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하이킥 귀재’ 등극한 사연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하이킥 귀재’ 등극한 사연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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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보고 늦었다” 부하 직원에 발길질 뒤 수천만원에 무마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출자회사의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권 회장은 1990년대 한국종합기술금융과 케이티비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업 인수·합병과 투자에 적극 나서 벤처 투자의 귀재로 불린 인물. 현재 KTB투자증권과 50여개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6억원의 급여를 받았다.

그러나 직원 폭행 후 돈으로 입막음을 하려 했다는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네티즌들은 갑질의 귀재’, ‘하이킥도 벤처식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수천만원 주며 발설 말라입막음

 

24일 공개된 경기도 가평 수상레저 시설 현장 CCTV에 찍힌 지난해 9월 영상을 보면 권 회장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직원 A씨의 무릎을 걷어차는 등 발길질을 한다. 이어 A씨가 통증에 무릎을 잡는 모습도 영상에 잡혔다.

A씨는 권 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한 수상레저 업체의 부장이었다. 그는 업무 보고가 늦었다는 이유에서 권 회장에게 폭행·폭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피해 사실을 언론에 알리려고 했다. 그러자 권 회장 측이 수천만원의 합의금을 건네며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조건의 확약서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에 따르면 확약서엔 폭행 사실을 언론사 등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회사 직원과도 접촉하지 않는다 CCTV 영상을 폐기한다 3자가 유출하는 경우에도 책임진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합의금의 2배를 위약금으로 물고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는 항목도 포함됐다.

권 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1세대 벤처투자가로 꼽힌다. 지난 1995PC용 사운드 카드 제조업체 옥소리의 한솔그룹 매각을 주도했다. 이 때 우리나라 인수·합병(M&A)사에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6년 말에는 군자산업(현 미래와사람)을 인수한 데 이어 1999년 정부가 매각을 추진중이던 한국종합기술금융(KTB네크워크) 인수에 성공했다. 이를 최대 벤처캐피털업체인 KTB네트워크(KTB투자증권)로 키워냈다.

 

증권가로 옮겨진 회장님 갑질 논란

 

하지만 이후 권 회장은 각종 혐의에 휩싸였다. 1999년 금융감독원은 권 회장을 허위 공시, 내부 정보 이용, 부당 시세 조종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투자한 냉각캔 회사의 기술과 수출 예상 실적을 뻥튀기해 시세 차익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개인 투자자를 울렸다는 혐의였다. 냉각 캔은 냉장고 없이도 차가운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해 준다는 설명으로 이슈가 돼 주가가 급상승했으나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 건에 대해 2000년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지만 벤처투자가로서 권 회장의 위상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2001~2002년 한국을 떠나 미국에 머물던 그는 2003KTB네트워크로 복귀했다. 잡코리아, 옥션 투자로 대규모 수익을 올리며 다시 유명세를 떨쳤다.

이러한 권 회장이 직원 폭행 논란으로 재차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에 대한 비판은 당분간 거세게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비원 폭행’,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운전기사 갑질등 기업 오너들의 갑질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

이에 대해 KTB투자증권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1년 전 일어난 일로 당시 피해자에게 사과를 전했고 이후 보상 등 상호 합의 하에 원만히 마무리 된 건이며 피해자도 더 이상 문제되길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언론을 통해 A씨가 KTB투자증권의 계열사에 다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며 권 회장의 개인출자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처럼 KTB투자증권 측에서는 권 회장의 사적인 일인 동시에 양측의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폭행 관련 합의 자체가 강압적인 강요에 의해 이뤄졌거나 합의 내용이 부당하다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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