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빠진 세계증시
‘사면초가’에 빠진 세계증시
  • 손부호 기자
  • 승인 2012.06.26
  • 호수 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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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불협화음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
ESM의 국채 매입 여력이 대폭 확대돼야

그리스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결국 유럽연합(EU) 내부의 정치적인 문제로 사태가 확대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지난 3일(현지시간) 트로이카(EU-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가 그리스는 성공적으로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을 이행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면서 일시적으로 잠잠해졌다. 예정대로 IMF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면 차차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도 유럽보다는 미국 긴축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그리스 위기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을 지지하는 신민당이 승리했지만 안도할 겨를도 없이 스페인 국채금리가 7%를 웃돌아 역대 최고치로 뛰었고, 이탈리아로 그 위기가 옮겨붙고 있다. 유로존의 불협화음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G2(미국, 중국)의 부진한 경기지표까지 발표돼 글로벌 경기우려가 약세장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경기 우려는 유로존 위기 해결시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는 28~29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분명 중·장기 로드맵이 나올 전망이다.

현재 성장보다 긴축만 강조했던 독일식 해법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유로존은 지쳐가고 있다. 성장을 강조한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의 당선, 반 긴축을 내세워 그리스에서 제 2당으로 부상한 시리자당 등 유로존 내 반(反)독일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독일이 더 이상 긴축을 강요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지는 못할 것이며 이는 최근 독일 금리가 위험국 금리와 함께 움직이고 있는 점에서 관측할 수 있다. 이제는 독일과 그 외 유로존 국가 간 대립의 결과로, 독일이 일부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스페인 국채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해법으로는 유로본드 또는 유로안정화기구(ESM)의 무제한 국채 순매수 및 ESM에 은행 면허 부여를 통해 2~3조 유로 규모의 ECB 레버리지 허용 등이 있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ESM의 스페인 국채 매입 허용이 사실상 스페인 국채 위기를 잠재울 수 없다. 스페인 국채 위기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ESM의 스페인 국채 매입 허용 여부가 아니라 ESM의 국채 매입 여력이 대폭 확대돼야 한다.

또 현실적으로 프랑스 신임 총리가 인정했듯 유로본드의 도입이나 ECB의 무제한 국채 순매수는 리스본 조약 규정과 유로존 개별 국가의 국민투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 처방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유로존 위기의 최종 방화벽은 ESM에 대한 은행 면허 부여다.

G2 중 하나인 중국 경기의 하락 우려도 오히려 정부를 압박, 추가 금융완화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HSBC 제조업 PMI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아 수출보다 내수경기를 대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6월 지수의 전월비 하락은 5월 지준율 인하와 6월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수경기의 침체가 6월에도 지속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정책당국으로선 경기부양에 대한 압박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고, 7월 중순 2분기 실질 GDP 발표를 전후해 지준율 및 정책금리 등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소비부양 정책 효과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재차 높아지고 있지만, 경기부양 효과는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연중 2분기가 경기 바닥으로 드러날 것이다.

결국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시장은 불확실성에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유로화 가치의 움직임이 그리스 및 글로벌증시 문제 해결을 위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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