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낙하산 인사가 또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4년부터 박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온 조 아무개 전 청와대 연설기록관이 지난 8월29일, 한국증권금융 상근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거래법에 의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증권 금융전담기관으로, 감사 연봉이 무려 3억원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조 아무개 감사는 금융·증권분야에는 전문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3억 연봉을 받으려면 그에 걸맞은 전문적 경험이나 전공이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그는 박대통령이 졸업한 대학의 국문학과를 나와, 10년이 넘도록 박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온 경력으로, 누가 보더라도 금융증권분야는 비전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때문에 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낙하산 인사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O.......이 뿐이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최 아무개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감사로 선임된바 있다. 그는 새누리당 4·13총선 낙선자로 전력발전분야에는 관련이 없는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또 지난 8월1일에는 국무총리실 정무실장직에서 퇴임한 김 아무개가 유암코(연합자산관리) 감사에 내정되기도 했다. 그도 역시 수억원의 연봉과 고가의 차량을 제공받으며 낙하산을 탔다는 것이다.
O.......그간 박근혜 대통령은공공, 금융, 교육, 노조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열심히 추진해 왔다. 그리고 지난 8·15광복절 경축사에서도 <4대부문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 왔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또 박대통령은 <부실 인사가 원칙없이 전문성과 상관없는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것은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공약한 바도 있다. 그러나 자평과 공약만 있다고 될 일인가.
O.......이제 박대통령은 집권4년차에 들어서 있다. 이제야 말로 공공기관 인사는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목표한 바대로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수가 있을 것이다. 해피아 (세월호)·관피아·청피아·정피아……이러한 <마(魔)피아>적 인사로는 과감한 개혁을 할 수가 없다. 역대 정권이 줄줄이 낙하산 인사를 해온 그 흔적을 보면 알 수가 있다. 아무리 강력한 낙하산을 타고온 인사라해도, 그 기관의 철밥통을 자랑하는 아랫사람들은 고분고분 말을 들을 리 없다. 정권이 끝나면 그와 동시에 낙하산을 타고 왔던 그 인사도 물러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잠시 왔다 떠나는 철새로 인식되어져 있는 것이 공공기관 직원들의 공통된 현상이다.
O.......앞으로 연말까지 임기종료 등으로 새로 선임해야하는 공공기관장이 수자원공사 등 68곳이나 되고, 상임감사 임기가 종료되는 기관도 17곳에 이른다. 이에 벌써부터 청피아·정피아·관피아의 낙하산 인사 소문이 무성하다. 내정설, 외압설이 돌면서 한자리 잡으려는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전문성, 경험이 있거나 말거나 아랑곳없이 끼리끼리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으로 나눠먹기식 편법인사 자행을 그대로 방치해 둘 것인가.
O.......엘리트 집단의 권력형 끼리끼리 커넥션은 참으로 역사도 길고 질긴 연줄로 얽혀있다. 점조직처럼 되어있고, 또한 법망으로부터도 합법적으로 안전한 곳에 있어, 「낙하산인사」는 언제든 가능하게 돼있다. 현재 박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정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집권 4년차 의 엄숙한 상황에 놓여있다. 앞모습을 잘 보여야할 때지만, 장차의 뒷모습은 더 잘 보이도록 해야 할 때이다. 그러자면 주변을 더 깐깐히 챙겨야 한다. 그것은 산적한 난제들 속에서 무엇보다도 이번 임기가 만료되는 수자원공사 등 85개의 공공기관장·상임감사 자리를 합법을 가장한 낙하산 인사가 되지 않도록‘공정하게’하는 일이다. 이를 방치할 경우, 그간 박대통령이 주창해온 공공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앞모습이나 뒷모습이 예쁘게 보이지 않을 수가 있다. 역시 인사(人事)가 정사(正事)고 만사(萬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