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회복의 악재들
국내 소비회복의 악재들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7.31
  • 호수 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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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위축 저소득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
고소득층에 영향 주는 요인들이 더 많아

전문가들에 의하면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후 고환율/수출 중심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내수 부문의 성장성이 크게 훼손됐다. 특히 민간 소비의 경우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경기 하강 등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리스크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됐다.

한국의 소비 잠재력이 낮아진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금융위기 이전 4% 수준이던 민간소비 증가율이 1%대로 낮아졌으며,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에서 50%로 하락했다.

소비가 위축되는 이유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약세로 인한 역 자산효과, 유로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원화 약세와 인플레 압력 등에 따른 실질 구매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또한 적자 가구가 저소득층에서 중산층까지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가계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2011년 가계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3.9로 2010년 4.0 보다 하락하는 등 가계의 자산보다 부채가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소득 계층별로 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요인들을 살펴보면 고소득층의 소비는 주택상가나 주식가치 등 자산가격, 금리 전망, 취업기회 등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 의존도가 75%에 달하며, 순자산 금액이 높기 때문에 금리나 자산가격 흐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물가와 가계 부채 전망에 민감한 반면 취업기회나 가계저축 등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적자 가구가 많고,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의 30%를 상회하고 있어 근로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낮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저소득층 보다는 고소득층의 소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더 많았다. 저소득층의 경우 소비성향이 높지만, 식료품 등 필수 소비재에 대한 지출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의 경우 비필수 소비재/서비스에 대한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고소득층의 소비는 둔화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리스크인 주택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이 상승할 때 고소득층의 소비가 빠르게 늘어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선행지표인 주택 매매도 감소하고 있어 주택 가격이 단기간 내에 반등하기는 어렵다.

저소득층의 소비 여건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우선 물가와 금리 등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저소득층 소비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가의 경우 6월 소비자물가가 2.2%까지 하락하는 등 인플레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과 애그플레이션 등이 리스크 요인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물가 상승을 제어할 가능성이 높으며, 지난 해 12월까지 물가상승률이 4%에 머무른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또한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최근 부채가 늘어나는 반면 자산이 줄어들고 있는 저소득층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동안 전체 소득계층 중 1분위의 순자산이 감소하면서 저소득층의 자산 건전성이 취약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당분간 고소득층의 소비 여건은 둔화가 예상된다. 자산가격 하락, 고용개선세 둔화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소비는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 등으로 소비심리가 상대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낮아 소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많이 소비하는 품목이 식료품 등의 필수소비재이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으로 소비 여력이 개선될 경우 비필수 내구재나 교육 등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전세 가격이 전체 금융자산의 40%에 달하는 등 주거비용 상승 압력이 높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황보다는 비필수 내구재/서비스 소비 증가가 약할 것이다. 당분간 국내 소비는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도 이점 고려해 소비재와 관련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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