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진출 러시
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중개업' 진출 러시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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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원 차별화 경쟁, 새 먹거리 찾아 진출 봇물
▲ 크라우드펀딩 구조.(제공=주택금융공사)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중개 업무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창의적 아이디어나 사업 계획을 가진 기업들이 다수의 소액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이 시장에 중소형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중심의 영업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크라우드펀딩 사업이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에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제시된 것도 큰 이유다.

너도 나도 등록 신청

최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형(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무가 가능한 온라인 소액 중개업자등록을 신청했다.

올해 1월 본격적으로 도입된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은 지난 7일까지 26개 업체가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모집 금액은 446000만 원에 이른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르면 내달까지 등록 신청 수리 절차를 마쳐 영업에 들어갈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중개 자격을 획득하고 투자 유치 업무를 진행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으로 수수료를 많이 벌기는 어렵다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과의 거래를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크라우드펀딩 중개를 통해 5억 원을 모금한 IBK증권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꾸준히 금융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다며 크라우드펀딩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대가 없이 지원하는 기부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이나 대부업 기반의 대출형 크라우드펀딩과는 차이가 있다.

종전까지는 후원형과 대출형만 허용됐다. 그러다가 작년 7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주식이나 채권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졌다.

참여 여부 중점적 심사

1월 이 제도가 처음 시행됐을 때는 와디즈, 유캔스타트, 오픈트레이드, 인크, 신화웰스펀딩 등 5개 전문 업체가 중개업자로 나섰지만 이후 중소형 증권사들이 속속 가세하는 양상이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우투증권’‘KB투자+현대증권등 합병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기 전에 중소기업이나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등 성장 시장에서 차별화된 수익원을 찾아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가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를 선정할 때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가점 요소로 고려하겠

다고 밝힌 것도 동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 기준에서 정성평가 부문에 80%의 비중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 크라우드펀딩 참여 여부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로 등록한 경우 가장 높은 점수를,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 이후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자 등록을 약속한 경우 그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등의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는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기업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증권사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중개 업체로 등록하려면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전담 인력을 두는 등 추가 비용부담이 있지만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중기특화 선정 사활

지난 6일 금융위원회는 오는 15일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개혁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선정할 증권사 수를 기존 ‘5개 내외에서 ‘4~6로 구체화했다.

현재 중기특화 증권사 신청서를 제출한 곳은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동부증권, BNK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13곳이다.

최대로 선정할 경우에도 선정되는 곳이 6곳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중 절반 이상은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진행된 심사 프레젠테이션에서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박의헌 KTB투자증권 사장 등 사장급 인사들이 직접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증권사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실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화 증권사로 지정되면 중소기업 대상 성장사다리펀드 운용 주관사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대상 담보대출을 할 때 금리 우대를 받는 등의 혜택도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증권사 중 최근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으로 등록하거나 관련 업무협력을 맺은 곳이 이번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종합금융투자회사 급으로 덩치가 커진 KB투자증권이 중기특화 증권사 후보에서 이미 제외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금융위 측은 이번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에서 대형 증권사는 배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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