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이 5조원 투자한 강소기업 ORCA 정원문 회장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로 간다"
중국기업이 5조원 투자한 강소기업 ORCA 정원문 회장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로 간다"
  • 백서원 기자
  • 승인 2014.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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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프라자호텔서 미통국제투자사와 5조원규모 투자약정 체결...정원문 회장, 70년초부터 중국과 인연 맺고 세계적인 기업 만들기 열정

시진핑(习近平) 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한중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한국)구상과 시진핑 주석의 '신 실크로드 구성'(중국)간 연계가 추진된다. 4일 양국 주요 경제인과 정부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한-중경제협력포럼(한중비즈니스포럼)에서 박 대통령이 이같이 제안했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는 부산-북한-중국-중앙아시아-유렵으로 연결되는 미래형 정책비전이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중국 횡단철도(TCR)를 통해 부산에서 유럽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을 확보하고 전력망.가스관.송유관 등 에너지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신 실크로드 구상은 중앙아시아 투자를 확대해 중동, 유렵을 연결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시진핑 주석의 방문에 앞서 지난 27일 한국기업 ORCA(오리카)가 중국기업 미통국제투자유한회사(美通(北京)國際投資有限會社)로부터 5조 원대 투자를 성사시켰다. 제주도에 100만평 규모의 호텔, 힐링센터, 상업시설, 병원 등을 갖춘 노인을 위한 리조트를 추진한다. 이른바 ‘중한홈(中韓HOME)'프로젝트이다. 미통국제투자는 벤처 캐피탈, 사모펀드, M&A, 국제무역, 기업금융 등에 사업을 영위하는 투자은행이다. 강소기업으로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ORCA그룹의 정원문(鄭元文) 회장으로부터 사업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서 단일 프로젝트로서 최대 규모의 투자유치다.

▲미통(북경)국제투자회사는 중국국가에서 비준을 받은 합법적인 국제투자은행이다. 벤처캐피탈, 사모펀드, 인수합병(M&A), 국제무역, 기업금융 자문 등의 사업을 한다. 미퉁과 오리카는 한국투자를 위해 5조원(인민페300억원) '중한홈'투자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3회에 걸쳐 투자된다. 투자금은 제주도 리조트사업을 비롯한 서울, 송도 등에 투자될 것이다.

-제주도 사업의 개요는.

▲ '중한홈'프로젝트의 첫 시작으로 제주에 1백만평 규모의 리조트를 개발할 계획이다.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노인들을 위한 아파트를 비롯해 종합병원, 온천휴양레저센터, 호텔(5성급), 놀이센터, 고급빌라, 별장, 상업시설, 은행 등에 들어간 미니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미통국제투자회사는 자금을 투자하고, 오리카는 미퉁과 함께 '중한지가'등 SPC를 설립하여 개발을 실행한다. 양사의 지분은 중국 미퉁국제투자가 70%, 저희 오리카가 30%이다.

-제주도 사업 외에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토지로 알려진 남부터미널을 비롯해 송산그린시티, 의왕백운지식문화벨리, 송도관광단지, 구리월드디자인센터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제주도에 국제물류센터를 개발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오리카는 국내 사업만 전담하는가.

▲아니다. 미퉁국제투자의 금융을 제외한 건설사업에 참여한다. 중국 보정지역에 '중한첨단기술산업원'을 건설하여 한국의 IT기업이 '중한첨단기술산업원'에 입주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될 것이다. 이번 시신핑 주석의 한국방문에서 알리바바 등 중국 IT기업들이 많이 참가하여 한국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중한첨단기술산업원은 중국IT기업과 한국 IT기업 간에 업무제휴를 비롯한 M&A등에 대한 컨설팅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조인식을 시진핑 주석 방한 전에 한 이유가 있나.

▲시진핑 수석 방한 결정 이전에 결정된 사안이다. 일정을 연기해 시진핑 주석이 참석한 조인식을 가질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미퉁국제투자회사의 일정 때문에 27일에 치뤄진 것이다. 시진핑 주석 방한 전에 5조원 규모에 투자 보따리를 풀어 한국에 선물을 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우리의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큰 프로젝트를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이 해냈다는 것은 오랜 시간에 그들과의 관계와 신뢰가 충분했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졌다고 본다.

▲중국과의 인연은 20년이 넘었다. 한중수교 이후인 92년에 처음 방문했다. 8대 에서 10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낸 최영희 장군의 도움이 컸다. 북경과 인접한 위성도시인 하북성의 재리민(才利民) 부성장과 의형제를 맺었다. 하북성이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아닌가. 북경을 끼고 있는 12개 시가 하베이성 관할이다. 중국인들은 처음 사귀는게 어렵다. 하지만 일단 사귀고 나면 의리가 대단하다. 이번 투자프로젝트도 당시 맺었던 인연들의 덕분이다.

