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채용비리 줄줄이 구속, '시한폭탄' 금융사들
은행권 채용비리 줄줄이 구속, '시한폭탄' 금융사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8.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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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경 BNK 금융지주 사장
박재경 BNK 금융지주 사장

 

은행권 채용비리혐의에 대한 검찰수사가 구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BNK금융지주 사장, KB국민은행 인사팀장 등 최고경영자·실무자가 연이어 구속되면서 금융업계는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은행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박재경 BNK 금융지주 사장이 전날 검찰에 구속됐다.

이종길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검찰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박 사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박 사장의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2015년 당시 부행장으로 최종면접관 중 한 명이었던 박 사장은 전 국회의원 딸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2일 박 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은행장이 채용비리에 관여했다는 새 진술과 해당 은행장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혐의 소명에 부족하다며 그의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부산은행장은 성세환 전 BNK 금융지주 회장이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을 참고인으로 부르는 등 보강 조사를 벌여 박 사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법원이 이를 발부한 것이다.

앞서 인사를 총괄했던 강동주 BNK저축은행 대표도 박 사장과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현재 구속 중이다. 강 대표는 전 국회의원 딸 외에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 채용 과정에도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인사·채용을 총괄하는 업무지원본부장(부행장)이던 강 대표와 최종 면접관이던 박 사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채용 청탁자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성 전 회장도 채용비리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 신분 전환과 함께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인사팀장도 6일 전격 구속됐다.

검찰은 이날 신입행원 채용비리에 관한 업무방해 혐의로 KB국민은행 인사팀장 오모 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은행 채용 비리 수사에서 실무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은 20명으로 구성된 ‘VIP 리스트를 관리하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종손녀(친누나의 손녀) 3명을 특혜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업계는 국민은행을 둘러싼 채용비리 파장에 주목한다. 윤 회장의 채용 비리 연루 혐의가 드러날 경우 사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은행의 경우 채용 비리 문제가 불거진 뒤 이광구 당시 행장이 전격 사퇴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른 금융회사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KB국민은행과 함께 KEB하나·광주·부산·대구은행 등 은행 5곳을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감원은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채용 비리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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