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바람,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덮쳤다
검찰 칼바람,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덮쳤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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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승진 개입 의혹’ 정찬우 재수사...특수부 배당
▲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검찰이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상대로 본격적인 재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25일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 이사장을 고발한 사건을 특수1(부장검사 이원석)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검찰이 이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했다는 점이다. 통상 고소·고발 사건은 형사부에 배당된다. 때문에 특수부 배당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유명 친박 인사인 정 이사장의 거취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직권남용 재수사키로

 

특수부는 고소고발에 의존하지 않고 주로 기획이나 범죄정보에 의해 권력형 비리나 정치자금, 금융, 탈세, 대기업 범죄 등을 주로 수사한다. 이는 검찰이 정 이사장의 혐의를 가볍게 보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당 사건은 국정농단 사건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과 피고발인이 고위공직자라는 점 등이 고려돼 특수1부에 배당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 특수부 가운데 가장 선임 부서인 특수1부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치고서 박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부서다.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지난 15비선 실세최순실씨의 청와대 인사 청탁에 따라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정 이사장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앞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결과 최씨는 2015년 말2016년 초 독일에서 자신의 딸 정유라씨에게 저금리로 특혜대출을 해준 이상화 당시 KEB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의 승진을 청와대에 여러 차례 청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2015KEB 측 독일법인장으로 일하면서 최씨의 송금 업무, 현지 유령 회사 설립과 부동산 구입 등 각종 재산 관리를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실제 이씨는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했는데 최씨 청탁이 박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거쳐 하나은행에 전달되는 중간 과정에 정 이사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수사 시기인 지난 2월 정 이사장을 소환해 특혜 인사 의혹을 조사했으나 따로 기소하지는 않았다.

 

낙하산 인사잡음 이어져

 

이러한 가운데 검찰은 이 사건을 본격 재수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검이 수사를 통해 공모한 사실을 밝혀냈지만 기소하지 않고 넘어간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해 다시 수사에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정 이사장을 조만간 불러 인사 청탁 등 의혹을 재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이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강조한 상황에서 국정농단 의혹등을 받고 있는 정 이사장의 교체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

친박 인사로 꼽히는 정 이사장은 지난해 취임 당시 삼박자를 모두 갖춘 보기 드문 낙하산이라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여기서 삼박자란 연피아·관피아·정피아를 뜻한다.

정 이사장은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를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내다 2012년 박근혜 후보 경선때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당선 이후인 2013년에는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지내고 같은 해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지원했으나 탈락하기도 했다. 이후 거래소 이사장을 꿰 차 정권말 보은인사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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