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정지원 아웃"...들끊는 거래소
"낙하산 정지원 아웃"...들끊는 거래소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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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소 6대 이사장에 정지원 선임...“또 낙하산” 노조 반발
- "모피아·부금회 정지원, 벌써부터 금융위와 코드 맞춰"
정지원 거래소 신임 이사장
정지원 거래소 신임 이사장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파행 끝에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거래소는 31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지원 사장을 제 6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임기는 다음달 2일부터 2020111일까지 3년이다. 그러나 관료 출신 이사장 선임으로 거래소는 관치 논란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됐다. 노조는 선임 반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임시 주총은 당초 오후 4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취재진들의 사진 촬영과 녹화 여부를 두고 노조 측과 거래소 측의 언쟁이 벌어져 결국 30여분 지연되기도 했다.

노조는 금융회사 및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모범 규준과 비교할 때 이사장 선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 추천 기준이 모호하고 내용과 절차가 불투명한데다 주주에게 후보자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 기타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장치도 전무했다는 지적이다. 추가공모 과정에서는 금융위원회 출신들 간 돌려막기 회전문 인사가 있었으며 후보 추천과정에서의 개입 정황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에 이사장 후보 추천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는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부산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 대학 행정학 석사 학위를 마쳤다. 미국 밴더빌트대에서는 경제학 석사, 로욜라대 대학원 법학 석사 학위를 땄다.

그는 행시 27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 인사다. 금융위에서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201512월부터 3년 임기의 한국증권금융 사장으로 재임 중이었다.

앞서 거래소 신임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지난 9월 후보자 서류심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추가 공모를 전격 발표했다. 이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등 유력시됐던 후보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정 이사장이 새 유력후보로 급부상했다. 증권금융사장 임기가 1년도 더 넘게 남아 있던 시점이어서 내정설이 퍼졌다.

이와 관련, 노조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이사장 추천위원회는 추가공모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은 지원철회를, 정 이사장은 추가지원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도 독립성과 책임이 담보되지 않는 밀실추천 관행이 반복됐다는 것.

노조는 또 정 이사장은 증권금융에 재직하며 전문성 없는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증권금융 감사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부사장에 선임하는데 앞장선 인물이라며 보수정치권이 주도한 지역주의 사조직(부금회)에서 활동하며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정책인 거래소 지주사법 통과를 주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앞서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감사로 뽑았다가 지난해 국감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정 이사장은 당시 낙하산 인사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후 조인근 감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잠적해 파문이 확산됐다.

또한 정 이사장은 업계에 따르면 부산 출신 금융인 모임인 부금회멤버로 활동했다. 이사장 선임 과정에서 부산 지역 단체들의 입김이 일부 작용했다는 설이 돌게 된 이유다.

노조는 정 이사장이 금융위와 벌써부터 코드맞추기를 시작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19일 금융위원장이 2의 벤처붐을 언급하자 이틀 뒤 정 이사장은 거래소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코스닥 활성화를 꼽았다. 다시 이틀 뒤 금융위 부위원장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코스닥 활성화 이슈를 계속 점화시킨 바 있다.

한편 공석이 된 증권금융 사장 자리에는 유광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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