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시평] 20대국회, 오늘의 숙제를 드립니다
[공정시평] 20대국회, 오늘의 숙제를 드립니다
  • 김흥업
  • 승인 2016.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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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공정거래위원회는 어떤 기관인가. 한마디로『경제검찰』이다. 누구나 그렇게 말하고 두말 않고 공감한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를 감시하고 혼쭐내는 기관이다.

그런데 이 기관에서 눈 부릅뜨고 감시 일을 해오던 고위급 관리들이 퇴직하자마자 자신들의 감시 대상이었던 대기업과 로펌에 대거 취업을 한 사실이 밝혀져, 가뜩이나 금수저, 흙수저, 갑질 등등으로 살맛 잃은 대다수 국민들을 더욱 좌절감에 빠지게 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5년 동안 공정위 퇴직자 20명 중 무려 85%나 되는 17명이 삼성카드·현대건설·KT·GS리테일·SK하이닉스·롯데·기아차·하이트진로 등 재벌그룹과, 김앤장·태평양·광장·바른 등 대형로펌에 취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써 법조계에 이어 공정위고위직 관료들도 전관예우(前官禮遇)를 톡톡하게 받고 있는 셈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제17조는 <국무위원·국회의원·4급 이상 공직자들은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직시 5년간 관계했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이나 기관에는 취업을 할 수 없도록……> 금지해 놓고 있다.

그럼에도 이 윤리법이 있으나마나 한 법이 되어버린것이다.

O.....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들이 담합이나 독점 또는 일감 몰아주기 등등을 감시 적발하여 공정한 거래를 바로 세우고 정착·강화시켜 국민으로 하여금 이를 믿고 열심히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호해주는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든든한 경제 검찰>이다.

때문에 공정위는 수단방법 가리지않고 공정치 못한 행위를 하여 떼돈을 벌고자 하는 나쁜 기업에겐 저승사자와 같다. 불공정거래를 하는 나쁜 기업들이 검찰보다 공정위를 더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정위에서 퇴직한 고위 관료들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대기업이나 로펌에서 모셔가는 이유는 굳이 캐묻지 않아도 뻔히 알수 있는 일이 아닌가.

기업이나 로펌에 재취업 후 자신이 근무했던 공정위에 대한 해결사로서 이만한 인물이 어디 있겠는가? 실제로 대기업에 재취업한 퇴직자의 상당수는 고문 직함을 받아, 로비가 이들의 주요 업무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O..... 전관예우 재취업자를 배출한 정부기관은 공정위 외에도 국세청·관세청은 물론 식약처·복지부 등 또 그 외의 부처도 많다. 이것을 빗대어 <관료를 위한, 관료에 의한, 관료의 대한민국>이라고 비아냥대며, 이는 또 다른 측면에서의 갑질끼리의 돈독한 아성쌓기, 부익부의 전형적 모델이 아니겠느냐고 서슴지 않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공무원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현재 <전관예우 재취업>은 그 도가 지나쳐도 너무나 지나쳐 있다는 것이 일반국민들의 상식이다.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 갑질, 학연, 지연, 혈연….. 두명만 건너면 어디건 연줄이 닿는다는 고밀도 연고사회 한국.

대형비리, 부정은 서민층에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세상을 놀라게 하고 정직한 국민을 한탄하게 만드는 대형부정사건은 모두 권력집단에서 연줄끼리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형님먼저 아우먼저> 끼리끼리 손에 손잡고 저지르고 있는 것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부패공화국, 그 수치가 OECD중에서 꼴찌인 한국, 저희끼리만 잘먹고 잘사는, 그리하여 대통령직속 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 발표한 바대로 어느덧 <계층이동>이 불가한 사회가 돼가는 한국.

금수저는 영원한 금수저,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가 돼가는 사회, 계층이동이 불가능해져 좌절감이 팽배해진 사회.

O..... 200억~300억 부자가 해마다 14%씩 급증하고 있다고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의 재산 축적방법을 보면 사업체운영이 38.3%이고, 부모로부터 증여·상속이 26.3%로 둘째다. 금수저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수이며 증거다.

20대 국회에서는 정직하게 사는 대다수 국민의 울분에 쌓인 가슴을 펴주어야 한다. 여야의원들은 막말 싸움질 그만하고, 있으나 마나한 법을 서둘러 손질하여 전관예우, 갑질, 낙하산인사 등 상층부 소수 권력자들이 <끼리끼리 나쁜짓> 못하도록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어 미꾸라지처럼 그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런 후 다수 서민층들과 함께 공명정대히 동등하게 사는 법치사회를 제대로 강화·뿌리를 내리게 해야한다. 이것이 국회의원들의‘오늘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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