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의 전현직 행장을 비롯한 주요임원들이 출신 모교에 광고홍보를 하는데 은행 광고홍보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을)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매체별 광고비 집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은행장 및 임원들의 임기시기에 맞춰 출신 모교에 광고홍보비를 지원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수출입은행은 광고비로 5년 동안 총 1억여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많게는 천만 원부터 적게는 백만 원을 지급 했다. 대부분이 별다른 내용 없이 수출입은행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이미지광고여서 사실상 광고를 주기 위한 광고였다.
2011년 17대 김용환 전 행장부터 18대 이덕훈, 19대 최종구, 그리고 현재 은성수 행장까지 총 4명의 은행장 모두가 은행 재직 시 해당 모교에 광고료를 지급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용환 전 행장 재임시절인 2013년 3월~2014년 2월까지 수출입은행은 성균관대 총동창회, 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기념제 등 8차례에 걸쳐 1375만원을 지급했다.
18대 이덕훈 전 행장 재임 때는 동창회, 오리엔테이션 책자 홍보와 행사 협찬까지 모교를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2014년 4월~2016년 7월까지 서강대 총동창회,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학보사를 비롯해 서강 시장연구소 정책세미나, 서강대 금융법센터 등 총 3870만원을 지급했다. 특히, 서강시장 연구소 정책 세미나, 서강대 금융법센터에는 행사협찬 명목으로 한 번에 1천만원씩을 지급하기도 했다.
19대 최종구 전 행장도 역시 모교인 고려대의 학보사, 석탑대동제 등 2차례에 걸쳐 330만원을, 현 은성수 행장도 모교인 서울대 상과대 총동창회와 총동창신문에 2차례에 440만원의 광고비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모교사랑은 은행장들뿐만이 아니었다. 전무이사, 상임이사, 감사 등 수출입은행 출신 임원들의 재임기간동안에도 광고홍보를 하고 비용을 지급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기획재정부 산하기관인 한국투자공사나 한국조폐공사 등을 확인해 본 결과, 한국수출입은행만이 유일하게 모교에 광고홍보를 명목으로 지원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원욱 의원은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집행하는 국책은행의 장이 사적인 감정으로 모교에 광고홍보비를 몰아주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감사를 통해 부적절한 비용이 집행 됐다면 환수해야 하고, 한국수출입은행은 광고홍보비에 대한 집행 방식을 개선 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