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논리·관점 파는 회사 목표”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논리·관점 파는 회사 목표”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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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재선임됐다. 대신증권은 지난 18일 본사 11층 강당에서 개최된 제 5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나 사장을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나 사장은 2012년 대표이사 취임 후 두 번째 연임되면서 대신증권을 2년간 이끌게 됐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이 고객들에게 논리와 뷰(view·관점)를 파는 회사로 인식되는 것이 임기 중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일회성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고객의 평생 투자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그의 경영철학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도 달러에 투자

이에 따라 대신증권은 지난해 초 달러자산에 투자하라는 하우스뷰를 선보였다. 고객 중심 사고에 기반, 최소 2년 이상을 내다보고 제시한 중장기 재테크 전략이다. 당시 나 사장은 각종 인터뷰를 통해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고 언급해왔다. 한국 경제가 이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해외투자에 눈을 돌려야 하고 향후 2~3년간 가장 유망한 재테크는 달러투자가 될 것이란 분석에서였다.

나 사장은 달러로 투자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1호에 직접 가입하기도 했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 달러투자 펀드 등 관련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성, 달러자산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는 증권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그 성과는 수치 변화로 증명됐다. 지난해 초 2500만달러 수준에 머물던 대신증권의 달러자산은 6개월 만에 12000만달러를 돌파했다.

나 사장은 올해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단기 전망이 아니라 최소 2~3년 이상의 장기 재테크 전망을 제시한 게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됐다올해에도 달러자산, 그 가치는 커진다는 하우스뷰를 내세우고 변함없이 달러자산 투자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시장상황을 감안해 달러 투자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 사장은 달러는 상대적으로 가격 움직임이 적은 자산인데다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쉽게 낮아질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올해 달러로 표시된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건,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적절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관리 시스템 강화

불과 6년 전만 해도 대신증권은 브로커리지 비중이 전체 수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위탁매매 의존도가 높았다. 그만큼 증시 침체로 인한 타격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14년 말 위탁수수료 수익이 30%대까지 낮아지고 자산관리(WM) 부문 이익은 40% 후반까지 높아지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최근 나 사장이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고액자산가(HNWHigh Net Worth) 고객 확충이다. 지난해부터 금융주치의 MBA과정을 통해 전문 인력을 양성,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금융주치의는 병원 주치의가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듯이 금융에서도 고객의 투자건강을 책임지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대신증권만의 자산관리 시스템이다.

금융주치의 MBA’는 기본 자산 관리뿐만 아니라 자산 배분, 상속, 세무 등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과정이다. 현재 대신증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600여 명의 영업직원 가운데 깐깐한 심사를 통과한 45명만이 금융주치의로 활약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업계 최초로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직 인력을 영업점 일선에 배치하는 파격 인사를 실시했다. 이들은 고액자산 투자자들에게 법률 세무 등을 자문하는 전문 PB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은행(IB) 부문은 금융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 창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나 사장은 주식이나 채권 발행·인수 영업보다는 고객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복합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기업의 자회사 기업공개(IPO), 신규사업을 위한 M&A, 재무구조 개선, 블럭딜 등을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 등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서 소문난 대신맨

나 사장은 증권사 CEO 중에 보기 드문 공대 출신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증권업계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30여년간 대신에 몸담은 대신맨인 그는 공채 출신 CEO이기도 하다. 2010년 부사장에 오른 후 지난 20125월부터 4년째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다.

강서지역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기획본부장, 인재역량센터장, 기업금융사업단장 등 대신증권 내 주요 부서를 거쳤다. 모바일 주식시장의 대표 브랜드 크레온은 그가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작품이다. 사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자 직접 챙겨가며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는 후문이다. 그는 초년병 시절부터 영업현장을 누빈 영업의 달인으로도 유명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각종 송사에 시달리던 강남지점을 맡아 전국 1등 점포로 만들었다. 4년 연속 우수지점상도 받았다. 고객이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등 그가 강조해온 금융주치의로서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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