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9)
[연재] 박평문·이규승의 '장수는 위험하다' (9)
  • 박평문·이규승
  • 승인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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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행복하십니까?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책 '장수는 위험하다' [제공=출판사 시간여행]

 

장수는 위험하다는 노화에 따라오는 건강 문제와 대응책을 다룬 책이다. 지역 보건소 운동처방사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저자들은 운동부족인 사람들,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적절한 운동처방과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건강과 행복을 찾는 과정을 오래 지켜봤다. 나이 드는 것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더 건강하고 힘차게 살 수는 있다. 이에 본지는 장수는 위험하다의 연재를 통해 그 변화와 실천으로 독자를 안내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만병의 근원, 근감소증에 대처하자

 

몸이 조금만 불편하면 스스로 환자가 되려는 사람이 있다. 일단 눕고 보자는 식이다. 몸에 필요한 것보다 편안한 것을 찾는다. 그 이유도 근육의 부족에 있다. 몸을 지탱하고 활력을 유지하는 근육이 적으면 자연스럽게 앉고 싶고 눕고 싶어진다.

근육의 약 70%는 하반신에 있다. 그런데 이 하반신의 근육은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빠져나가다가 50대에 접어들면서 현저하게 줄어든다. 엉덩이는 살이 빠지면서 처지고 허벅지는 하루가 다르게 홀쭉해진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체력이 약해지고 피로가 빨리 온다.

근육량이 지나치게 낮으면 근감소증에 걸렸다고 본다. 근육량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 남자 7.09 (/), 여자 5.27 (/) 이하일 때 근감소증으로 진단한다. 노인들은 운동부족과 일상에서 근육 사용의 감소,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섭취의 부족, 만성적인 염증, 주요 호르몬의 부족 등이 근감소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근감소증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대사 증후군의 발병률을 높인다. 그동안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은 미국 콜레스테롤 교육프로그램, 국제당뇨재단, 세계보건기구 등의 발표 기관에 따라 달랐는데 최근 진단기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아래 요소 중 3가지 이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복부비만 : 허리둘레(한국인 기준) 남자 90cm, 여자 85cm 이상

중성지방 : 150mg/dL 이상

고밀도콜레스테롤 : 남자 40mg/dL, 여자 50mg/dL 이하

혈압 : 130/85mmHg 이상

혈당 : 공복혈당 100mg/dL 이상 또는 당뇨병 과거력, 또는 약물복용

 

분당 서울대병원이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복부비만이면서 근육량이 적은 근감소성 비만노인들은 정상인 노인들에 비해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8.28배 높았다. 당뇨병은 3배 이상, 고지혈증과 고혈압은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보통 노인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체지방을 줄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뿐 아니라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한편 근감소증이 있으면 화장실 가기, 목욕하기, 요리하기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 걷거나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이 생기고, 그만큼 낙상 위험성도 높아진다. 병을 이겨내는 힘도 떨어진다. 신체활동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근감소증이 심해질 경우 사망률이 높아지며 당뇨나 암, 뇌졸중, 심장병에 걸렸더라도 근력이 약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훨씬 크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까지 근감소증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단백질 섭취와 근력운동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신체활동이 제한되면 누구나 근육량이 감소한다. 병이나 부상 등으로 종일 침상에 누워있으면 하루 만에 몸 전체 근육의 0.5%가 감소한다. 우리 몸의 근육량은 노화에 따라 1년에 1%씩 감소하는데, 이틀만 자리에 누워있으면 1년 나이를 먹은 것과 같은 양의 근육이 줄어드는 것이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삶의 질도 함께 추락한다. 이 점에서 꾸준한 신체활동은 건강의 제1 요건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누워서 지내는 분이 있다면 일어나 앉고, 종일 앉아서만 지낸다면 일어나서 활기찬 신체활동을 해보기를 권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무릎이나 발목 또는 고관절 골절 등으로 인하여 오랫동안 침상에 누워 있으면 먼저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력이 저하된다. 체력 저하는 신체활동량을 더욱 제한시켜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면역력이 감소한 노인의 몸에는 결국 합병증이 발생해 생명까지 위협한다. 아래 역시 그와 같은 사례이다.

A할머니는 경로당 다녀오시는 길에 아이가 타던 자전거에 부딪혀 넘어지면서 발목이 골절되었다. 2개월이 지나도 뼈는 붙지 않았다. 깁스한 상태로 지내다 보니 자연히 신체활동량이 줄어들었다. 서서히 근육이 빠져나가고 몸에 기력도 떨어지게 되자 방안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졌다. 누워 지내는 날이 길어질수록 할머니의 몸은 더 쇠약해지고 앉아있는 것 마저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자전거와 충돌한 지 3개월이 지나자 할머니는 종일 누워 지내는 신세가 되었다. 활동량이 줄어드니 근육이 급격하게 감소했고 얼마 못 가 할머니는 결국 노인성 질환 합병증으로 돌아가셨다.

근육감소증을 겪는 고령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다리 근력과 신체균형능력이다. 신체균형을 유지하고 넘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 옆구리, 엉덩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굳이 따로 시간을 내어서 운동하려 하지 말고 일상생활 중에 신체활동량을 늘려야 한다.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 대신에 계단을 이용하며 발목, 무릎, 허리 관절의 유연성을 위하여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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