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5년 경찰 인생' 대한민국 여경 대표, 최영희 회장
[인터뷰] '35년 경찰 인생' 대한민국 여경 대표, 최영희 회장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7.0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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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회장 인터뷰

 - 오랜 세월 걸어온 경찰의 길 “다시 생각해도 적성에 맞아”...이젠 후배들 비추는 밝은 으로

- “여경재향경우회, 좋은 전통 지켜가며 봉사정신 더 강화, 모두의 사랑 담은 모임 만들 것

 

▲ 최영희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회장

16대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 회장으로 최영희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지난 428일 재향경우회 대강당에서는 14·15대회장 이희복 회장의 이임식과 최영희 신임 회장의 취임식이 함께 열렸다. 취임식에는 각 고문·임원들과 서울 등의 지역회장과 회원, 여협 회장 등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여경재향경우회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했다. 투표로 선출된 최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저 개인의 영광이기 이전에 책임의 막중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임기는 4, 다만 이번 회장부터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연임 제한이 없는 체제로 바뀌었다.

최 회장은 1972년부터 2007년까지 35년간 경찰에 몸담은 인물이다. 이후에는 각종 사회 활동을 통해 여자경찰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선배들의 지지를 받았고 후배들에겐 귀감이 돼왔다. 이미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은 만큼, 최 회장은 조심스럽지만 희망찬 첫발을 내딛은 모습이다. 대한민국 여경의 빛인 동시에, 여경을 지키는 별이 된 최 회장을 본지가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먼저 취임을 축하한다. ·후배들의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선·후배 여러분이 사랑으로 감싸주신 덕분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경재향경우회를 잘 이끌어주신 역대 회장단과 회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어떻게 하면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지만 여러분을 믿고 열심히 노력하겠다. 저도 많은 모임에 참여해보고 책임도 맡아봤지만 여경재향경우회처럼 끈끈하고 결속력있는 모임은 보지 못했다. 그런 측면에서 모두가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대한민국여경재향경우회란 조직에 대해 소개해 달라.

- 여경재향경우회는 1963년 대한민국재향경우회 설립과 함께 조직됐다. 1974년 부녀회로 재편성된 이래 초대 김정호 회장에 이어 김희숙, 구연홍 회장, 2001년 이옥자 회장 대에 여경회로 개칭됐다. 이후 11대 박종순 회장, 12대 이주자 회장, 13대 최근화 회장에 이어 14·15대 이희복 회장, 16대인 저 최영희에 이르게 됐다. 여경회는 경우회법 제 1조 목적에 따라 여자경찰 퇴직 후 전국에 흩어져 있는 회원을 정회원으로 하고 회원 상호간 친목과 조국의 평화통일·자유수호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여경회는 경우회 산하 특별회로 조직돼 있으며 본부에 여경중앙회와 10개의 시도회로 구성돼 있다. 특별히 2002년에는 사단법은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도 정회원 단체로 가입해 여성단체간의 협력과 친선, 복지사회에 기여하는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여경재향경우회는 국가·사회를 위해 많은 봉사 활동을 해왔다.

- 국립경찰의 이념 아래 1946년 창설된 여자경찰은 당시 광복해방이 가져다 준 환희를 맞닥뜨린 후 구질서와 신질서가 교차하는 혼돈사회에 놓여있었다. 저는 이들을 신생민주주의 건국을 위해 혼신을 바친 선구자라고 부르고 싶다. 6·25 전란기에는 구국호민의 의지로 피난민 구호, 전쟁고아·상이부상자 간호, 대공선무공작 활동을 하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후방치안은 여경이다라는 구호 아래 눈물겨운 투쟁을 했다. 전쟁 후 우리나라 경제가 한창 어려울 때인 1960~70년대에는 길거리의 교사로, 청소년 선도와 대민봉사에 전력했다. 이와 같이 어려운 시대에 건국, 구국, 호국의 정신을 계승한 대민봉사가 오늘까지 이어진 것이다.

 

최 회장께서도 1970년대 경찰사회를 생생하게 겪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35년간 경찰로 일했고 남대문 경찰서에서만 25년을 보냈다. 주로 소년업무·외사경찰·정보 부문의 일을 했다. 당시 열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해 서울역 부근에서 머무는 가출자가 많았다. 결국 경찰서 안에 상담실을 운영하며 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했다. 특히 저는 한 소녀가 기억에 남는데 부모에게 꾸중을 듣고 가출한 여고생이었다. 집으로 돌아가기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소녀의 부모와 이야기를 나눈 끝에 저희 집에 데려가 대입검정고시까지 보게 했다. 이밖에도 진료실을 운영하고 겨울엔 길에서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에게 패딩 점퍼를 선물하는 등, 경찰들이 거리의 일들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시대였다.

 

경찰의 길에 들어선 계기가 궁금하다. 당시 여경을 대하는 사회적인 시선은 어땠나.

- 일단 부친이 군 출신이라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추천을 해주셨던 것 같다. 1970년대쯤의 여경이라고 하면 요즘 세대들은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데 당시 여경 시험 경쟁률이 굉장히 높았다. 의외로 경찰을 꿈꾼 여성들이 많았던 것이다. 저 역시 그랬고 시험에 합격해 경찰이 되어서도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적성에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일하며 많은 보람도 느꼈다. 이후에는 터환경 여성위원장, 통일정책연구소 특별위원장, 사회안전국민포럼 고문, 서울여경재향경우회장 등의 활동을 했다. 현재 경우장학회 감사로 있으면서 이번에 여경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신기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 “진짜 경찰을 하셨어요?”하고 되묻는 경우가 자주 있다.

 

대한민국 여경을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

- 현재 여자경찰은 전체의 12,361명으로 전체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계급별로는 경무관 2, 총경 14, 경정 13, 경감 477, 경위 1710, 경사 이하 10,045명으로 수사부문에서부터 지구대에 이르기까지 각 부서에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도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고 현재에 안주하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곳도 경쟁사회인만큼 최선을 다해 능력껏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후배들 모두 똑똑하고 소신 있어 흐뭇한 마음이다.

 

여경재향경우회 회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 우선 회원 여러분께 여경재향경우회가 일생을 함께 한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진 모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만나면 우리 본가처럼, 친정처럼 반갑고 즐거운 모임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내실화 해 필요한 모임이 될 때 우리의 좋은 힘을 더욱 더 결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선거 시 약속드린 대로 회칙을 준수하고 회원 상호간 친목을 도모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임으로 가꿀 것이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도와 적극적인 협조 부탁드린다.

 

선거 때 좋은 공약들을 많이 내세웠다. 여경재향경우회의 향후 계획과 목표를 말해 달라.

-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모두가 한마음으로 좋은 전통을 이어갈 것이다. 불우이웃 돕기 등 봉사활동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관련 시설 설립에 대한 논의도 계획 중이다. 수익사업에서도 성과를 내 후배 양성과 봉사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할 것이다. 원로 경우님들도 찾아뵙고 좋은 말씀 듣고 싶다. 의욕은 강하지만 거창한 구호보다는, 조용한 가운데 큰 사랑을 담은 모임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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