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중국 증시…후강퉁 투자자 속앓이
‘오락가락’ 중국 증시…후강퉁 투자자 속앓이
  • 한국증권신문 기자
  • 승인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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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펀드 매니저 70% 중국 증시 ‘거품’

중국주식시장이 최근 하락세가 거세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무더기로 실시된 기업공개(IPO)1000조원 넘는 시중 자금을 빨아들인 데다 중국 금융당국이 신용융자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폭락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또 중국 인민은행의 시중 유동성 조절 정책인 공개시장조작이 8주째 중단된 상황도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해외에 투자하는 금융상품 수익률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중국증시가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단기 고점(5166.35)이었던 지난 12일 이후 12% 가까이 빠졌다.

중국 투자자 우울

중국 증시가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상하이지수의 23일 종가는 4576.49였다. 장 막판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2.19% 올랐지만 전거래일 하락폭(6.42%)의 절반도 복구하지 못했다. 이날 지수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6.87%에 달했다. 그만큼 투자심리가 불안했단 얘기다.

중국 주식 직접매매 실적 1위 업체인 삼성증권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중국국제여행사다. 이 종목은 지난 10일 고점 대비 14%나 내려앉았다. 두 번째로 매수가 많았던 장쑤장전테크놀로지는 하락폭이 심했다. 이달 초 기록한 연고점에 비해 주가가 30% 가까이 빠졌다. 직접매매 2위인 유안타증권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상하이전기그룹(고점 대비-31%), 상하이바이롄그룹(-12%) 등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중국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들도 손실이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지수 변동폭의 두 배만큼 가격이 움직이는 ‘TIGER차이나A레버리지는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19.43% 하락했다.

신한BNPP차이나본토’(최근 1주일 수익률 -12.36%), ‘삼성CHINA2.0본토’(-11.06%) 등 일반 주식형 펀드들도 마이너스 수익률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 이외의 나라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성과가 신통찮다. 신흥국 여러 곳에 투자하는 37개 주식형 펀드들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3.61%로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9%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거둬들인 여파가 크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24000억원의 자금 중 14000억원을 쓸어담은 유럽펀드 역시 그리스 채무협상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5월부터 수익률이 악화됐다. 동유럽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06%, 서유럽 펀드는-4.94%로 저조했다.

기대치 낮춰야

김경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본토증시 기술적인 반등시도가 계속되나 높은 변동성에 지수형 상품 현금화 전략 등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테크 전문가들 사이에선 수익률 보릿고개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요국 증시의 숨고르기 국면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들은 미국 금리가 꾸준히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향후 2~3년간 고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이달 말까지는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은 재테크 피난처로 변동성이 낮은 미국과 일본 주식, 국내 채권 등을 꼽았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잠실지점 수석웰스매니저는 미국 금리 인상 윤곽이 드러나는 향후 3~4개월간은 자산을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 및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은 덜어내는 게 좋다고 밝혔다.

중국 증시 추가하락 가능성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증시가 거품론이 확산한 상황에서 더 주저앉을 것인가를 두고 전문가들의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19일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얼마나 더 조정될 것인지를 놓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의 관측이 나뉜다고 전했다.

홍콩의 한 투자회사의 대표는 FT중국(증시)에 거품이 끼어있음이 명백하다. 거래 물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 등을 볼 때 거품 초기 단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의 전 세계 펀드매니저 조사에서도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증시가 거품이라고 진단했다고 FT는 덧붙였다. FT는 또 EPFR 글로벌을 인용해 그 전주에 71억 달러가 이탈한 데 이어, 지난 17일 끝난 한 주에도 중국 주식펀드에서 21억 달러가 추가로 빠졌음을 상기시켰다. 설상가상 주식담보대출(margin lending)이 급증해 중국 당국이 규제에 나선 점도 FT는 전했다. FT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공식적인 주식담보대출이 지난 18일 마감 장 기준으로 3650억 달러에 달했다면서, 이는 지난해 10월 말의 570억 달러에서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우산 신탁(umbrella trust)’으로 불리는 위장주식담보대출도 급증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적게는 810억 달러, 많게는 1610억 달러가 중국 증시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증시 과열 규제의 하나로 지난 19일 주식담보대출 규모를 순자산의 4배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중국 증시 조정이 일시적이란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베이징 소재 한 증권 애널리스트는 FT중국 당국이 차입청산 압박을 본격화했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화두다.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조정 후에는 주식담보대출이 더 합리적인 수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속도가 무뎌졌지만 상승 기조는 여전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불안은 커졌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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