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태로 본 재벌들의 황제경영 폐해”
“롯데그룹 사태로 본 재벌들의 황제경영 폐해”
  • 김선제 경영학 박사
  • 승인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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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처음에는 형제지간에, 나중에는 부자지간 및 가족 간에 경영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언론에서는 한국말을 못하는 신동주 前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어머니와 부인이 일본인이자 아들을 일본여자와 결혼시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놓고 롯데그룹은 일본기업이 아니냐고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롯데그룹 사태로 인해 매출액이 줄어들고, 주식시장에서는 계열사 주가가 떨어지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의 기업경영은 주식회사제도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식회사의 주요기관으로는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가 있다. 주주총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이사회는 집행을 하며, 감사는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권 분쟁사태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황제경영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현대경영시스템과 전혀 통하지 않는 전근대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괄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손가락으로 해임 지시를 내려 상법상 규약이나 이사회 절차는 롯데 그룹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었고, 지시서 라는 총수의 서명과 도장이 찍힌 종이 한 장은 합법적인 이사회 역할보다 더 막강한 입김을 발휘하는 무소불위의 지침서로 통용됐다. 등기임원이나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절차가 필요하지만 총괄회장의 구두지시나 지시서는 롯데그룹 인사를 좌지우지 했다.

이러한 사태를 키워 온 것은 적은 지분으로 거대 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오너가의 지배구조 및 이사회도 필요 없이 황제적 권력을 휘두른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룹 총수인 총괄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분은 0.05%밖에 되지 않으며, 오너가족 지분율은 2.4%이다. 총수 일가는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연매출액 83조원, 임직원 10만명, 80여개의 계열사를 가진 재계 5위의 글로벌 기업이 총수의 입김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넌센스이다.

국민들의 관심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보는 것이 아니고 나라의 경제발전과 국민소득 향상에 재벌들이 기여해 주길 원하고 있다. 생산요소가 한정된 상황에서 한 나라의 경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향상이 최우선이다.

많은 부를 소유한 재벌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여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켜서 고용창출을 확대해주기를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총수의 황제경영이 롯데그룹만 있는 것인지 자문해 보고 싶다. 우리나라 재벌들의 총수는 회사의 이사회에 등기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그룹 계열사의 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요 임원인사와 경영 정책은 소위‘구조조정본부’또는‘경영기획실’이라고 칭하는 그룹 본부에서 결정하여 계열회사에 하달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시스템 및 상법상주식회사 제도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경영을 하고 있다. 재벌들의 경영시스템이 선진화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영환경에서는 오너 리스크로 인하여 언제든지 기업 경영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재벌들의 순환출자와 황제경영에 따른 폐해를 없애고, 지배구조와 의사결정시스템을 선진화 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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