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 'ABCP논란'...권희백 사장, 책임의 화살 맞았다
한화투자 'ABCP논란'...권희백 사장, 책임의 화살 맞았다
  • 이남경
  • 승인 2018.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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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흑자 전환하며 포트폴리오 확대 나서
- ABCP 소송 휘말릴 수 있어 빠른 해결책 필요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사장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사장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사장이 곤혹에 처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한화투자가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5월 한화투자증권이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발행했다. 그러나 20일 만에 디폴트 위기에 빠지며 ABCP에 투자한 증권사 5곳이 분노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ABCP를 발행한 한화투자증권에 화살이 돌아갔다. 한화투자증권이 주관사 역할을 했다는 것이 다른 증권사들의 의견이다. 아울러 ‘불완전판매’로까지 지적받고 있다. 그러나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해가 있다며, “주관사가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권희백 사장은 지난해 한화투자증권에 취임했다. 취임하자마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해 들어 디지털 금융, 퇴직연금, 해외주식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 출시를 준비했다. 다양한 상품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것이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며 투자 여력이 확보됐고, 이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올해 11월 영업개시 목표로 퇴직연금 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영업망을 확대하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운 활로를 찾을 목적이다. 게다가 국내 주식거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어 올해 말에는 해외주식거래 서비스 도입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본격적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 권 사장은 위기에 봉착하고 말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ABCP발행이 디폴트를 맞으며 손실을 입었다. 이에 투자한 증권사 5곳과 최악의 상황으로는 소송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으나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따른다.

포트폴리오 확대 나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6년 홍콩 H지수 투자 손실로 연간 당기순이익 1608억 원 적자였다. 아울러 2년 간 적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순이익 541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권 사장 취임 후 본격적인 경영에 나선 뒤인 올해 1분기에도 연초 증시 거래량 확대 등으로  262억 원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절반이상이다.
이에 충분한 투자 여력을 확보한 권 사장은 디지털 금융, 퇴직연금, 해외주식 등 다양한 금융투자상품 출시를 준비하며 포트폴리오 확대에 앞장섰다.

이와 관련해 현재 금융권에서는 총 42개 회사가 퇴직연금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투자증권 역시 퇴직연금사업을 준비하며, 상당수 사업자가 시장에 정착한 확정급여(DB)형보다는 개인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시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주식거래서비스도 준비 중에 있다. 그동안 수요 문제로 일부 대형사들만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중·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주식거래 서비스 거래 가능 국가를 늘리는 추세다. 이에 대표적인 증권사들로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한화투자증권은 약 100억 원을 출자해 완전 자회사 형태로 핀테크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최근 핀테크 사업이 주목받으며, 핀테크 부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원활하고 순탄하게 흘러 갈 것으로 보였던 포트폴리오 확대과정에서 권 사장에 ‘곤혹’스러운 일이 생겼다.

ABCP에 머리 아픈 한화투자

지난 5월 8일 한화투자증권은 CERCG(중국 에너지 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의 역외 자회사 CERCG캐피털에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인 ABCP를 발행했다. 하지만 발행 20일 만에 CERCG의 또다른 역외 자회사인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한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게 됐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ABCP가 CERCG의 지급보증 의무이행 실패에 따른 교차부도(cross default)상태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화투자증권가 함께 투자한 증권사 5곳은 중국을 찾아가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했으나 손실 리스크를 남고 말았다.

무엇보다 이번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ABCP에 투자한 증권사 5곳이 손실 리스크를 뒤집어쓰며 들고 일어섰다. 이번 한화투자증권 ABCP에 투자한 증권사 5곳은 현대차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200억원), KB증권(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이었다. 이들은 한화투자증권이 ‘주관사’역할을 했고,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소송까지 준비하며 상황은 심각해졌다.

하지만 한화투자 역시 “주관사가 아닌 인수 주선사 역할을 한 것”이라며 반박에 나선 상황이다.

증권사 5곳은 한화투자증권이 발행한 ABCP의 신용등급 보고서에서 주관사로 명기돼 있었다며, 중개자역할이 아닌 실질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ABCP세일즈 과정에서 SAFE제도를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전하며 ‘불완전판매’논란까지 불거졌다.

불완전판매란 은행 따위의 금융 기관이 금융 상품에 관한 기본 내용이나 투자 위험성 따위에 대해 제대로 안내하지 않고 고객에게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일을 의미한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전문투자자가 이 제도를 몰랐을 리 없다며, 투자리스크를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전문투자자가 아니겠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문투자자사이의 거래를 불완전판매로 보는 건 어렵고, 일반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법규를 적용하긴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ABCP발행을 주도한 것이 한화투자증권이고 증권사 5곳이 엮인 만큼 책임 공방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이미 관련 소송에 나선 증권사도 있고, 디폴트가 난다면 손실을 줄이기 위한 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자의 한 관계자는 “한화투자가 이번 ABCP발행에서 주관사 계약을 하지 않았다. 인수주선사로 계약을 했고, 자산관리자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용등급 보고서에 주관사로 나온 것에 대해서 “용어의 혼돈이 있었던 것 같다. 주관이란 개념은 채권이나 IPO할 때 쓰는 부분이다. 인수 주선할 경우에는 그런 단어를 쓰지 않는다. 언어의 혼돈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억울하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표하는 만큼 다른 증권사 5곳 역시 계속해서 한화투자증권에 책임을 묻고 있다. 아울러 ‘불완전판매’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공방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악의 상황으로는 손실로 소송이 이어질 수 있어 권 사장의 빠른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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