-그간 중국사업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학을 나온 뒤 잠시 율산그룹에 입사했다. 세계화에 대한 꿈을 키웠다. 28세 때부터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2000년초에 기회가 왔다. 52년 마오저뚱의 제안으로 시작한 남수북조 (南水北調)프로젝트를 따냈다. 남수북조는 남부의 수자원을 북부로 보낸다는 뜻으로 양쯔 강의 물을 황하까지 보내는 대수로 공사다. 사업비는 모두 620억달러(약 70조원)이 투자되는 사업이었다. 당시 내가 회장을 맡고 있던 신기원그룹(冀韓新紀元土木幇有限公司)은 1차 공정으로 200억달러(22조원)규모를 맡았다. 베이징에서 호북성 단강구 호수에 이르는 1,240km 대수로 공사다. 당시 중국과 한국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남수북조 토목공사와 함께 산동 연태항무 부두공사, 광서룡탄수력발전소토목공사, 화북 물류배송기 지 토목공사 등에 합의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졌다. 우리회사의 파트너인 L그룹이 사업권을 독차지 하기 위해 배신했다. 그 결과 L그룹과 저희 회사가 그 사업에서 배제됐다. 사업이 실패하면서 전 재산을 잃었다.

-정주영 회장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고 했다. 정 회장도 사업에 실패하면서 전 재산을 잃었지만 다시 일어설 수 있던 계기는.

▲ 사람이다. 재리민(才利民) 전 하북성 부성장을 비롯해 김용진(金容辰)고문과 융합(融合) 마케터 황재하(黃在夏)등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재리민 전 부성장은 사업에 실패한 나를 위해 자녀들의 학비 일절을 지원했다. 그의 도움으로 큰 딸은 북경의 칭화대를 나왔다. 사업은 실패했지만 사람을 얻었다. 지금 다시 시작할 수 있던 것도 사람이 내 곁에 있었기에 가능하다.

-개인사업보다 국책사업에 관심이 많다.

▲중국의 보정시와 한국 인천시와 자매결연 추진한다. 보정시가 옛날에 하북성 정부의 수도, 성도였다. 지금은 석과전으로 옮겨서 하북성이 그곳에 있다. 세종시처럼 관공서 6개~7개가 보정시로 옮겨간다.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도시이다. 인천시와 보정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기업유치와 투자 등에 활동을 하게 되면 커다란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인천의 송도신도시와 영종도 사업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인천시를 비롯한 다른 지자체와도 중국과 연결하는 매신저 역할을 해 나갈 것이다. 중국의 자금력과 한국의 첨단 기술이 융합하게 되면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본다.

- 한류가 도움이 되었는가?.

▲세계가 한류문화에 빠졌다. 한국의 TV드라마와 노래가 인기다. 지구저편의 남미와 아프리카에서도 한국 스타들이 인기다. 중국에서도 한류가 인기다.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는 과히 폭발적이다. 한류스타가 수십 명의 외교관이 수년간 이루어내지 못했던 성과를 단번에 성공시켰다. 한류스타들이 외자유치의 첨병이 되고 있다.

- 한류가 중국사업

▲한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동행한 평리위안((彭丽媛)여사는 가수 출신이다. 그녀는 중국의 국모로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우아한 모습도 그렇지만 퍼스트 레이디로서 자기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 등이 해외 순방할 때에 경제사절단만 데려갈 것이 아니라 문화사절단으로 연예인을 대통하는 것도 훌륭한 외교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사업철학은.

▲사람을 얻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유비가 융중에 기거하던 제갈량을 얻기 위해 몸소 제갈량의 집으로 세 번 찾아갔다. 그렇게 해서 제갈량을 얻었다. 나는 삼고초려는 한 적 없다. 늘 그런 생각으로 사람에 많이 투자했다. 이젠 내가 받은 은혜를 주위에 돌려줄 때다. 나는 솔직한 걸 좋아한다. 진짜 어려운 사람 위해 살고 싶다. 국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기업을 키워 산업보국을 만들어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하고, 이웃에 대한 봉사를 통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지켜 나갈 것이다. 이것이 저의 경영철학이다.

-오리카의 의미는.

▲오리카를 만리장성을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오리카(ORCA)의 뜻이 바로 그것이다. 참돌고래과의 범고래로 고래 중에 가장 큰 종자이다. 극지방에서 열대지방에 이르기까지 널리 발견되는 고래다. '바다의 왕'이 되라는 의미에서 아들이 지은 사명이다. 애들이 아빠를 인정하고 ‘우리 아빠는 바다의 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거다. 많이 힘들게 했는데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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