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인터뷰, "'마틴루터' 가장 존경한다"
[변희재] 인터뷰, "'마틴루터' 가장 존경한다"
  • 이길호 기자
  • 승인 2014.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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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변희재 대표는 시사 평론가이자 대표적인 보수논객이다. 그가 처음 대중에 비친 모습은 친노였다. “당시 노무현을 지지한 이유가 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변 대표는노무현을 오해했다. 그런 인물인 줄 그 때는 몰랐다며 회상했다.

변희재 대표는 청춘들에게 가장 열렬한 지지와 가장 날 선 비난을 함께 받는다. 그가 생각하는 현재 정치현실과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본다.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다. 가장 비판을 많이 받은 적이 언제인가?

2004년 몸 파는 여기자 사건이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 나오는 얘기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 이제 내 인생 여기서 끝나는 구나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결국 장문의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연애권력이 워낙 비대해지는 상태였기 때문에 연애 권력이 감시가 안 될 정도였다.

그런데 마침 우리 연예부 기자가여성지, 패션지 여기자들을만났는데 연예인 매니저들이 몸을 요구 한다더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때 열이 받아서 확 터뜨린 거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여기자들이 모독을 받았다고 받아들여 오해가 생겼다.

나는 연애 여기자들의 인권을 보호하려고 했던 건데 결과적으로우리가 창녀냐라고 나오더라. 그 사건을 겪으면서아 내가 아무리 올바른 문제를 짚어도 표현하는 방법이 잘못되면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구나를 느꼈다. 누구나 찬성하는 일을 해도 방법이 잘못되면 호응이 없다. 이 일로 인해 반성 많이 했다.

-지금이라면 어떤 방법으로 하겠나

순서가 바뀐 것 같다. 연애권력을 정상화시키는 담론과 정책을 만들고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기자와 시민운동가의 차이인데 나는 기자보다는 시민운동가에 가깝다. 바로잡으려는 일을 할 때는 대중에게아 얘는 진짜 진정성이 있구나라는 인정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투쟁하면서 억울했던 것. 후회하는 것이 있나

사람들은 내가 법적인 부분에서 피해를 많이 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요즘 소송이 많이 걸렸는데 반대로 나도 소송을 걸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만 본다면 별 피해는 없다.

요즘 들어 후회되는 것이 있는데 지금까지 투쟁하면서 불필요한 공격을 많이 했던 것 같다.예를 들어 문성근씨와 자살 관련해서 공개토론을 할 때가 그렇다. 장자연씨의 자살사건에서 문성근씨가 조의를 표하는 행동을 나는 잘못됐다고 봤다. 사실관계도 모르면서 죽음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행동하느냐고 공격했다. 또 다른 자살사건 때 문성근씨가 나왔을 때도 내가당신은 지옥에 떨어질 거다라고 퍼부었다.

돌아보니 이런 표현은 잘못된 거구나를 느꼈다. ‘저 사람은 틀렸다고 주장하면 되지 저 놈은 나쁜 놈이라고 얘기할 필요까진 없었다. 주로 지금까지 투쟁방식이 그랬다. 내가 내 노선을 주장하고 정당성을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반드시 이 노선을 주장하고 설득할 생각이었다면 인신공격을 안 했을 텐데 나는 지금까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장보다는 저 놈을 때려죽여야지가 더 강했다. 이런 방법으로는 내 주장이 관철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최전선에 서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혼자 싸우는 상황에서 외롭거나 회의감이 들 때는 없었나

그런 마음은 없다. 내가 대학 때 페미니스트들하고 싸울 때(서울대 성폭력조작사건)는 진짜아군이 없었다. 그땐 제대로 된 우파조직도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동지들이 많다. 힘들게 없다. 혼자 고립됐던 대학 때 와는 달리 지금은 즐겁다.

