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경제와 유동성 고려해야
주식투자 경제와 유동성 고려해야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7.17
  • 호수 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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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 위기 일시적 충격일 뿐
주가 현 수준 등락 거듭할 가능성

현재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은 유럽재정위기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시장이 유럽에 의해 주도되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살펴보면 스페인 금리가 7%를 넘어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됐을 때 예상과 달리 주가가 크게 후퇴하지 않았고, 그리스가 2차 총선을 통해 연정 구성에 성공하고 스페인이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긍정적인 효과는 하루 만에 끝났다. 유럽 정상회담도 합의 내용이 예상을 넘어 시장이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유럽 재정 위기의 반전은 주가에 일시적 충격을 줄 뿐 시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이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은 아니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제와 유동성이라고 했다. 침체된 경제는 주가가 일정 수준 위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부정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근근이 버티는 유동성이 경제가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주식시장은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맞서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 것이다.

최근 저금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기준이 되는 국고 3년물 금리가 정책 금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국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주식의 배당수익률에 못 미치는 상태가 됐다. 정책 금리 인하도 계속되고 있는데 유럽은행이 기준금리를 0.75%로 내림으로써 이제 세계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일본, 유럽의 기준 금리가 모두 1%가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유럽에 몰려 있는 사이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현저히 약해졌다. 선행지수가 둔화됐고 ISM제조업지수는 다시 경기 침체 영역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을 멈췄지만 상승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걸 보면 L자형 침체에 빠진 게 분명하다. 1분기에 미국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던 요인 대부분 약해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경기는 올 1분기에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여러 예측기관들의 경제 전망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성장을 결정하는 변수들이 회복되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전망이 어긋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이 좋아지려면 경제가 회복돼야 한다. 경기 회복을 통해 시장 구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주가는 현 수준을 중심으로 등락만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아쉽게도 아직 경기 회복에 관한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 당장 시장에서 상승으로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뿐 아니라 시장을 지탱해 주던 힘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은 종목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도주로 나가려면 주가가 싸든지, 아니면 이익이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이익 측면에서 시장을 끌고 갈만한 회사가 없다. 2분기에 경기가 좋지 않아 상당수 기업들이 이익 감소를 걱정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IT와 자동차 기업중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내는 곳이 있지만 이들은 주가가 먼저 올라 매력이 없다.

그래서 가격이 중요하다. 자신의 평균적인 주가에 비해 현재 주가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투자자들이 낮아진 주가에 적응이 됐는지 여부에 따라 상승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5월 이후 종목별 주가도 이 기준에 따랐다. 화학주가 오르고, 코스닥 시장이 거래소에 비해 강세를 유지한 것은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았거나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흐름이었다.

개별 기업 주가가 가격이라는 수동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 선도 종목이 수시로 바뀔 수밖에 없다. 주가가 올라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면 그 종목들이 상승 대열에서 떨어져 나오는 형태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3분기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무엇보다 시장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종목별 상승을 제한해 상승률에 따라 빈번히 주도 종목이 바뀌는 형태가 계속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경제와 유동성을 기준으로 삼아 주가변화에 신속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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