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흥망성쇠 사옥터 기운에 달렸다”
“기업 흥망성쇠 사옥터 기운에 달렸다”
  • 조경호 기자
  • 승인 2012.07.31
  • 호수 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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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 회장 풍수경영 ‘화제’

현대차, 양재동 사옥 이전 후 승승장구 재계 2위

기업의 얼굴이자 상징인 사옥은 기업 풍수의 기초

 

기업풍수에 있어 사옥의 터는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여실히 보여주는 핵심요소다. 사옥은 기업의 단순한 사무공간이 아니라, 한눈에 보여주는 기업의 얼굴이자 상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의 명운과 사옥이 자리 잡은 터에 관한 속설이 나돌기도 한다.

대표적 흉가(凶家)로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모 기업 사옥 터를 들 수 있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마다 망해나가기 일쑤였다. 70년대 중반 단기간에 무서운 기세로 성장한 율산그룹은, 이곳에 사옥을 마련한 뒤 맥없이 부도를 맞았다.

그 뒤를 이어 진흥기업이 1981년에 이 빌딩을 인수했다. 그러나 사옥을 마련한 이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산업합리화 업체로 지정됐다. 또한 해외건설로 급성장했던 유원건설도 1995년 한보그룹에 인수되는 비운을 겪었다. 한보 역시 부도가 나면서 미국 울트라콘에 인수되어 울트라건설로 사명이 변경됐다.

이런 이유에서 기업인들은 풍수를 중요시하고 있다. 첨단IT시대에 풍수가 미신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쉬쉬할 뿐이다.

대표적으로 풍수를 애호하는 기업인으로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꼽힌다.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서울 성수동에 짓고 있는 110층 규모의 GBC(Grobal Business Center)가 완공되면 양재동 사옥을 그곳으로 옮겨 갈 것인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계열사들이 성수동 GBC에 집결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본사는 옮겨가지 않고 양재동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 회장이 유독 양재동 사옥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옥에 대한 정 회장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서울 양재동 사옥의 지기(地氣)가 풍수적으로 자신의 운과 찰떡궁합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재동 사옥은 정문이 북동(坤坐)간, 건물은 남향(子坐)으로 양택(陽宅) 오행원리상 길한 영향을 잘 받을 명당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현대차에 비해 지반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아차 사옥에는 풍수지리를 고려해 옥상에 태극기를 걸도록 했다. 또한 본관 1층 현관에 중국 유명작가의 호랑이 그림을 배치했다.

정 회장은 “양재동 사옥으로 옮긴 후 모든 일이 잘 풀려 오늘의 현대차가 됐고, 이는 양재동 사옥이 터가 좋기 때문”이라고 측근 인사들에게 종종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회장은 2000년 말 동생인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왕자의 난’을 치른 뒤, 2001년 현대차를 갖고 나와 양재동 사옥에 터를 잡았다. 그 후로 사업이 전반적으로 원활히 진행됐고, 재계 2위까지 끌어올렸다.

2002년에는 미국 앨라배마에 자동차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 덕분에 2007년 달러당 900원 대였던 고환율을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빅3 몰락과 토요타 리콜사태 등의 반사이익도 누릴 수 있었다.

현대차는 조선시대 때부터 명당으로 손꼽히는 서울 계동 옛 현대그룹 사옥 일부를 매입했다. 2010년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현대사옥의 주인이 됐다. 계동사옥 15층에 집무실을 마련했다. 이곳은 고 정 명예회장이 생전에 집무실로 사용하던 곳이다. 현대가의 실질적인 장자인 정 회장이 아버지의 추억과 손때가 묻은 15층에 입성했다.

이는 정 명예회장 시절 계동사옥에서 일궜던 과거 현대그룹의 영광을 현대차그룹이 다시 같은 장소에서 재현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철강, 건설을 3대 축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 이 모든 성공이 양재동 터의 명당 기운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박민찬 풍수지리 연구가는 “기업 사옥뿐만 아니라 일반 건물도 건물 자체가 안정성을 유지하면 문제가 없지만 외형이 불안하거나 뭔가 이상한 모양을 하고 있으면 잦은 구설수에 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에 대한 풍수는 선진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깊이 고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건물을 지으면서 풍수에 대한 검토를 하는 것이 일반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풍수전문가를 사외이사로 등재할 정도로 건물 풍수를 중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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