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전하는 연남동 카페 '두잉낫띵' 대표 김세웅
예술을 전하는 연남동 카페 '두잉낫띵' 대표 김세웅
  • 권병문
  • 승인 2017.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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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보는 HOT PLACE> 첫번째 이야기
[두잉낫띵 대표]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 있다. 홍대 인근의 연남동이다. 연남동은 신촌과 홍대에인근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젊은 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곳에 뜨는 카페가 있다. ‘두잉낫띵’이다. ‘두잉낫띵’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의미이다. 신촌과 홍대 인근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잉낫띵> 김세웅(28)사장의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전국 카페 수는 9만2000여개이다. 2014년 5만 6101개에서 2년 4개월 만에 점포수가 약 64%가 급증했다. 이중 서울에만 1만 8500개가 있다. (17년 5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카페창업이 러시를 이루며 포화 상태다. 많은 카페가 생겨나고 망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성공한 카페가 있다. 뉴욕의 문화거리인 브로드웨이식 카페 '두잉낫띵'이 화제다. 대학가가 많은 신촌과 홍대의 중간 지역인 연남동에 위치해 있다.

뒷골목에 위치한 '두잉낫띵'은 제대로 된 간판 하나도 없다. 평범한 가정집 같다.

이런 두잉낫띵이 알려진 것은 잡지를 통해서다. 잡지는 '연극하는 형· 바리스타 동생'으로 '두잉낫띵'을 소개했다.

잡지를 본 커피마니아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고, 매월 연극적인 테마에 따라 바뀌는 독특한 인테리어가 블로그 등을 통해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예술과 커피가 만들어낸 성공 스토리인 셈이다.

 

카페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카페를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지금의 ‘두잉낫띵‘ 자리는 연극 연습실 겸 작업실이었다. 커피도 굉장히 좋아해 커피머신회사로부터 머신을 빌려 친구들과 커피 마시며 친구들과 모여 놀고 예술을 표현하는 곳 이었다. 한 마디로 놀이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분들이 "여기 카페에요?" 라는 말에 나는 "음..카페는 아닌데 커피 같이 드실래요?" 라고 했고, 그게 지금의 '두잉낫띵'이 됐다.

미국유학시절의 경험이 카페를 만들게 된 동기가 됐다. 당시 브로드웨이 작은 골목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갑자기 가게 불이 꺼졌다. 모든 종업원들이 공연을 시작했다. 종업원들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었다. 그때 나는 가슴이 뛰고 나도 배우가 된 기분을 느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처럼 이곳을 찾는 사람은 그냥 커피를 마시고 카페 안의 일상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페를 운영하다보면 본업인 연극에 소홀해질 수 있지 않는가.

카페와 연극도 병행하고 있다. 오디션을 보는 날이면 과감히 가게를 닫거나 동생에게 가게를 맡긴다. 나만의 예술을 지금의 ‘두잉낫띵‘에 표현했고, 자연스럽게 카페가 되었다. 나는 배우이다. 무대가 내 꿈이며, 카페는 나를 배우로 이끄는 길이다. ‘두잉낫띵‘ 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예술의 한 부분인 셈이다.

 

 <두잉낫띵>만의 독특한 인테리어가 주목받고 있다.

['두잉낫띵' 외부]
['두잉낫띵' 내부 ]

책, 영화, 대본을 보고 떠오르는 영감을 공간에 표현했다. 대중들에게 많은 예술을 전하고 싶어 4주에 1번 테마를 바꾼다. 사실 내가 바꾸고 싶을 때 바꾸는 편이다.

지금의 테마는 히토나리와 에쿠니 카오리의 연예소설이자 영화화된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 영감 받아 만든 인테리어이다.

요즘 카페들은 다 똑같다. 흰 천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유행하니 모든 카페에 흰 천이 가게에 있더라. 똑같은 것을 싫어하는 나는 너무 보기 힘들었다. 카페를 한다면, 자신만의 것으로 자신의 색깔대로 했으면 좋겠다.

 

독특한 음료와 디저트도 유명하다.

유학시절 외로움을 달래주던 것이 커피였다. 당시 즐겨먹던 프랜차이즈 커피 원두와 골목의 작은 카페 원두를 가져왔다. 그 맛이 너무 그리웠다. 원두 로스팅 회사로 찾아갔다. 시행착오 끝에 두 가지 커피를 믹스한 맛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나 혼자 즐겨먹던 원두가 지금의 '두잉낫띵' 모든 커피메뉴에 쓰인다. 디저트는 평소에 즐겨먹는 과일, 견과류, 요거트이다. 평소와 같이 요거트를 먹고 있었다. 손님들이 요거트에 관심을 보여 나눠먹은 것이 메뉴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두잉낫띵>의 대표메뉴는?

나와 손님의 시그니처 메뉴는 다르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요거트이다. 매일 내가 먹고 싶은 토핑이 재료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손님들이 궁금해 한다. 내가 생각하는 대표 메뉴는 'ROCKPANNER'이다. 뉴욕 유학시절 먹었던 크림이 올라간 커피를 재현했다. 진하게 내린 아메리카노에 수제 크림을 얹고 그 위에 히말라야 록 솔트를 올린 일명 '단짠' 음료다.

 

카페 창업에 있어 겪은 어려움은?

창업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하고 싶은 예술을 했다. 처음에는 연기를 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카페로 자연스럽게 바뀌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없이 완착 할 수 있었다.

 

카페가 포화상태다. 기업의 생존전략처럼 카페도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

카페가 포화 상태이라는 것은 몰랐다. 때문에 예비창업자에게 생존법을 말하기 쉽지 않다. 고객을 가족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일이 떠오른다. 한 손님이 나와 대화를 하러 오신다고 했다. 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두잉낫띵‘을 찾는 손님들과 대화를 많이 한다. 손님과의 대화가 요즘의 카페들과는 다른 부분인 것 같다. 세상 누군가와의 대화가 필요할 때, 가족처럼 터놓고 이야기한다. 이런 점이 다른 카페들과 다른 생존전략이 아닌가 싶다.

 

가족, 친구 같은 카페가 김 대표의 성공비결이었다면, 카페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카페를 쉽게 창업을 하는 것 같다. 돈을 벌려고 하면 카페는 망한다. 내가 조언을 한다면 커피를 사랑하고,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편히 마시고 쉴 수 있는 힐링 문화의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NS에 '두잉낫띵'에 대한 댓글을 본적이 있다. "카페로 쉽게 돈 번다." 이 글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 카페 운영도 마찬가지다. 내 꿈은 배우다. 카페 운영은 배우를 하기 위한 시간이다.이런 이유에서 오디션이 있는 날이면 가게 문을 닫고 오디션에 참가한다.

젊은 청춘이 꿈 없이 카페에만 머물기에는 너무 가슴이 답답하지 않는가. 카페 운영을 하면서 시간을 갖고 더 큰 꿈을 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꿈을 향해 날아가는 공간이 바로 오늘의 ‘두잉낫띵’ 인 것이다.

 

향후 계획은?

특별한 계획은 없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을 때 일을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두잉낫띵'에서 공연을 한다. 배우들은 대부분은 친구들이다. 공연을 통해 배우의 꿈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내가 숨 쉬고 활동하는 모든 것이 바로 연극인 셈이다. 향후 카페 일에도, 내 꿈인 배우를 위해서도 모두 열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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