에서 생산하던 고급 SUV를 중국에서 생산하기로 방침을 바꾸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해 중국 부과할 4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은 사드 후유증과 중국 시장이 SUV로의 급격한 전환을 읽지 못한 데 원인 있다.

이처럼 한국과 일본차가 중국 공략에 주력하는 것은 미국과 함께 세계 2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중국에서의 성패가 바로 회사 운명과 직결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유럽 지역과는 달리 중국시장은 아직까지 CO²프리 정책을 도입하지 않은 것도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영국 프랑스에 이어 스페인도 2040년까지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국내 판매 금지 방침을 밝혔다. 이는 온난화가스를 줄이기 위한 정책적 선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자동차는 3대 시장 가운데 하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위기를 맞는다. 각국 자동차 업체가 전기자동차와 수소 차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가 지난 번 런던에서 수소차 넥쏘를 성공적인 시험 운행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기차든 수수차든 아직은 정부 보조금 규모에 따라 경쟁력이 갈릴 수 있는 약점이 있다. 3만 5천 달러(3천 800만~ 3천 900만원)나 되는 테슬라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으면 2천만 원대로 가격이 낮아진다. 현대의 넥쏘는 7천만 원 안팎으로서 보조금을 받더라도 4천 만 원이 넘는다. 기술력 향상과 양산 체제가 갖추어진다면 가격이 낮아 질수도 있으나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 적어도 유럽이 가솔린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2040년까지 가격 경쟁력 확보여부가 완성차 메이커 운명의 갈림길이 된다고 보아 틀리지 않는다.

이 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시장의 성격, 소비 동향이 근본적으로 바뀔 개연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개인 소유에서 다중의 이용으로 소비취향이 바꾸려는 새로운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 쉐어링에서 한 걸음 더 진보한 라이드 쉐어링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장을 선 것은 미국의 라이드 쉐어링과 카 쉐어링의 대표기업인 리프트와 지프카 등이 지난 달 전 미국 35개 도시에서 ‘당신 차를 버려라’(Ditch Your Car)캠페인을 시작, 저변 학장에 나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리프트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북미 지역에서 25만명이 라이드 쉐어링 서비스를 받은 것이 이번 캠페인의 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른바 일종의 ‘창조적 파괴’에 직면한 전미 자동차 딜러 협회(NADA)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미국 20개 도시에서 라이드 쉐어링을 이용한 경우 연간 평균 비용이 2만 118달러인데 반해 자기용을 소유한 경우에는 연간 1만 49달러밖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기차, 수소차등 신기술 자동차 개발과 함께 라이드 쉐어링에 대응하는 것 역시 완성차 메이커의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 것이다. 소비시장의 성향이 바뀌면 판매 전략도 바꿔야 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 GM이 한 달에 1800달로만 내면 고급 캐딜락을 연간 18회까지 마음대로 골라 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다가 중단한 것이나 아우디가 미국 댈러스에서 골라서 바꾸어 타기 서비스를 실하다가 중단한 것은 그 정도 경비로는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라이드 쉐어링에 대응하기가 벅차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완성차 업계로서 한 가지 고무적인 현상은 쉐어링 확산에 따라 신차 교체기가 훨씬 단축되었다는 점. 쉐어링 업체의 경쟁력 요소의 하나가 신형차 확보이기 때문에 대체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는 것. 당분간은 딜러와 쉐어링 업이 공존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음을 뜻한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려면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 기아 자동차의 경쟁력도 높이야 함은 당연한 결론. 그러나 협력부품 업체를 비롯한 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 시금한 것이 현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원보다 인건비 감축 등 구조조정이 선결되어야 한다고 자동차 업계에 요구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 처방으로 볼 수 있다. 생산성을 밑도는 고인건비와 사실상 강성 노조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망치한 채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이른바 연목구어(緣木求魚)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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