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사면초가, 냉정이 미덕(美德)
한국증시 사면초가, 냉정이 미덕(美德)
  • 서동필 흥국증권 연구위원
  • 승인 2015.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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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관련주 소재/산업재/IT 기대치 낮추고 보수적 관점서 내구소비재/ 헬스케어 '관심'

▲ 서동필 흥국증권 수석연구위원
글로벌 증시가 어수선하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환율전쟁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는 시각이 중첩되면서 한국시장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증시의 조정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악한 것도 아니다. 환율도 그러하다. 중국이 위안화의 절하 폭을 갑자기 확대하면서 외환과 주식시장을 출렁이게 했지만 이 이벤트로 인한 원화의 약세 정도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서는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다른 (아시아)이머징국들과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안정적이다. 이는 금융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의 펀더멘털을 전적으로 대변해주는 지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는 것은 중국에 대한 잘못된 기대와 내부적인 동력의 한계를 직시하지 못한 결과로 판단된다. 그래서 최근 빚어지고 있는 조정이 더 날카롭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현실을 직시하다

한국증시의 위치가 어디인지를 가늠하는 것도 시장을 전망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선진국이 잘되면 중국이 잘되고 그러면 우리도 잘 된다는 전통적인 접근법으로 국내 증시를 평가하던 관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문제지만 주식시장 차원에서 보면 한국증시는 여전히 이머징에 속해있다는 점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증시가 이머징 내에서의 비중은 의미가 있어 이머징 시장 내에서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는 덜 파는 것을 의미할 수는 있어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머징 증시의 하락은 2014 년 대비 30%정도 하락한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도 수익률은 이미 (-)권에 들어섰다. 다행히도 아시아 이머징 증시는 남미와 유럽을 포함한 것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우리 증시가 포함되어 있는 카테고리가 이머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여타 이머징 증시와 다른 궤적을 그릴 것이라는 기대는 어설픈 결과로 귀착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증시 모멘텀 하락 '기대감은 잊어라'

중국이 잘되면 국내경제에 좋다는 것은 이젠 상식으로 통한다. 이와 동시에 중국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중국정부는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전지적 관찰자시점에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듯 하다. 그래서 정부의 부양책은 언제나 옳은 결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는 갖는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면 왜 지속적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내놓았는가에 대한 반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인디언 기우제처럼 또는 미국의 QE 처럼성공할 때까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것이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경제정책의 큰 획이라면 중국의 경기모멘텀이 아주 부진하다고 인식하는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경기모멘텀이 떨어지지만 경제의 질적인 개선을 꾀하고 있어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모든 나라의 정책은 외형성장이 안되면 질적 개선을 도모하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경기모멘텀이 위축되는데 질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어떠한 지표를 그려봐도 중국의 경기모멘텀은 하락국면이다. 지금 중국의 정책은 모멘텀 위축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금 정책이 물밀 듯밀려 나오는 것은 경기가 부진 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경기모멘텀 회복과 질적인 성장동력 확보는 지금 내놓고 있는 경제정책의 이상적인 결과물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성패를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오류는 중국정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러한 시각은 반드시 바꿀 필요가 있다.

한국 증시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관계가 1 년 여간 모호해지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또는 코스닥 투자가 정답인 것처럼 여겨왔지만 엄밀히 말하면 코스피가 수익률 제고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어도 나름 낮은 변동성을 유지했기 때문에 코스닥이 상승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려준 셈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상관성은 70%에 이른다. 간단히 이야기 하면 등락률은 달라도 방향이 다르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진리를 가볍게 여기다 보니 코스닥에 쏠리는 시선은 갈수록 집중되었고 거래소와 코스닥의 궤적이 서도 무관하다고 여기는 시각이 득세하고 있다. 이번 조정에서도 확인한 바와 같이 코스피와 코스닥의 궤적이 다를 순 없다. 등락률의 차이와 이에서 비롯되는 변동성의 차이는 있어도 방향이 다르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

단기적으로 올해 고점 대비 코스피는 10% 정도, 코스닥은 15% 정도 조정을 받았다. 기술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조정인 수준이다. 이번 조정이 특별히 과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종목별로 조정은 편차는 있겠지만 시장전반적인 모습이 최악은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IT 와 에너지 업종의 조정이 고점에 비해 가장 심하다. 뒤를 소재업종이 따르고 있다.

동 업종들은 국내에서만 부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공히 모두 부진한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지수 관련주로 통칭되는 소재/산업재/IT 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져 있는 수준에서도 더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익에 충실하게 반응하는 국내 증시

올해 4 월까지 증시가 깜짝 상승을 보인 현상을 복기해보면 이익에 대한 기대치를 정직하게 반응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연초에는 이익에 대한 기대치가 좋았다. 그리고 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반대로 이익 전망치가 흘러내리고 있다. KOSPI 도 함께 조정을 받고 있다. 저점을 전망하는 작업이 필요하지만 실상 이익의 전망치를 기준, 즉 밸류에이션을 통해 지수를 전망하기 더 어려워졌다.

이익전망치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PER 은 큰 의미가 없다. 현재 12MF PER 은 10 배수준이다. 레벨에 변화가 거의 없다. 이익이 감소하면서 주가가 함께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일정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을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현재와 같은 흐름이라면 1900P 가 지지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동시에 연말까지 코스피의 상단을 전망한다면 올해 고점은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올해 순이익의 총량은 지난 해 76 조원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3 분기 이익도 지난 해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 과대 계상되어 있는 이익의 전망치를 얼마나 디스카운트 해야 하는지는 숙제로 남아 있지만 올해 3 분기는 지난 해 3 분기보다 이익의 총량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기반으로 한다면 시장은 1900P 수준에서는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는 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 본다면 매수기회가 멀지 않다는 판단이며 이런 상황에서 접근하기에 가장 유망한 업종은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하는 필수소비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미국의 2 분기 기업실적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미국 2 분기 실적 부진, 내구소비제/헬스케어 업종 외형 성장

미국의 2 분기 실적도 거의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매출은 전분기대비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비로는 감소했다. 이익도 전분기로는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비로는 10%나 감소하는 부진함을 보였다. 미국 증시의 조정 역시 실적 측면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서 눈여겨보려는 부분은 외형성장이 확보된 즉, 매출이 증가하는 업종이 무엇이며 이익이 개선되는 업종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내구소비재와 헬스케어의 매출은 전분기비이든 전년 동기비이든 가장 양호하게 증가한 업종이다. 이익은 내구소비재와 필수소비재가 가장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가운데 헬스케어는 전분기로는 부진했지만 전년동기비로는 개선되면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 미국도 헬스케어 업종이 고평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한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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