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월세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
[경제칼럼] 월세가구 증가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
  • 김선제 교수
  • 승인 201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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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제(성결대학교 교수,경영학박사)
경기회복을 위한 통화정책 방안으로 한국은행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여 기준금리가 2.0%로 떨어짐에 따라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대에 진입하였다. 예금금리 1%대는 이자소득세 세금과 물가상승률 목표 2.5%를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다. 은행에 예금을 하면 실질적인 재산이 증가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하게 된다. 내 재산을 안전한 은행에 보관한다는 의미에 불과하게 되었다.

마이너스 실질금리는 국내 주택시장의 임대차 제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고금리 시대에는 전세가 대세였다. 집 주인 입장에서는 세입자로부터 무이자 대출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부동산가격 상승이득을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전세의 월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201132.9%에서 올해 41.6%로 상승했고, 월세가 전세를 앞지르는 건 시간문제가 되었다. 집 주인이 집을 매입하여 전세를 주는 것은 집값이 상승하지 않는 한 무조건 손실이다. 과거에는 집 주인들이 집 값 상승에 따른 이득으로 매입대금과 전세대금의 손실 차이를 메꾸었지만, 주택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전세제도는 집 주인에게 손실이다.

고금리 시대가 낳은 은행 예·적금 위주의 금융시장과 전세 제도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적금을 모아서 전세를 들고, 주택을 매입하는 재테크 공식이 무너졌다. 월세 가구가 증가할수록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자가 주택이 없는 서민들은 주거비용이 증가할수록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소득은 일정한 데, 주택임차료가 상승하면 소비를 줄이거나, 주거지를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 국민들의 소비가 줄어들면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경제성장에서 중요한 것은 적절한 소비이다. 소득에 비해 과도한 소비도 국민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만, 국민들이 소비를 너무 적게 하는 것도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은 금리수준이 높아서가 아니라 판매의 어려움으로 이윤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저금리 지속에 따른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재산이 적은 서민들에게 어려움을 주고 있다.

주거비용 증가는 사회적 측면에서 젊은 층의 결혼과 출산에 많은 영향을 준다. 젊은이들은 임대차 시장의 주요 임차자이다. 이들이 주거비용 지출 후 소득이 감소함에 따라 재산형성이 그만큼 어렵게 되고, 재산형성이 어렵게 되면서 결혼을 늦추게 되며,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적게 갖으려고 한다. 장래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은 인구감소에서부터 시작한다. 2018년부터 경제활동가능인구가 감소하고, 2030년부터 총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산율을 증가시키려면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주거비용 증가는 이것을 어렵게 한다.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대세를 이룰 것이다. 정부는 임대주택을 더 많이 지어 서민들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임대사업자들에게 조세 혜택을 주어 임대주택을 더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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