-대학 때는 그만할까라는 생각도 했나

아니다. 대학 때도 그만할까라는 회의감 보다는 배운 게 더 많다. 어렸을 때는내가 분명 진실을 갖고 있으니까 무조건 이긴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 그때만 해도설마 진실이 묻힐까생각했다. 그런데 진실이 묻히는 것을 경험했다.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진실은 분명히 드러나는데 내가 죽을 때까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덕분에 오히려 더 여유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

-저돌적인 성향으로 변 탱크라는 별명이 있다. 앞으로는과도한 막말과 인신공격을 자제하겠다고 했는데 투쟁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인가? 추종하는 청년들에게 온·오프라인에서 효과적으로 투쟁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

나는 나이가 40이 넘었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투쟁을 위해서 방법과 위치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러나 20·30대 때는 진실을 믿고 그냥 들이 받아야 된다. 어릴 때부터진실은 묻힐 수 있다라고 생각해서 뭘 할 수 있겠나. 청춘에겐 전략이 필요 없다. 옳은 일에 목숨 걸고 전진해라. 부딪치면서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 분명한 건 20대 때 요행을 바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많은 적이 있다. 몇 명만 묻겠다. 진중권, 공지영, 낸시랭 중 친한 사람 있나

그중 누구랑 친할 수 있겠나. 그래도 진중권씨는 사적으로 볼 일은 없지만 미학과 선배기도 하고 이제는 둘이 술 한 잔 하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된다. 진중권씨와는 몇 번 토론 했지만 잘 싸웠다고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다.

공지영씨는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내가 대학 때부터 공지영씨 소설책을 좋아해서 팬이었다. 트위터에서도 논쟁만 한 건 아니다. 공지영씨 팬이라는 표현도 많이 했다. 그쪽도 내 뜻을 안다.

낸시랭씨와의 논쟁은 한겨레가 싸움을 붙인 거다.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정치인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군가

김경재 전 국회의원이다. 그는 일하는 스타일이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옳다면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보통 국회의원들 스타일은 옳다는 이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본인들은 유연성이라고 얘기하겠지만. 어쨌든 김경재 전 의원은 옳다면 밀어붙이면서도 유연함을 동시에 가졌다. 풍류를 즐기고 낭만도 아는 사람이다.

-정치개혁을 위한 투쟁 중으로 안다. 현재 보수의 문제점과 진보의 문제점을 짚어 달라

좌익의 문제점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분단된 채로 2만 달러짜리 약소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자유통일코리아가 돼서 6·7만 달러로 가야한다는 게 머릿속에 없다. 내가 보는 대한민국과 다르다. 북한만 잡아서 밀어붙이면 미국에 버금가는 나라가 될 수 있는데 좌익은 그걸 모른다. 반 토막 난 국가에서 가진 것으로만 나눠먹자는 식이다.

현재 보수가 하는 짓도 똑같다. 보수 내에서 과연 대한민국이 강대국코리아로 간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보수역시 반 토막짜리 국가에서 자유 시장 하자는 것일 뿐이다. 한마디로 좌·우 모두 진취적으로 뻗어나가려는 도전 의식이 없다. 이 틀을 넘어서야한다.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청년들이 투쟁해야 할 대상은 자유대한민국을 막고 있는 세력들이다. 북한정권과 종북 세력 뿐 아니라 기회주의 보수 세력도 포함이다. 보수든 진보든 썩은 자들은 어디나있다. 중요한 것은 진실이 무엇인가이다. 자유통일의 시대가 온다면 많은 이념전쟁도 사라질 것이다. 청년실업도 해결 될 것이고 나라는 더욱 부강해질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다.

-다음 대통령감은 누구라고 생각 하는가

지금 언론에서 언급되는 사람들은 다 아니다. 자유통일 대한민국의 확실한 가치가 있으면서 유연함을 갖춘 김경재 전 의원이 적절하다고 본다.

요즘 반기문 총장이 떠오르는데 그는 대통령감이 아니다. 그는 박원순 시장과 (관념적)수준이 비슷하다. 반기문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 가능성은 매우 크다. 우리 국민은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우지만 UN사무총장 자리는세계동아리 간사자리일 뿐이다. 더군다나 반 총장은 부시(43대 대통령)가 밀어줘서 된 거지 스스로 총장자리에 오른 것도 아니다.

-앞으로 계획은 뭔가

나는 언론 사업가다. 다양한 매체들을 만드는 게 내 꿈이다. 내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마틴 루터다. 내가 지금 붙어봐야 거짓 선동세력과 붙는 거고 마틴 루터는 절대권력(교황)과 붙지 않았는가. 그 정도 되려면 목숨을 10개는 걸어야한다.

건강하고 다양한 매체를 만들어서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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