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막판 뒤집기, 최흥식 내정 배경은?
금감원장 막판 뒤집기, 최흥식 내정 배경은?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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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새 바뀐 금감원장...청와대에 쏠린 눈
▲ 최흥식 금감원장 내정자

차기 금융감독원장에 최흥식(65)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내정됐다. 민간 출신 1호 금감원장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오후 최종구 금융위원장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진웅섭 금감원장 후임에 최 대표를 임명 제청하기로 결의했다. 최 내정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임명 절차를 거쳐 임기를 시작한다.

그간 금융권내에선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의 금감원장 내정설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예상치 못한 인사가 단행되자 이를 둘러싼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막판 떠오른 최흥식 카드

 

최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금융 분야에서 요직을 맡을 것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인물이다. 지난 7월 금융위원장 복수 후보 중 한 명으로 인사 검증을 받았고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로도 하마평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 내정자를 임명하면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 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와 분리되고 나서 금융위 퇴직 관료들이 원장을 맡아 왔다.

청와대는 차기 금감원장 카드를 막판에 뒤집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 내정자를 강력히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과 최 내정자는 같은 경기고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최 내정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영입으로 하나금융연구소 소장부터 지주사 사장을 지냈는데 김 전 회장과 장 실장 또한 가까운 사이다.

당초 금감원장에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내정설이 있었다. 금감원 노조에서 환영성명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 경력이 전무하다는 이유로 금융권 일각에서 잡음이 빚어졌다. 여기에 장 실장까지 가세해 최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적임자라고 천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것.

업계에선 이번 인사로 향후 각종 정책에서 장하성 라인의 영향력이 발휘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장하성 라인으로 분류된 경제분야 수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최흥식 금감원장 등 내정자 등이 꼽힌다.

 

노조 적폐청산 맞나?”

 

최 내정자는 금융 분야 주요 직위를 두루 거친 금융 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경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파리 9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2007년 금융연구원장을 지냈고 2010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으로 옮긴 후 2012~2014년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다. 20157월부터는 서울시향을 이끌고 있다. 또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금융 개혁 방향에 대한 이해도 높다.

금융위는 최 내정자를 폭넓은 연구실적과 실무경험, 높은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맞춰 금감원의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해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감독 경험이 없는 민간 출신인 만큼 금융 개혁을 이루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김 전 사무총장을 지지하던 금감원 노조는 성명서를 내며 최 내정자를 적극 반대하고 있다. 금감원 노조는 최 내정자 임명은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판단이라며 금감원장은 산업정책을 관장하는 금융위를 견제하고 금융업계의 규제 완화 요구를 견뎌내야 하는 힘든 자리라고 지적했다.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냈던 경력에 대해서도 하나은행이 최순실과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불법대출을 일으키고 그 조력자가 승진한 것에 대한 검사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 내정자를 임명하는 게 청와대가 강조하는 적폐청산이 맞는가라면서 금감원장 인사가 금융시장에 혼란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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