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주익수, '결실'맺고 DGB에 매각 '청신호'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결실'맺고 DGB에 매각 '청신호'
  • 이남경
  • 승인 2018.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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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면계좌사업, 희망퇴직, 재무구조조정 등으로 순익개선
- DGB금융 오너리스크 해소, 하이투자 매각건까지 원활해
하이투자증권 주익수대표
하이투자증권 주익수대표

하이투자증권 주익수 사장에게 웃음꽃이 폈다. 1년 만에 비대면 계좌시장 확장으로 신규고객 대거 유치, 실적 개선 등의 결실을 맺었다. 이와 함께 DGB금융지주의 대주주심사적격성 해소로 매각건까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DGB금융은 더욱 증권사만 없는 금융지주다. 이 점에서 지주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매각 이후에도 하이투자증권의 활동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앓던 문제들이 하나둘 해결되기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하이투자증권 주 대표 역시 한시름 덜게 됐다.

하이투자증권의 리테일(지점)부문 적자가 계속되자 주 사장은 정상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부실을 모두 손실 처리했다. 또 일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매각하는 등 우발채무 줄이기에 집중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비대면계좌 고객유치에 뛰어들며 본격적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실적부진보다는 실적 정상화에 목표를 맞춰 구조조정, 비대면계좌개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1년 만에 실적정상화는 물론 연간 순익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아울러 비대면계좌도 1만 6000명의 신규고객 유치를 하는 등의 저력을 보여줬다. 또한 DGB금융지주 역시 갈등 해소를 한 뒤 경영권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어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이 원활한 흐름을 보이며 체질 개선에 진전을 더했다.

리테일부문 성장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에 연결기준 영업이익 4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같은 기간(100억 원)보다 54% 급감한 수치였다. 아울러 이후에도 부진한 성적을 보이며 한동안 리테일 부문이 실적에 기여하지 못해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하이투자증권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던 리테일 부문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이익 역시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 46억 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 204억 원으로 4.4배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343% 급증의 성과를 내며, 적자가 큰 폭으로 줄고 전체 성과를 끌어올렸다.

또한 주 대표는 지난해 5월 리테일(지점) 구조조정 일환으로 52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퇴직위로금으로 84억 원을 일시불로 지급했다. 이는 리테일 사업부문에서 200억 원 가량 적자를 기록한 탓이었다.

아울러 손실의 원인으로 꼽히던 300억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부실도 지난해 상반기 손상차손 처리했다. 이 뿐만 아니라 비롯해 해운대 레지던스 호텔 개발과 부산역 옛 아리랑호텔 재개발사업 등 일부 PF를 기관투자자에 재매각(셀다운)했다. 이를 통해 우발채무 축소 등 자산 구조조정도 동시 진행했다.

이 결과 리테일적자가 제로 수준에 근접했다. 전통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구조화금융, 채권매매, 회사채 인수 및 주관 등 본사 영업이 부각되는 선순화 구조에 들어서게 됐다. 또한 부동산 PF 등의 우발채무를 지난해 말 1조 200억 원 수준에서 상반기 9000억 원대로 줄였다. 규모를 축소했음에도 양질의 신규 투자를 집행하면서 수익도 증가하며 하이투자증권의 앞날에 초록불이 켜졌다.

비대면계좌: 차별화 전략

뿐만 아니라 하이투자증권의 비대면계좌 개설 사업도 원만하게 진행중이다. 비대면계좌 고객은 지난해 3분기 2835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1만6017명으로 5.6배나 확대됐다.

비대면계좌시장은 2016년부터 이미 포화시장 상태였다. 하이투자증권이 뒤늦게 막판 스퍼트를 올려 성공하게 된 것은 고객 수요를 잘 파악한 차별화된 마케팅 덕분이다.

주 대표는 비대면계좌 고객들에게 3년간 사용일수와 상관없이 신용·담보대출 때 연 4.9%의 대출이자를 약속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시도했다. 처음 몇 달간은 2%대 이자율을 내세우고 점차 금리를 높이는 다른 고객사들과 다른 전략이었다. 이 전략을 통해 장기간 공격적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을 대거 유치할 수 있었다. 지난해 6월 1억 원에 불과했던 대출잔액이 지난해 말 488억 원까지 늘어난 뒤, 올해 6월 말에는 1740억 원까지 크게 늘었다.

또한 주 대표는 리서치센터의 전망을 참조해 1분기에 사업 집중 전략을 추진한 결과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을 누리며 거래대금 증가로 실적이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이렇게 비대면 시장의 고객이 리테일부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아울러 올 상반기 전체 리테일 영업 중 비대면 스마트 지점이 세 번째로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어 주 대표는 비대면 시장을 성공으로 이끈 E-비즈니스팀을 올 초 스마트 사업팀으로 팀명을 바꾸고 인원을 보강했다. 이후 스마트폰에 탑재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을 이용한 비대면계좌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간편 주문 기능 등 투자에 최적화된 새로운 MTS를 4분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DGB 금융지주 인수전 박차

하이투자증권은 2016년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 구조조정 일환으로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시장 평가 대비 높은 인수가로 관심도가 떨어졌다. 그해 대표 자리에 선임된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대표는 회사가 매물로 나오자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매진했다. 하지만 워낙 높은 인수가로 시장의 눈 밖에 나자 결국 몸값을 대폭 낮춰 지난해 말 DGB금융지주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도 DGB금융지주가 대주주심사적격성문제로 BNK금융지주로 인수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까지 도달해 인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DGB금융지주가 최근 김태오 회장 취임과 함께 인적쇄신, 지배구조 개선, 경영정상화 의지를 밝히며 대주주 적격 심사에 초록불이 켜져 인수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최근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금감원에 보완 제출했다. 보완 서류에는 사업계획서, 임원 변경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금감원이 심사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하면 9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대주주 현대미포조선과 계약일정을 기존 6월 말에서 9월 말로 한번 연장했다. 이에 이번에는 계약일 내 인수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분에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까지 초록불이 켜져 주 대표가 한시름 덜 수 있게 됐다. 매각 이후에도 하이투자증권이 현재의 실적 정상화가 이뤄져가고 있고, 이와 함께 DGB금융지주가 은행, 생명,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증권사가 없단 점에서 구조조정이나 지주의 간섭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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